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2일 일요일

몇가지 와우 이야기(용광로, 하이잘 얼라, 와우 소설, 경품 피규어)

 좀 더 여러가지를 쓰려고 했는데 다른 주제들은 다른 글에서 쓰도록 하고 이 글에선 와우 이번 시즌 결산만 적기로 했다. 드군 열린지는 5개월이 다 되어가고 검은바위 용광로도 어느새 10주차, 확장팩 오픈빨은 진작 빠져서 주둔지에서 점프 뛰면서 불평 불만 늘어놓는 아재들도 부쩍 줄어든 것이 느껴진다. 나도 기력이 쇠해서 3월을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을 접고 디아 시즌3랑 하스스톤이나 하러 가기로 했는데, 그동안 얼라 호드 총 6캐릭 만렙, 높망 신화 올킬, 용광로 신화 8킬, 정복점수 파밍 끝 이 정도 했으면 뭐 부끄럽지 않은 와우저였다고 생각한다.

 (1) 검은바위 용광로 후기

 높망보다 난이도가 있었던만큼 트라이가 길긴 했어도 재미있었다. 제일 재미있었던 네임드로는 토가르를 꼽고 싶다. 극후반에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열차 사이를, 공대 전체가 적절한 위치에 바닥을 깔고 쫄을 처리하며 움직여야 하는 구간은 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총알 피하듯 슬로우모션 상태에서 싸우는 것처럼 느껴져서 인상깊었다. 먹보-다르마크-그룰<한스가르-카그라즈<크로모그-토가르-여전사<가열로<넘사벽<막넴으로 이어지는 네임드별 난이도 구간도 적절해서 성취감도 괜찮았고 신화에서 추가되는 공략도 최고 난이도(=반복 숙달을 통해 와저씨들도 할 수 있는)에 걸맞았다.

 그러나 클래스별 유불리 간극이 너무 크다는 건 문제라고 본다. 평소 사기클래스건 폭망클래스건 영웅까지 막공 도는데는 아무 지장 없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건 어차피 대충 티어 숫자 맞춰 채워넣는 딜러 힐러 이야기고 탱커 성능이 이 정도로 차이나는 건 심했다. 양조 수도사와 전사, 성기사 두 방패탱의 성능 차이는 대충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T-1000이랑 T-800 정도 날 정도다. 탱커에게 마이크가 열려있지 않아 탱 지원을 공대원 스스로 해야하는 경우가 많은 막공에선 탱커의 직업에 따라 난이도가 상당히 요동칠 정도인데, 신화도 아닌 영웅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택틱을 넘어 파일럿의 손가락을 따질 정도로 직업별 탱킹 능력을 다르게 디자인할 이유가 있나 싶다.

 그 외로 현재 공격대 인스턴스 던전의 난이도가 4개나 되는 것도 다양한 수준의 유저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선 좋지만 너무 파편화되어 있는 것 같다. 울두아르에서 하드 모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별로 마음에 안들었는데 그 때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전쟁벼림, 추가스탯, 추가보석홈 이딴 랜덤드롭 시스템도 따지고보면 억지 파밍기간 연장에 가까운데 없앴으면 한다.

 이번 티어 던전 돌면서 나도 게임 내적 이유건 외적 이유건 하드코어 게이머 수명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 예전처럼 잘 할 수도 없는 것 같고 슬슬 포즈나 중탈이 자유로운 게임이 편해진다.

 (2) 하이잘 얼라이언스

 전쟁서버 얼라이언스 진영에서 플레이하기 원하는 유저들이 주둔지 점프 외 컨텐츠를 즐기고 싶다면 실상 하이잘, 듀로탄 이 둘 말고 대안이 없다. 이 두 서버도 당연히 아즈 호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 외 서버 얼라 인구가 너무 처참하기에 그 외의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이 둘 중 뭘 고르냐를 고민할 사람이 있을텐데 솔직히 듀로 하이잘 양섭은 아무데나 가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간혹 하이잘 필드쟁에 환상을 가지는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하이잘 필드쟁이라는 게 호드 몇 명이 하루종일 일퀘 지역에서 파티맺고 얼라 써는 스샷을 인벤 서버게시판에 올린 다음에 두근두근하며 얼라 리플 기다리든가, 아님 역으로 밀리면 집에 갔다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좋은 싸움이었습니다' 글쓰는 걸 필드쟁이라고 하는 수준이라 일반 유저가 참가할 요소가 별로 없다. 그 외의 싸움으로는 엔하위키 하이잘 항목을 '얼라는 주둔지에서 필드로 안나오고 니하오망 거린다' '호드가 필드꼬장 파티짜는건 근성의 게릴라 얼라 맞파티는 짜오찌엔 중공군' 뭐 이렇게 써놓다가 되돌리기 당하는 것도 호드 입장에서 보면 필드쟁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이잘 얼라는 세나리우스, 헬스크림 호드와 비슷한 인구를 유지하고 있고 덕택에 막공은 괜찮게 돌아가고 있다. 새벽까지 파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새벽반은 아주 가끔씩이나 있다) 평일에도 점심시간 이후부터 10시까지는 영웅 취직은 어렵지 않았다. 신화는 고정팟 위주로 돌아가지만 3월말 시점으로 막공으로 한스가르까지 트라이팟은 간혹 있는 축이었다. 고정 인원 부캐 위주 막공은 경험없는 유저들은 들어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5-6탐에 5신화하는 팟도 있고 그랬다. 3월말 이후 남은 계정기간 동안 호드 스토리나 보고 싶어서 얼라는 손놓고 아즈 호드 만렙찍는 동안에 거기 파창도 간혹 보고 그랬는데, 준비는 되어있고 경험만 없는 유저에겐 오히려 아즈보다 다른 도시서버가 더 나을수도 있다.

 유료이전이야 본인의 선택이지만 당장 길드원들 손잡고 데스윙 얼라 망섭에서 하이잘로 6캐릭이었나 7캐릭이었나 눈물의 유료이전하고 반년도 안되서 쉬는 내 입장에선 그동안 와우라이프의 질이 달랐기 때문에 만족한다. 하루종일 파창봐도 아재들 시덥잖은 잡담밖에 없던 데스윙 생각하면 같은 돈 내고 그 짓을 왜했나 모르겠다. 어느 섭이든 열세진영 유저들에게 한번 이전 기회를 주는 게 좋을텐데 개발사 입장에선 유료 이전 팔아먹는게 더 이득이니 절대 해주진 않겠지.

 (3) 짧은 PVP 이야기

 난 잘하고 싶어서 PVP를 하는 게 아니라 맞고 다니기 싫어서 정복점수 파밍하는 쪽이고, 이번 시즌엔 평전은 시즌 초에만 짧게하고 정복점수는 아쉬란이랑 2:2 투기장으로 다 먹었다. 딜딜로 하는 점먹 투기야 힐딜 만나면 맥빠지는거고 딜딜 만나면 금방 끝나는거라 잘 알지도 못하는 밸런스 이야기는 못하겠고 아쉬란에 대격변이 몰아쳐서 수장 잡아도 정복점수 안 주게 패치된 이후부터는 아예 부캐 파밍용으로도 안가게 되었다. 우선 얼라방 호드방이 극명하게 나뉘어지게 되서 내 진영이 이기는 방 찾는데 30분, 입장 대기는 최소 한시간인터라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어차피 서버별 아쉬란이 있던 때도 가기 힘들었었는데, 하이잘 아쉬란에서 얼라가 항상 이기던 때는 서너시간 기다리기 싫어서 타쉬란갔었고 얼라가 항상 질 때는 사람이 없어서 즉시시전이여도 점수도 못먹는거 갈 이유가 없어서 타쉬란 갔었다.

 (4) 와우 소설

 근래 와우 소설이 e북으로 출판되는 환경에 변화가 생겼는데, 볼진 : 호드의 그림자 이후 한국에 출간된 스랄 : 위상들의 황혼, 전쟁 범죄 : 광기의 끝, 늑대의 심장 이 세 권이 모두 다 네이버 북스로만 출시되었고 다른 사이트에선 구매할 수 없는 상태다. 스타크래프트 소설도 마찬가지인걸로 봐서 출판사랑 네이버 사이의 계약이 그렇게 되어있는 모양인데 뭐 출판사에서 공지를 해준 것도 아니라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저 세 권 모두 다 읽은 소감을 간략히  말해보면 전쟁 범죄는 정말 재밌게 읽었고, 위상들의 황혼도 그냥저냥 읽었지만 늑대의 심장 저건 역시 노잼의 대명사 리처드 나크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 스톰레이지 때도 그렇고 이렇게 큰 소재를 어떻게 저렇게 재미없게 풀어낼 수 있는지 신기하다.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골든 여사는 공들여 아슬아슬한 균형을 묘사하고, 사람들의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감정 실타래를 잘 풀어내던 중 다시 큰 반전을 주는 반면에 나크 저 자는 동료들의 극단적인 갈등을 조장하고 적의 강함 묘사에 굉장히 많은 비중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똑같이 노스랜드에서 소재를 가져와도 일퀘로 자주 접했던 고블린 비행선 선장을 기억의 저편에서 데려와서 캐릭터 뽕 뽑아먹는 것이랑 마그나타우르 몇마리를 아제로스로 끌고 온 걸 최종병기처럼 묘사하는건 누가 봐도 이야기꾼 기본 스킬 차이가 큰 것 같다.

 (5) 경품 피규어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리뷰 추첨에 당첨되서 피규어를 받았다.





















 한참 된 일이지만 아무튼 주셔서 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