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일 수요일

몇가지 와우 이야기

 1) 투기장 15시즌

 5주전 투기장 15시즌이 열릴 때 입에서 절로 한숨이 나왔다. 또 세달 동안 점먹하는 것도 귀찮지만 큰 의미가 없는 시즌이기 때문이었다. 판다리아의 안개 pvp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필드 싸움에서 pve 유저가 pvp유저를 완전히 압도한다는데 있다. 그 이유는 pvp-pve간 템렙 차이가 크고, 필드에서 기본 탄력 75%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오그리마 공성전 25인 하드에서 드랍되는 템은 기본 574(최대 588)렙이고, 투기장 14시즌 템은 522렙이니 큰 차이가 나는데 pvp템 탄력도 없어졌으니 투게가 레게를 이길 방법이 없었다. 물론 투기장에선 심해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용개놀이는 하고 싶은 우세진영 유저들은 킬뽕에 취할 수 있으니 이런 태평성대가 없겠지만, 양학에 큰 재미를 못 느끼는 대다수의 유저들에겐 상관없는 이야기다. 15시즌이 열려 550레벨 pvp 템이 나왔으니 상당히 격차를 좁힐 수는 있겠지만 다음 확장팩 늦게 나오니 이거나 하고 놀라는 수준으로 보인다. 사실 나같은 심해 점먹커에겐 전투 피로 상향과 새 시즌 템이 맞물려 딜힐 조합 상대가 쉬워지기도 했으니 아예 나쁜 패치는 아니다.

 2) 최근 레이드 진도

 작년 11월에 가로쉬 때려잡으러 와우를 다시 시작했고 1월 말에 가로쉬 일반을 잡았다. 원래 하드팟 가는 거 별로 안좋아해서 골셔 좀 뛰다가 확장팩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다음 확장팩이 늦어지며 할 게 필요했다. 그래서 새로 생기는 하드 고정팟에 들어가서 8주 동안 트라이를 했지만 8하드가 끝이었다. 처음엔 2,3주 파밍하면 토크는 몰라도 10하드까진 넘어갈 줄 알았는데, 여러모로 공대 내부 문제가 많았다. 5주차가 되니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시골섭이다보니 인원 충원도 어려웠다. 나중엔 무경험자들 8하드 달아주고 기본가에 템 먹여주는 팟으로 전락해버렸다. 진도가 안나가는 건 공대원들 문제가 컸다. 올분팟에 파밍 의지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분배금이 적은 것도 아니었는데, 1인분 못하면서 템도 안사가고 골드만 벌어가려고 하니 불만이 안 생길 수가 없었다. 결국 공대는 예고없이 해체되었고 나는 그 주에 막공에 가서 쉽게 10하드 업적을 달았다.

 3) 와저씨

 과거에 리니지 할 때 말귀 잘 못 알아듣고 뻔뻔하고 발컨에 친목질만 해대는 린저씨들 참 많이 봤는데, 이젠 와우가 그런 게임이 되었다. 오쿠다 히데오 소설마냥 한마디 할 때마다 아저씨 냄새 풀풀 나는데 1+1으로 꼰대질까지 해대니 하아.. 손은 안되는데 사과엔 인색하고 혀를 안 놀려대면 참지를 못하는 족속들이라 이곳저곳에서 출몰한다. 어제는 사설 채널에서 내일 모레 군대간다는 와린이가 있었는데 그냥 몸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하면 될걸 요즘 군대는 캠프니 어쩌니 두번도 가겠다느니 꼰팡이 냄새가 스멀스멀 진동을 하는 게 저게 바로 늙은 자들의 특권아닌가. 오늘도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수없이 다짐을 하지만 뭐 나도 저렇게 되겠지 ㅇㅇ

 4) 해묵은 10인/25인 문제

 리치왕의 분노 때는 10인과 25인에서 서로 다른 아이템을 드랍했고, 대격변 때는 10인템과 25인템이 같았다. 판다리아의 안개에선 같은 템을 드랍하나 25인템 쪽이 상위템이다. 세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

 우선 쇼퍼로 템을 맞추고 시작하는 걸 배제하면 리분 방식은 10인 파밍 후 25인 공격대를 진행하게 되서 10인, 25인 모두 활성화될 수 있지만 그만큼 초기 파밍 기간이 길어진다. 또 대격변 방식은 진입 장벽이 적어 빠르게 파밍을 할 수 있으나 25인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마지막으로 판다리아의 안개에선 25인이 활성화되고 이른바 천민들도 레이드에 쉽게 참여할 수 있지만 템렙은 낮고 쉬운 것도 아닌 10인은 전혀 갈 필요가 없다. 뭐가 더 낫다고 하긴 어렵지만, 나같이 비교적 라이트한 막공장에겐 판다리아의 안개 방식은 큰 문제가 있다. 가령 대격변 때는 10인 팟을 모을 때 지인 셋만 데려가면 쾌적한 진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25인을 모아야 한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단 시골섭에선 사람을 모으는 게 어렵다. 공대 하나 출발하려면 전날부터 시작해서 당일에도 서너시간 광고하는게 기본인데 그런 환경에서 진상, 와저씨, 공대파괴자들을 사전에 걸러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 10인에 2탱 필요하다고 25인에 4탱 5탱 필요한 게 아니듯 25인 팟만 남으면 탱커 유저들의 쿼터가 그만큼 줄어든다. 게다가 25인을 통한 판금딜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탱스왑만 되도 업어가는 클래스들인데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5) 레벨 업 부스터

 유료 아이템으로 6만3천원짜리 90레벨 부스터가 출시되었는데, 간단히 말하면 캐릭터 한개를 바로 만렙으로 만들어주고 이전 레벨이 60이상이었을 경우엔 전문기술도 만숙으로 올려주는 캐쉬템이다. 현재는 이벤트 중이라 90일 계정도 같이 주는터라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 내 얼마 안되는 지인들도 죄다 샀으니 꽤나 많이들 사는 것 같다. 와우 홈페이지를 보면 부스터에 대해 온갖 비관적 의견들이 달려있지만 저긴 새 캐쉬 탈 것을 소개하는 글마다 자기에게 분양해달라는 좀 모자란 애들이 넘쳐나는 곳이라 신경 쓸 가치가 없고, 90레벨 부스팅 + 3개월 계정이라는 이벤트만 보면 정말 매력적인 상품이다. 와우 3개월 계정이 49700원인데, 전문기술 두 개를 경매장에서 만숙으로 올리는 비용을 얼추 골드->현금으로 환산해 계산해보니 대략 만오륙천원은 되니 캐릭 슬롯 꽉 차가는 유저들에겐 단비같다. 저레벨 필드 통합된 이후 쪼렙 키우는 게 만만하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