2019년 8월 29일 목요일

Wide open? No answer KBL!

 흥행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은 했으나 KBL이 망한 근본 원인은 파악하지 못한 농구인 출신 총재가 물러나고 회원사들이 돌아가며 총재를 맡을 때 난 별로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KBL은 더 나빠질 것이 없기 때문에 회의적이지도 않았다. 기대가 없었던 만큼 WIDE OPEN! KBL 이라는 슬로건 아래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은 마음에 들었고, 아직 대법원 판결 전이었던 전창진 씨가 다시 농구계에 발 디디려는 것을 일단 막은 것은 '얘들 정말 변하려나?' 그런 기대까지 들게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농구계의 큰 손 KCC가 저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는 이상, 영원히 전창진 씨가 감독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다음 회장사가 KCC인 이상 현 집행부가 두 번 세 번 계속 반려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임을 십분 이해한다. 또 엠스플이 중계권을 포기하고 런한 것이 현 집행부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건 YS가 집권하던 때에 IMF가 왔다고 그 모든 잘못을 YS탓으로 돌리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오히려 중계권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이번 라건아 주차요원 폭행사건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려 하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으면 나는 과연 KBL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집단인지 자체에 의문이 든다. 사건의 진실은 복잡할수도 단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수가 평가전 마치고 퇴근길에 경기장 직원을 밀쳐서 직원은 입원하고 직원이 사용하던 의족이 파손되었다는 일이 어 합의했어 그러면서 저렇게 쉽게 넘어갈 일인가?

 정상적인 종목이었다면 국가대표를 주관하는 농구협회는 농구협회대로,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KBL대로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라건아와 직원의 의견을 청취하고 최소한 '갓중경고' 처분이라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두 협회 모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농구 월드컵이 주말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라 경기장 안에서도 잘 삐지는 라건아 성질을 밖에서 더 긁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건아의 신분은 복잡하다. 특별귀화로 내국인 자격을 취득하였으나 KBL에서는 6시즌 동안 외국인선수 자격으로 뛰고있고, 국가대표팀에서는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훨~~~씬 많은 수당을 받고 있는데 그 수당은 또 대부분 KBL 소속팀 모비스에서 지급한다고 한다. 몸값이 1년에 100만 달러 수준이라니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면 국가대표팀도 울고 모비스도 울고 일부 팬들도 울긴 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상벌위원회는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었다. 농구협회도 KBL도 해야할 일을 방기했다. 아마 자기들딴에는 국제대회 성적을 내서 농구인기를 부흥시켜야 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는 자기최면을 돌리고 있을 것 같은데 우리 농구대표팀을 응원하는 팬들도 그동안 농구보던 눈이 있기 때문에 대표팀이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물론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사고쳐놓고 경기로 보답하겠다는 변명을 한다. 하지만 우리 농구대표팀은 딱히 경기로 보답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지도 못하고 그걸 팬들도 잘 안다. 팬들은 우리 대표팀이기 때문에 어차피 털릴 평가전이어도 삼산까지 가서 응원했던 것이지, 라건아가 있어 강해진 대표팀이라 응원했던 것이 아니다. 재미로 치면 공이라도 잘 돌리던 라건아 합류 이전 대표팀 경기가 더 재밌었다는 것도 밝혀둔다.

 팬들은 국제대회 성적을 위해서 묻고 가야한다는 농구협회와 KBL의 자기최면과는 달리 이번 농구 월드컵에 임하는 대표팀에 성적 욕심을 내지 않는다. -물론 막상 지면 욕부터 박을 팬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라건아가 있으나 없으나 개털릴 대회라면 농구팬들이 부끄럽지나 않게 할 건 했으면 좋겠다. 물론 이미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 봐도 그럴 리 없다는 것은 잘 안다. 내가 궁금한 것은 단 하나, KBL이 이러니까 농구인기가 망하는 것인지 아니면 농구인기가 망해서 KBL이 이 모양인지 정도다.

2019년 6월 19일 수요일

LG G7 단점 위주 후기

 쓰던 6s가 2년 다되어가니 빠릿하지 않아서 AS기간 남은 G7 중고를 사서 한 3개월 써봤다. 결론만 말하면 G7은 G4, G5, G6를 거치며 찾아온 LG폰의 몰락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제품은 아니였다. 하지만 그런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같은 제품이면 이 가격에 풀릴 일도 없었을 것이다.

 좋아진 점은 분명해서 내가 사용하는 용도-인터넷 서핑, 음악 감상, 이북, 폰뱅킹-로는 아주 충분했고 G4부터 G6까지 있었던 느릿함도 사라졌다. 

 하지만 제목값은 해야하니 크게 느껴지는 순서대로 단점을 써보려고 한다.

 1. 미칠듯한 리프레쉬 - 4기가의 램이 충분하진 않아도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겐 부족할 이유는 없다. 이북 읽다가 인터넷 켜서 검색 한 번 하고 카톡 답장하고 다시 이북앱으로 돌아가면 리프레쉬 되어있다는 건 문제가 있다. 램이 6기가인 7+을 샀었어야 했다.

 2. 카메라 - 어둑한 실내, 야간에는 야외에서도 사진 품질이 심각하고 연속촬영할 때 제때 제때 찍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맥스급 눈썩 카메라냐면 주간에는 찍을 만하니 그건 아닌데.. 하여튼 고양이 사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찍히던 G4보다 카메라는 더 구리다.

 3. 이어폰 단자 - 아마 G6에서 3극 이어폰 쓰면 단자가 맛탱이가는 문제때문에 좀 꽉 잡아주는 단자를 채용한 모양인데.. 내 경우엔 액정/전체 케이스를 교환한 제품을 샀기 때문에 이미 개선품(이라기보단 덜 잡아주는?)단자로 같이 갈려있었다. 사실 다른 DAP들에도 은근 있는 문제라 과장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G시리즈들이 그동안 사고친 치명적인 하자들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문제다.

 기사를 보니 LG폰은 이제 LCD, 이어폰 단자를 버리고, 공장도 국내 대신 베트남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굳이 나도 LG폰을 더 쓰진 않을테니 이 제품이 내가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LG폰이 될 확률이 높겠다.

2019년 6월 9일 일요일

SK 나이츠 18-19시즌 총평 + 에어컨리그

 쓰다가 손놓고 시즌 끝난지도 한참이라 짧은 총평만..

 미필 선수들 군대 보내며 쉬어가는 대신에 야심차게 백투백 대권도전에 나섰으나 선수 관리 실패로 9위에 그쳤다. 가장 큰 원인은 애런 헤인즈의 복귀시점을 잘못 잡으며 대체선수로 그냥저냥 잘 뛰던 리온 대신 헤인즈가 잠깐 뛰다 또 아프다고 서머스로 바뀌고 또 아스카로 바뀌다 돌고돌아 헤인즈가 다시 오는 식으로 연쇄적으로 외국인 농사가 대실패한 것. 

 단신 외국인선수로 뽑은 오데리언 바셋은 장단점이 딱 우리가 알던 그대로의 모습이었고 반전카드를 써보겠다고 쏜튼으로 교체했던 것도 실패였다. 알다시피 크블 1년 농사는 외국인 선수가 6할을 먹고 가니 김선형 49득점 경기 말고는 건진 게 없는 시즌이었다. 게다가 불의의 사고로 김민수도 일찌감치 시즌아웃 당하고 최부경도 무릎부상을 안고 고생하는 등 우승후유증을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최준용의 성장이 멈춰버린 것도 뼈 아픈데, 다재다능함과 허슬을 지닌 선수지만 이번 시즌의 모습은 굉장히 좋지 않았다. 패싱능력을 믿고 볼핸들러를 맡기기엔 슛과 드리블이 모자라고, 윙맨을 시키자니 공 없을 때 움직임이 아쉬운데다 돌파 후 마무리 능력이 아쉬웠다. 후배 안영준에게 밀린 모습이 역력했는데 사실 경기보고 있으면 공 잡고 뭐하는 거냐고 답답해하다가도 공격 리바운드 잡으러 뛰어들고 수비할 때 드랍존 꼭지점 서다가 골밑에서 블락뜨는 모습을 보면-그러다가 자기 마크맨 놓쳐서 외곽 맞기도 하지만..- 화가 저절로 풀리는 선수라 이번 시즌도 믿어보려고 한다.

 그래도 함준후를 주고 송창무를 받아온 트레이드가 성공하고 헤인즈가 막판에는 복귀해 제 기량을 뽐내며 시즌 막판 고춧가루를 팍팍 뿌릴 때는 농구 참 재미있게 봤다. 내가 SK나이츠를 처음 응원한 후 5시즌 동안 성적이 9등-7등-5등-8등-7등이었던데 그래서 그런지 9등 정도 한 건 뭐 꼴찌 안했으니 됐다 마인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듯하다. 헤인즈 대신 사이먼 데려와서 9등한 시즌도 있는 팀이 뭐 저번 시즌에 우승했으면 한 시즌 정돈 시행착오 겪어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에어컨리그에서 최부경을 잔류시키고 백업 가드자원으로 전태풍, 로테이션용 빅맨 김승원을 데려온 건 잘했다. (전력용이라기보단 팬심이었지만) 김태술의 수구초심 친정복귀나 전태풍 오길 바랬는데 막상 전태풍 오니 아 DB지금 샐캡 꼬여서 김태술 달라고 하면 그냥 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무래도 나는 이 팀에서 신인시절을 보낸 김태술을 전태풍보다 더 좋아하는 모양.

2019년 5월 30일 목요일

물지 못할거면 짖지도 마라 -만인이 만인을 불신하는 KBL 자유계약제도

 KBL은 KBO와 달리 리그 운영에 대한 규정을 팬들에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 KBL 못지않은 협회인 WKBL도 홈페이지에 규약을 올려놓고 있기 때문에 더욱 후진성이 돋보이는 처사인데, 다시 생각해보면 공개하면 욕 먹을 게 뻔해서 해도 욕먹고 안해도 욕먹으니 꽁꽁 숨겨두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규약의 일부는 어떻게든 새어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있고 그 새는 바가지 에서도 가장 멍청이같은 규정이 모여있는 부분은 역시 자유계약선수 제도(이하 FA제도)이다. 어떤 점이 멍청이같은지 한 번 살펴보기나 하자.

 1. 계약은 다년, 연봉협상은 매년 - FA대상 선수는 최대 5년까지 계약할 수 있지만 2년을 계약하건 5년을 계약하건 협상에서는 1년차 연봉만 정하고 이듬해부터는 매년 연봉협상을 다시 한다. 연봉협상이 되지 않으면 재정위원회에서 연봉조정절차에 들어간다. -물론 32건의 연봉조정절차 중 선수제시안이 받아들여진 경우는 1998년 김현국 단 한 번이다-

 2. 우선협상기간 - FA시장이 열리고 보름동안 FA대상 선수는 원소속 구단하고만 협상하여야 한다. 단 이번부터는 협상이 일찍 결렬될 시에는 더 일찍 시장에 나갈 수 있다.

 3. 결렬확인서와 영입의향서 - 원소속 구단과 선수의 협상이 결렬되면 결렬확인서라는 명목 아래 원소속 구단이 얼마까지 불렀는지 KBL에 금액을 적어 제출한뒤 타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받는다. 이때 선수를 영입하고 싶은 타 구단은 원소속 구단이 제시한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적어내야 한다.

 4. 여러 구단의 경합 - 2개 이상의 타 구단이 경합할 경우 선수는 가장 높은 금액을 부른 팀이 제시한 연봉의 90% 이내에서 구단을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한 팀이 크게 쏘면 무조건 그 팀으로 가야한다.

 5. 타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한 선수는 다시 5일 동안 원소속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계약을 하지 못하면 은퇴다.

 대충 봐도 구단 위주, 특히 원소속 구단의 이익을 위한 규정들이다. 빈말로라도 어떤 신문들이 요즘 아침 저녁으로 입이 닳도록 하는 음.. 역시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어... 선수를 배려하다보니 저렇게 되었나봐.. 라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저 이상한 규정들도 만들어진 이유는 있고 멍청이같은 규정이라고 꼭 멍청이들이 만들었으리라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다.

 규정이 저 따위인 이유는 구단들끼리도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탐나는 선수가 있으면 우선협상기간이고 뭐고 사전접촉해서 데려갔고, 정해진 샐러리캡 무시하고 뒷돈을 주는 이면계약이 많았다. 웃돈 주고 데려갔으니 본전 생각도 많이 날 법도 하다. 서로 서로 한 짓을 뻔히 알고 공통된 이익은 절대 놓지 않으려고 뭉치니 저렇게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 뺨치는 철벽을 두른 노예팅 제도를 자유계약 제도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규정이 잘 지켜지기라도 하면 좋은데, 어차피 KBL의 행정력에는 한계가 있다. 구단과 선수간의 입출금 자료를 요구할 수도 없고, 선수에게 혹시 다른 팀과 사전접촉하지 않았나 통화내역을 요구할 수도 없다. 게다가 규정을 어긴 팀에게 페널티를 줄 생각도(그리고 능력도) 없다는 걸 아니 자기들끼리도 잘 지키지 않는다. 숙소제 폐지 후 선수에게 구단이 집을 제공하는 것은 규약 위반이라는데, 이번에 KCC구단이 소속선수에게 전세집을 제공해온 것이 선수의 증언을 통해 알려졌음에도 KBL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아무리 숙소제 폐지의 본질이 선수 자율 보장이 아닌 구단 비용절감 목적이었을지라도 너무 심하지 않은가?

 어차피 지키지 않을 규정이라면 과감히 푸는 것도 필요하다. 인기 없어서 중계방송사도 빠지고 언제 망할지 모르는 리그라지만 최소 샐러리캡 충족 규정은 잘만 없애고서 선수들을 묶는 규정은 왜 없앨 생각을 하지 않는가?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기간 같은 건 없애버리고, 다년계약은 총액을 미리 정해서 하는 것이 옳다. 왜 선수는 기한의 이득을 보지 못하는데 구단만 누리려고 하는가? 또 이번 김종규 영입처럼 한 선수에게 샐러리캡 50% 이상을 주는 건 다른 선수들에겐 재앙과도 같다. 그런 FA영입을 하면 잘하고도 삭감당하는 선수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하드캡을 적용하는 리그이니만큼 한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연봉 총액은 조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건 라건아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긴 하겠네.

 앞에서는 실컷 깠지만 KBL의 규정이라고 다 노답인 것도 아니다. 35세 이상 선수, 보수총액 30위권 밖 선수를 FA로 영입하면 보상선수를 주지 않아도 되는 규정은 KBO에서 노장 FA들 보상선수 규정때문에 고생하는 거 보면 정말 잘 만들었다 칭찬해주고 싶다.

2019년 5월 23일 목요일

코미디 바스켓볼 리그-KBL-의 평화로운 에어컨리그


 농구인 총재가 물러나고 그 자리를 회원사 출신 총재가 채웠지만 프로농구는 떡락장에서 쉽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중계 주관사인 MBC스포츠플러스가 중계권을 포기하려는 액션을 보이면서 바닥 밑에 지하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현 KBL집행부나 엠스플이 큰 실책을 저지른 것은 아니고 다들 자기 위치에서 노력은 했었다는 점에서 현 떡락장은 더더욱 위험하다. 

 그러다보니 구단들도 그다지 농구단 운영에 미련이 없는지 제재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나날이 미쳐가고 있는데 에어컨리그가 마무리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미쳐가는 구단은 전주 KCC 이지스와 창원 LG 세이커스 두 개가 아닌가 싶다. 

 먼저 KCC는 저번 시즌에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은 전창진 전 감독을 상왕 자리에 앉히려다 예상치 못한 KBL의 일격을 맞았는데(링크), 사실상 결정에 불복하여 기술고문이라는 명목 아래 전 고문 위주로 팀을 개편하고 있다. 그러면서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 하승진과 전태풍을 내쳤는데 이 과정이 매우 시원치 않다. 

 일단 리그가 인기가 없으니 구단이 지 마음대로 등록이 불허된 사람을 상왕노릇 시켜도 되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누가 전 고문의 농구스타일에 하승진과 전태풍이 맞지 않다는 걸 모르겠는가. 올해 FA 규정이 바뀌어서 원소속팀과의 협상이 불발되면 우선협상기간이라도 일찍 결렬공시를 낼 수 있게 되었으니 두 번의 우승 주축이었던 베테랑 선수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으면 예우를 갖춰서 사정을 설명하고 갈 길을 열어줘도 됐을텐데 KCC구단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1살 차이로 무보상 FA가 되지 못한 하승진이 보상선수까지 주고 자기를 데려올 팀은 없을거란 이유로 은퇴를 선언한 것까지는 KCC구단이 '얘기했으면 그냥 풀어줄 의향도 있었다'고 언플을 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었으나, KCC구단이 자기와 코치계약 이야기는 전혀 하지도 않았으면서 뒤로는 통상적인 코치연봉 두 배를 불러서 계약을 못하는 거라는 이상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는 전태풍의 폭로에는 오해다 외 별 대응을 하지 못했다. 



 아무튼 KCC구단 입장에서야 이미 이상민을 고려장판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두 베테랑을 고려장판함으로써 샐러리캡을 꽤 아낄 수 있었고, 이에 FA최대어 김종규를 영입할 캡스페이스를 어떻게든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그런 KCC에게 이 구역의 미친 구단은 나라고 도전장을 내민 구단이 바로 LG 세이커스이다.

 사실 내 생각으로도 그렇고, 주워들은 이야기도 그렇고 김종규가 LG에 잔류할 것 같지는 않았다. 우선 LG는 별로 미래가 없는 팀이다. 조성민 트레이드 실패로 성적도 유망주도 얻지 못했고 강병현이 주전 3번 봐야하는 라인업은 4강까지 간 게 다행인 정도. 거기에 같이 FA로 풀린 김시래와 김종규를 동시에 잡지 못하면 현상 유지도 어렵다. 그렇다고 조성민 강병현이 7억 받고 있는 캡스페이스도 넉넉치 않다. 거기에 김종규가 현주엽 감독이 부임했을 때 등번호를 현 감독의 것인 32번으로 바꿨다가 한 시즌만에 원상복구한 것, 지난 시즌 직전 연봉조정싸움까지 갈 뻔했던 건 보너스.

 우선협상기간 초반에는 LG가 13억으로 김종규, 김시래를 동시 잔류시키려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뭐 두 선수가 각각 8억 5억 받는 게 선수 가치에는 부합할지 몰라도 KBL FA는 대어급 선수야 다 알아서들 뒤로 총액보장받는 계약을 하겠지만 명목상으로는 매년 연봉재협상이라 1년차 금액만 가지고 베팅싸움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1년차 금액은 계약금 성격도 띄게 되니 둘을 잡는 게 가능한 것 같진 않았다. 

 그렇다면 LG입장에서는 차라리 어차피 외인놀음 가드놀음인 KBL에서 게임을 조립할 수 있는 가드인 김시래를 우선적으로 잡고 나갈 김종규는 사인 앤 트레이드로 보내서 최대한 많이 챙기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 있었다. 물론 김종규를 잡고 김시래를 포기하는 것도 그럴 수 있는 선택이다. LG는 김종규 잔류에 더 큰 공을 들였는지 기자에게 못잡으면 해체드립까지 치고 현 감독이 두 FA선수를 데리고 여행까지 다녀오며 Hoxy..하긴 했으나 협상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사건이 터진다. 원소속팀 우선협상기간이 만료된 5월 15일, LG측이 김종규가 다른 3개 팀과 사전접촉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녹취록을 첨부해 KBL에 제출한 것이다. 이제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낙태죄와 템퍼링의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사실상 꺼내기 전까지 사문화된 규정이었으며 금지대상인 행위는 아주 널리 또 오랫동안 행해져왔으며 고소 고발은 대부분 협박 용도로 사용됐던 것이 아닐까 싶다.  

 15일이나 되는 자유계약선수의 원소속팀 우선협상기간은 원소속팀이 아닌 다른 9개팀이 선수와 접촉할 권리를 제약해 원소속팀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지키려는 놈은 한 명이고 지키지 않으려는 놈이 9명(그리고 선수 본인까지 포함하면 10명)인 규정은 지켜지기 어렵다. 더구나 협회는 수사기관이 아니라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야구와 배구에서는 우선협상기간 제도를 없앴다. 어차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면 규정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 된다.

 물론 규정은 규정이라는 말로 LG의 행동을 옹호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허하다. 숫자로도 한 팀 vs 3개 팀이다보니 금방 LG 역시 다른 선수와 사전접촉했지 않느냐는 기사(링크)가 나왔고, LG 역시 수사기관이 아닌 이상 김종규와 타팀간의 통화내역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니 재정위원회는 증거불충분을 선언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LG구단측이 제출한 녹취록이 불법도청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LG측의 해명에 따르면 김종규와 LG의 협상이 최종결렬된 14일 저녁, 해외에서 외국인선수를 알아보고 있던 현주엽이 김종규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했고 옆에 있던 구단 직원이 중요한 내용이라 판단해 녹음을 했다고 한다.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대법원판결(2006도4981)에서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라고 정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 간의 발언을 녹음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라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다. 구단직원이 김종규와 현 감독의 대화를 고지하지 않은 채 녹음한 것은 당연히 위법한 것이다.

 곧바로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김종규가 KCC로 갔으면 결말이 더 재밌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 KCC의 오퍼를 거절하고 -미리 거절해서 영입의향서도 안냈다고- DB행을 선택하며 에어컨리그도 마무리 되어간다. 감독 믿고 통화했다가 녹음돼서 꼬투리 잡힐 뻔한 김종규 입장에서 기분은 더럽겠지만, 그렇다고 LG직원을 고소까지 하지는 않을 것 같고 KBL도 사건을 더 크게 만들고 싶진 않을테니 현주엽 감독만 믿지 못할 사람 된 채로 이 일은 마무리 될 것이다. 마무리까지 코미디 바스켓볼 리그다운 결말이다. 

2019년 3월 26일 화요일

U+알뜰모바일(구 유모비) GS25 유심 힘들게 개통한 이야기

 이번에 들인 폰이 유플용이라 T머니 기능도 쓰고 싶어서 기존 엠모바일에서 유알모로 갈아탔다. 유알모는 서울은 2시 이전 개통시 유심 당일배송, 이외 지역은 택배로 유심을 보내주고 있고 그 외에도 gs25 편의점에서도 유심을 받을 수 있게 하는데-바로픽업 서비스라고 한다- 홈페이지 검색 결과 근처에 유심 재고가 있는 gs가 있어 교환 바코드를 받고 찾아갔다. 교환 바코드에는 바로픽업 신청한 gs25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써있다.

 그런데 막상 가니 유알모 유심은 없고 다른 알뜰폰회사 유플러스용 유심밖에 없었다. 편의점 직원의 이야기로는 유알모 바코드로는 타회사 유플 유심 수령이 안된다고해서 유알모 개통센터에 문의해보았다.

 개통센터는 같은 유플용이면 이 바코드로도 구입이 가능하다, 안되면 택배로 받으셔야 한다기에 직원에게 다시 부탁했으나 아예 pos기에 안찍힌다고 해서 돌아와 다시 택배로라도 보내달라고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그랬더니 재고있는 다른 gs에서 바코드 보여주고 사도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진작 좀 얘기하지 궁시렁거리며 다시 좀 더 먼 gs로 가 유심을 받아와 개통절차를 밟았더니 금세 전화가 끊긴다.

 그리고 10여분 후 핸드폰에 새 유심을 꽂았더니 인식이 안된다. 나밍이 안되는 게 아니라 아예 유심이 안 꽂힌 상태라고 뜨길래 개통센터에 전화해 물어보았더니 근처 유플 직영점에 가서 pos개통을 하면 된다고 한다.

 다른 유플러스 계열 알뜰폰은 사용해본 적 없지만 kt 계열 알뜰폰 회사들을 쓸 땐 사실 이런 얘기를 잘 못 들었는데 유독 유알모는 이런 문제가 좀 잦은 느낌.. 다행히 SK나 KT와 달리 유플러스는 직영점에서 유알모 업무도 처리를 해주고 있다. 그나저나 pos개통은 나밍이 안될 때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지만 개통센터가 그렇게 하라니까 어쩔 수 없이 직영점으로 갔다.

 역시 직영점도 유심이 불량인 것 같다, 하지만 유알모 유심은 여기서 교환을 해드릴 순 없다고 해서 다시 개통센터에 문의했더니 사신 데서 교환하라고 한다. 혹시 바코드나 영수증을 가져가야 합니까?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또 다시 gs로 가서 유심을 바꿔오고(영수증 있냐고 물어봤지만 구매한 시간 말해주니 없이 교환 처리해줌) 개통센터에 다시 전화해 유심 바뀌었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담당 부서에 전달할 것이니 20,30분 뒤에 나밍하라고 했다. 20분 뒤 이번에는 다행히 개통성공.

 유심이 불량인 건 내가 재수가 없어서였겠지만 유알모 개통센터가 안내를 미흡하게 해준 것은 아쉽다. 직원들이 다른 편의점에서도 유심을 바코드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유심불량으로 인식이 안되는 것과 나밍실패 증상을 구분해서 숙지하고 있었으면 헛걸음을 많이 줄일 수 있었을텐데.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타 알뜰폰 통신사에 비해 나밍 문제가 있기는 한 모양. -사실 그게 무서워서 가족들 유알모 무제한으로 피난 시킬 때도 청량리 직영점에 직접 가서 했다-

2018년 12월 17일 월요일

KCC의 전창진 수렴청정 해프닝

 이제 20년 좀 넘은 KBL에서 명장 랭킹을 세워보면 유재학 감독이 제일 먼저 꼽힐 것이고 그 다음이 신선우냐, 전창진이냐 설왕설래가 있을텐데 아무튼 전창진 감독은 지도자가 아닌 주무로 프론트 생활을 시작해서 동부(현 DB)에서 세 번의 우승을 일궈낸 명감독이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동부를 떠나 부산 kt로 갔을 때도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최하위권이었던 kt를 곧바로 정규시즌 2위, 이듬해엔 1위까지 끌어올리며 능력을 증명했다.

 혹자는 전창진의 우승은 김주성 전성기를 갈아마신 혹사액기스빨이 아니냐고 하지만, 그 김주성도 전창진이 떠난 후엔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고 유재학도 뭐 양동근-함지훈 없었으면 모르는 거니 농구가 원래 선수빨이 있어야 우승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겠는가? 그럼 전창진이 성적을 내 온 비결이 뭐냐 생각해보면 첫째가 수비전술이고 둘째가 단짠단짠 당근과 채찍으로 선수단을 휘어잡는 리더십이고 셋째가 인맥으로 덕 볼 일을 만들어내는 인싸력이 아닌가 싶은데, 아니러니하게도 승승장구하던 전창진의 발목을 잡은 것도 그 인싸력이었다.

 두번째 감독직을 맡은 kt를 떠나 2015년에 KGC로 떠날 때도 자기 사단들(코치 뿐만 아니라 트레이너와 직원까지)을 함께 데려가며 '전 감독이 예전에도 동부가 짠돌이짓하니 자기 연봉 깎아 트레이너 연봉을 올려줬었는데 이번에도 자기 사람 챙긴다' 그런 미담 기사를 양산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오프시즌이 한창이던 5월 갑자기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기사가 뜨더니 기나긴 법정싸움에 들어가게 되며 농구판을 떠나게 된다. 

 아무튼 2018년 12월 현재 기준으로 전창진 감독은 승부조작에 관하여서는 무혐의, 지인들과 바둑이를 했다는 단순도박에 관하여서는 2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사실 억대 연봉 받는 사람이 지인들이랑 바둑이 좀 했다고 벌금형 맞은 건 좀 과한 감이 있고 벌금액수도 중대한 범죄는 아니니 다시 농구판으로 못 돌아올 건 없을 것 같지만 문제는 그놈의 인싸력이다.

 이미 절친한 친구인 강동희 전 감독이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을 당한 전력도 있거니와 전 감독이 KBL에도 돈을 걸었던 지인 토쟁이들한테 사채를 끌어다 돈을 빌려주고, 명색이 통신사팀 감독이었음에도 그들과 통화할 땐 몽골인 명의의 대포폰으로 한 것은 수사에서 확인이 된 데다가 아직 단순도박 사건의 최종심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니 승부조작이 무혐의라도 KBL입장에선 뭔가 찜찜한 것이다.

 지금 전창진 감독이 KBL에서 받은 처분은 엄연히 말하면 징계가 아니다. KBL 구성원이 아니라 감독 선임 단계에서 처분을 받은거라 영구제명도 아닌 무기한 등록불허 처분이었다. 그랬으니 도박죄 대법원 판결 기다리는 동안 봉사활동이라도 하면서 업보스택을 좀 줄이기만 했어도 아마 다음 시즌에는 복귀할 수 있었을텐데 갑자기 KCC 구단의 조급증이 발동해 역풍을 좀 세게 맞게 되었다.

 이번 시즌 부진으로 시즌 중에 추승균 감독을 중도경질한 KCC가 외국인인 오그먼 코치를 대행으로 세우고, 이것도 못 미더웠는지 전창진을 데려다가 수석코치에 앉혀서 상왕노릇을 시키려고 한 것. 그 전에도 KCC에서 원래 일하던 통역 대신 전 감독의 아들을 통역으로 새로 데려온 걸로 봐서 이미 사전 논의는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건은 구단 고위관계자가 좀 조용히 KBL에 의견을 타진해봤으면 적어도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이런 취지의 답변이라도 들을 수 있었을텐데 정면승부한답시고 기사 먼저 터뜨리고 KBL에 코치 선임계를 냈으니 일이 더 커졌다.

 KCC가 저렇게 세게 지른 건 1) 그동안 농구계에 KCC가 이것저것 돈을 많이 냈다 2) 현 크블 총재가 모비스 사람이고 지금 KBL 최대 현안이 결손금 채우는거라(전자랜드에 20억 빌려줬다가 못 받고 그 외에도 빵꾸난 돈이 160억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큰손 KCC한테 입바른 소리하기 힘들다 3) 어차피 농구 인기가 개뿔도 없어서 김민구 징계 때처럼 스폰 좀 하면 조용히 묻을 줄 알았음 이 정도였을텐데 사실 나도 무난하게 올시즌 오그먼 꼭두각시 조종하다가 시즌 끝나면 감독 취임식하겠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전창진을 수석코치로 등록해주냐 불허하냐 가지고 열린 재정위원회 결과는 의외로 불허 결정이었고, KCC는 삐져서 또 추하게 '아 그럼 정식 코칭스탭 명단에는 못 올린다는거지? 그럼 이름 안 올려도 되는 고문으로 쓴다' 이러면서 사실상 재정위원회 결정에 불복을 해버림. 조금만 참고 대법원 판결 기다린 다음에 무죄나 감경 됐을 때 이번 시즌 끝나고 다시 선임계 냈으면 구단 얼굴을 봐서라도 두번이나 빠꾸 먹이지는 않았을거고 나도 이 정도면 크블이 할 만큼 했네 했을텐데 정말로 100% 통과될거라 믿고 있었나보다.

 아무튼 KCC는 지금 외국인 선수가 개판을 쳐도 교체할 생각이 없어보일 정도로(오그먼 대행이 성과를 내는 게 반가울 게 없음) 전창진 승계 프로젝트에 열심이고 KBL도 그렇다고 니들 전창진 쓰지마 절대 안 받아줘 이럴 수는 없으니 뭐 시기가 문제지 전창진이 복귀하긴 할 것 같다. 야구에서 염경엽 감독이 SK감독 절대 안 함 나 그런 사람 아님~ 이러다가 SK단장 찍고 회전문 타서 감독하는 거 보고 KCC가 비슷하게 할 생각이었나 잠깐 생각도 해봤는데 그거랑 이거는 너무 모양새가 차이나지 않나?

 농구가 인기가 오죽 없으면 구단 하나가 저렇게 막나가도 통제할 방법이 없나 싶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올거면 얼른 와서 쫄~딱 망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든다. 나도 왕년에 이상민 좋아했어서 KCC에 호감이 있었고 모비스를 너무 싫어해서 그 이상의 극불호팀이 생기게 될 거란 예상은 못했는데-저번 챔결에 DB팬들이 되도 않는 SKBL 소리 할 때도 네 다음 욕설상범하고 넘김- 장판은 지금 돈 많이 낸다고 유세 떨면서 업보스택 계속 쌓은 게 몇 년 돼서 그게 언제 터질지 많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