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9일 금요일

사무자동화산업기사 합격 수기

 꿀은 빨 수 있을 때 빨아야하므로 2015년 사무자동화산업기사 1회 시험을 준비했고 오늘 합격자 발표를 확인했다. 98년에 워드 3급 딴 이후로 무척 오랫만에 이런 시험 본건데 필기는 하루에 두세시간씩 일주일 정도, 실기는 하루에 네시간 이상 6일 공부했다. 굳이 실기 준비한 기간을 디테일하게 써놓은 이유는 후술한다.

 필기는 기출문제 돌리면 된다고들 하지만 대강 요약이라도 훑고 기출문제 보고 싶어서 영진닷컴에서 나온 '2015년 이기적 in 미니족보 사무자동화산업기사 필기'를 사서 준비했다. 책에 무료 동영상 강의 링크도 있지만 단순 암기 과목들이라 강의를 듣는 게 시간적으로 효율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사나흘 정도 책의 요약 파트를 공부했고 나머지 시간은 건시스템(링크)이라는 학원 사이트에서 랜덤 기출 문제 돌리면서 점검하는 걸로 정리했다. 시험 전날에 여러차례 랜덤 기출을 돌려도 꾸준히 과락없이 안정적인 점수가 나와서 이 정도면 됐겠지 하고 시험장에 갔다. 문제는 금방 다 풀었고 80문제 중에 10문제 정도는 긴가민가했던 것 같은데, 당락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 걱정하진 않았다. 시험친지 좀 되서 잘 기억은 안나는데 OSI 7계층은 특별히 더 보고 갔다. 

 필기는 쉬웠으니까 별 문제가 없었는데 약간 빡쳤던 일이 있다면 저 영진닷컴 책 보면 필기 문제를 이메일로 보내주면 실기 책을 준다고 안내를 해놔서, 시험 끝나마마자 시험장 앞에서 먼지 마시면서 폰으로 시험지 일일이 다 찍어서 보냈는데 책을 주긴 커녕 답장도 없었던 것 정도? 다음은 실기 접수를 해야 했는데 응시자격 서류제출을 온라인 접수로 같이 했다. 실기 접수는 꼭 오픈 시간에 맞춰서 해야 집 가까운 데서 볼 수 있다. 얼핏 보기엔 시험장이 많아 보이지만 시험장 별 오피스 버전도 확인해야 하는데다 몇 타임 되지도 않아서 금방 마감되기 일쑤고 접수해놓고 결제대기 중에 회차 마감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다음날이 되면 추가 회차를 열어주지만 접수 기간도 3일 밖에 안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열린다는 보장도 없다. 난 첫날에 서울/경기/인천까지 죄다 마감이라 충북에서 시험볼 뻔 했다가 웹서핑 열심히 해보고 추가 회차 열린다는 거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자양동까지 가는 길은 Long and windy road였다.

 실기는 엑셀, 액세스, 파워포인트 세 과목을 보는데, 엑셀은 sumif까진 알고 PPT도 만져보긴 했는데 액세스는 아예 모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동영상 강의를 들어보기로 했다. 두목넷, 기사퍼스트 이 두 사이트를 많이 가는 것 같은데 두목넷이 더 싸서 저길 선택했다. 공부하는 내내 느낀 거지만 초심자라면 열흘 정도는 공부 기간을 잡아야 여유있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계획은 엑셀-액세스-PPT에 2-2-1일을 투자해서 유형 정리까지 마치고 마지막 날엔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거였는데 굉장히 시간에 쫓겼다. 내가 본 두목넷 교재의 유형정리 문제가 실제 기출에 비해 난이도가 높았다는 것도 이유겠지만, 학습시간이 부족해 반복숙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답안 작성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결국 PPT 유형 정리는 눈으로만 보고 실제 시험장처럼 시간 시뮬레이션을 못해본 채 시험장에 갔고 이게 큰 실수였다. 

 시험시간 2시간 중 과목별 시간 배분을 엑셀 50분 액세스 50분 PPT 20분 이렇게 하려고 했는데, 엑셀 액세스는 다 시간에 마쳤지만 그 꿀이라는 PPT가 더럽게 나왔던 게 문제였다. (다른 수험자 시험 후기 링크) 결국 PPT는 최대한 도형 삽입 누락을 면한 걸로 만족해야 했고, 음영이나 디자인은 신경쓰지 못한 채로 시험이 끝났다. 그래도 엑셀은 잘 했고, 액세스에서는 -3점짜리 표시 실수 외엔 큰 감점요소는 없었을 것 같은데 PPT 망한 덕에 점수는 69점. 60점만 넘으면 합격이니까 간신히 합격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 문제지를 처음 펼쳤을 때는 이게 무슨 폭탄인가 싶었다. 그 외에 시험장 분위기 같은 건 뭐 별다른 건 없었고, 귀마개 그런 것도 안 가져가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 시험 보느라 바빠서 다른 사람 소음 같은 건 별 신경 안 쓰였고 오히려 모니터가 책상 아래 매립된 구조가 더 신경쓰였다.

 3줄 요약 : 필기는 쉬움, 실기 난이도도 쉬운 편이지만 초심자라면 열흘 이상 준비 요함. 
               과목별로는 어려운 순대로 액세스 엑셀 PPT. 
               실기시험 접수는 최대한 빠르게, 시험장 확인도 꼭 할 것.
          

2015년 5월 27일 수요일

비루한 문화 생활 - 미들 어스 :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아이스 윈드데일 EE, 샤오미 미밴드 & 10400 보조 배터리, 크레마 샤인 램관리 어플

 1. 미들 어스 :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2013년은 GTA 5와 라스트 오브 어스가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배틀필드4, 툼레이더 리부트같은 대작들도 GOTY에서는 '저 둘 미만 잡' 취급을 받았지만, 이듬해인 2014년엔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게임이 크게 없었다. 미들 어스 :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는 그런 와중에 출시되어 좋은 평을 받았다. 나도 예약 구매까지 해놓고서 안한글이라 팽개치고 있다가 와우를 안하는 지금에서야 제대로 해보게 되었다.

 이름에서 보이듯 가운데땅 세계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시간대적으로는 호빗과 반지의 제왕 사이에 아직 사람이 살고 있던 모르도르에 사우론의 세력이 침략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탈리온은 곤도르의 레인저이며, 사우론의 준동을 막기 위해 건설된 검은 문 요새를 지키다 사우론의 부하들에게 가족을 잃고 자기도 저주를 받아 한 엘프 망령과 하나가 된 채 죽지 못하는 몸이 되어 복수에 나서는 내용이다.

 모르도르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러가지 퀘스트를 해결하는 오픈월드 게임이고, 전투는 어쌔신 크리드와 배트맨 아캄 시리즈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체적으로는 가운데땅에서 벌어지는 위쳐 + 아캄 + 어쌔신 크리드라고 생각하면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당연히 이 게임만의 독창적이고 핵심적인 시스템도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네메시스 시스템이다. 주적인 우르크들은 쫄 - 캡틴 - 워 치프 - 사우론 심복들의 계급 체계를 이루고 있고 그 안에서도 여러 권력 투쟁이 일어난다. 만약 지나가던 우르크가 주인공을 잡는다면 캡틴으로 진급하고, 여러번 그런 과정을 거친다면 워 치프까지도 진급 할 수 있다. 반대로 주인공이 우르크들의 권력 다툼에 직접 개입해 권력 구조를 주무르는 것도 가능하고, 낙인 기술을 배우는 중반 이후에는 세뇌시킨 우르크들로 쿠데타를 일으켜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괴뢰 워 치프를 세울 수도 있는 식이다. 간혹 내가 쓰러뜨린 우르크가 완전히 죽지 않아 더 흉측해지고 강력해져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좋았던 점은 스킬수가 적당하고 발동 조건이나 커맨드가 어렵지 않아서 전투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또 우르크 캡틴, 워 치프들은 각각 서로 다른 강약점이 존재해 쉽게 전투를 풀어나가기 위해선 첩보 활동을 벌여 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였다. 예를 들면 암살, 원거리 공격, 공포 또는 분노를 느끼는 오브젝트의 존재, 호위병 사용, 피니쉬 기술 피격 여부, 근접전 선호여부 등등 꽤 많은 종류의 강점과 약점이 존재한다. 잔인한 걸 싫어하는 내겐 그다지 장점이 아니었지만, 전투 중 시원한 칼질 모션(목따기, 꿰뚫기 같이 고어한 모션)이 나오는 것도 액션성이라는 면에선 좋은 점이다. 우르크는 죽어 마땅한 놈들이고 피도 빨간색이 아니라서 격한 거부감까진 들지는 않았다. 잔인한 게임은 저렇게 플레이어의 거부감을 희석해주는 최소한의 장치를 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읽을거리 수집이나 파고들기 요소도 괜찮은 편이고 스토리도 거슬리지 않게 잘 흘러갔다.

 반면 그나마 세명 나오는 보스전이 위쳐 시리즈만큼도 재미가 없고(나즈굴은 호빗에도 먼저 나왔는데 얼굴이라도 보여주지..), 적들은 주구줄창 우르크 뿐이며 초반은 어렵고 후반은 매우 쉬운 난이도 조절 실패는 아쉬웠던 점이다. 엔딩이 허무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어차피 가운데땅 이야기가 이후에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다 아는 거라 무리하게 이후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보다 이런 결말이 나았다고 본다.

 총평을 해보자면 여러가지 흥미있는 요소들로 잘 무장한 괜찮은 액션 게임이었다. DLC나 후속작도 해볼 의사 있다. 20-80 스케일로 65점. 비공식 한국어화 패치 있음.

 2. 아이스 윈드데일 Enhanced Edition

 아이스 윈드데일1은 발매 당시에도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의 외전격으로 여겨졌고 '외전도 이 정도로 재밌는데 엔진 개량해서 나온다는 발더스2는 얼마나 개쩔까' 이 정도 위치에 있는 게임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윈데도 나름 밤을 새워가며 했던 게임이니만큼 할 때는 재밌게 했고 EE 버전을 꼭 해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는데, 아윈데 오리지널 한글판엔 최종전으로 넘어가는 포털을 클릭하면 윈도우로 튕기는 버그가 있어서 엔딩을 못봤기 때문이다. 나중에 패치가 나왔다고는 하는데 그땐 이미 '기대대로 쩔게 나온' 발더스2 하느라 아오안이었던 기억이 난다. 확장팩 하트 오브 윈터와 후속작 아윈데2가 안한글이었던 것도 저 시리즈와 멀어지게 된 이유가 되었는데 EE에서는 확장팩들인 하트 오브 윈터, 트라이얼즈 오브 더 루어마스터 역시 한글로 플레이할 수 있다.

 우선 이 게임의 장점을 보면, 바알 스폰 사가라는 전국구 스토리를 가진 발더스 시리즈와 달리 지역구를 지키는 영웅들을 직접 만들어 시작해서 나쁜 놈들 때려잡는 것 위주로 이야기가 긴박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색다른 분위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탐험과 전투 위주의 게임이니만큼 발더스 시리즈에 비해 전투는 더 호쾌하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디스펠이나 적 버프 해제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같은 맥락으로 꼼수를 쓰지 않아도 크게 어렵지 않게 진행하는게 가능하다. 오리지널도 별로 어렵지는 않았지만 EE버전에서는 클래스 키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서 체감 난이도는 더 낮아진 느낌. 반대로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하트 오브 퓨리 모드가 있기에 2회차 플레이 여지도 있고, D&D게임이니 배경지식 찾아보며 덕질하기도 좋다. 덤으로 배경음악도 굉장히 훌륭하다.

 단점이라면 권선징악 일방통행 스토리라 플레이어의 선택지에 별 의미가 없고, 본편과 확장팩들 연관이 없어서 하고 보면 이게 무슨 콩가루 이야기지 한다는 것 정도. 첫번째 확장팩인 하트 오브 윈터의 볼륨이 심각하게 작고 그나마 내용도 부실한 것은 발매 당시에는 문제였겠지만, EE버전은 합본 개념이니 크게 와닿는 단점은 아니다. 확장팩 디자인이 개판이라 지역적으로 보면 세 편 다 멀리 떨어져있는데 본편 진행하다 하트 오브 윈터 플레이하고, 하트 오브 윈터 진행 중에 트라이얼즈 오브 더 루어마스터 해야되는 것은 나에겐 심각한 문제이기도 했다. 결국 몰입감을 유지하기 위해 두번째 확장팩은 이번에 플레이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는 그냥 추억을 떠올리며 며칠 할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인피니티 엔진 D&D게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겐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20-80 점수는 45점. 공식 한국어화.

 3. 발리언트 하츠 : 더 그레이트 워

 상업 예술인 게임도 시의성을 갖출 수 있고, 1차 세계 대전 발발 100주년인 2014년을 맞아 출시된 본작은 바로 그런 게임이다. 오래 전에 관짝에 들어간 장르인 어드벤쳐 게임이니만큼 많은 자본이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게임이지만 그만큼 저렴하다.

 주인공 네 명 앞에서 전쟁 중에 있어날 법도 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많은 고난 앞에서도 인간성을 지켜나가는 스토리가 인상깊었다. 여러번 플레이할 여지는 따로 없지만 읽을 거리 수집 요소가 많고 수집품 하나 하나가 다 전쟁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이도는 살짝 쉬운 편. 20-80 스케일로 60점. 비공식 한국어화 패치가 존재한다.
 
 4. 샤오미 미밴드

 장난감이 갖고 싶어서 산 이 전자팔찌는 산지 넉달이 넘는 동안 별로 쓸 일이 없었다. 안드로이드 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수정된 어플을 쓰면 폰에서 푸쉬를 받을 때마다 미밴드로 같이 진동이 오게 설정을 할 수 있으니 굳이 쓴다고 하면 나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테지만, 아이폰 유저들은 별로 쓸데가 없다. 1) 전화올 때 진동 2) 샤오미 어플에서 알람을 맞췄을 때 진동 3) 만보계 4) 수면패턴 이 정도가 용도인데 1,2번은 유용할 수 있다고 쳐도 3번은 나이키 센서가 더 낫지 않을까 싶고 4번이 좀 신기한 기능이다. 언제 누웠는지 자다가 뒤척였는지 일어나놓고 이불에서 안나왔는지 나름 정확하게 맞춰주지만 생각해보면 나에겐 참 쓸모less한 기능이었다. 밖에서 차고 다니진 않았고 딱 한 명 차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었는데 별로 이쁜 건 아니라 안 차고 다녀서 아쉽거나 그러진 않았다.

 5. 샤오미 10400 보조 배터리

 이건 뭐 워낙 많이들 쓰는 거니까 따로 리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장점, 단점 같은 것도 다른 사람들이랑 비슷하게 느낀 것 같다. 내 아이폰5는 LTE만 켜놓고 있으면 배터리가 질질 닳기 때문에 어차피 이런 거 가지고 다녀야 하고 4시간 이상 나갈 일 있으면 가방 가지고 다녀서 무게나 크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6. 크레마 샤인 램관리 어플

 크레마 샤인은 램이 512mb밖에 안되기 때문에 리디북스나 네이버북스를 이용하기 위해 루팅이라도 하면 프리징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어플들을 정리해서 램 공간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smart memory booster라는 어플을 3천 얼마에 구매했다. 저 어플 쓴지 이제 반년 좀 넘은 것 같은데 그 동안 이렇다 할 프리징은 없었고 저 어플 쓰면 배터리가 광탈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난 겪지 않았다. 어플과 직접 연관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마존 킨들 어플은 무거운지 깔고 책 좀 보고 있자면 며칠 후에 램이 부족하다면서 다른 어플 실행이 아예 안되는 증상이 나타나 한 번 초기화 한 후부터는 킨들앱은 절대 깔아쓰지 않았다. 킨들로 책 볼 일 생기면 아예 아이패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