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1일 화요일

오늘도 평화로운 KBL 이야기 - 숀교창 사태

 원래 최준용 세리머니 내로남불 사태와 김승기 감독 태업 사태도 같이 다루려 했으나 귀찮아서 한 줄 평가만 하고 숀교창 사태만 좀 적기로 한다.

 KBL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한 건 이제 대충 15년쯤 되어서 보는 사람들도 잔뜩 쪼그라들어있지만 대충 그들만의 작은 사회는 돌아가고 있었다. 외부에서 보면 영락없는 북한 장마당이겠지만 말이다.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KBL에도 올스타전은 있고 열혈팬덤들에게는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사실 예전부터 암암리에 화력지원을 받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가령 KCC는 같은 호남을 연고지로 하는 기아 타이거즈 갤러리에 가서 선수 뽑아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지금에야 어떨지 몰라도 광주살던 내 또래들 얘기 들어보면 이상민 있었던 시절이라 학창시절에 한 시간 정도 시외버스타고 전주에 농구보러 가는 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고 하니 동질감도 없진 않을 것 같다. 나는 올스타전에 별 관심이 없고 직관가는 거 아님 중계도 잘 안봐서 매년 청탁여부를 체크했던 건 아니지만 아무튼 화력지원 자체가 전례없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KCC 마갤에서는 팬서비스 거부논란-시간상 상세히 다룰 순 없지만 KBL 정도면 논란 자체가 과장됐다고 보긴 함 물론 KCC 팀의 대응도 한심했고- 때문에 뭐라도 해야겠다 생각했는지 그 정도가 아니라 무리수를 두고 만다. 아이돌판에서 고무신투표 밀어주기투표를 품앗이한다고 하는 것에 착안해 아이돌갤 드라마갤 그런 곳에 가서 저런 짤까지 돌리며 표 거래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KCC - 이정현 팬덤 딴에는 이관희 찍지 말라고 한 것도 최대한 자제하긴 한건데 저 짤만 보면 나머지 9개팀 팬들이 기분이 안 나쁠 수가 없기는 하다.

 저렇게 씨앗을 뿌리니 결과는 나왔고 그 중 가장 화끈하게 보답한 갤이 갤주가 주작 파문으로 해체위기까지 몰려 인터넷 투표로 존재감을 드러내던 아이즈원 갤러리다. 마침 kcc 감독도 승부조작 파문으로 재판까지 가서-무죄나옴- 그 쪽으론 참 유명한 분이기 때문에 유유상종이라는 비웃음을 사긴 했지만 농구판처럼 작은 장마당 경제에 몰아닥친 아이돌판의 물량은 가히 마셜플랜급으로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당장 며칠 지나니 2위픽이던 kt의 양홍석이 kcc 송교창에게 다 따라잡히게 된 것.

 한편 좁디 좁은 농구팬덤에서도 메이저는 있고 팀 팬을 제외해도 그래도 유의미한 덩치가 있는 게 과거 농구대잔치 최고스타이던 허재 팬덤이 이젠 대를 이어 두 아들을 밀고 있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둘째 허훈(kt)은 올해 완전히 터져서 MVP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올스타 투표에서도 1위를 쭉 달리고 있었고 허훈을 찍는 사람들은 같은 kt의 코어인 양홍석도 찍기 마련이라 양홍석이 그동안 덕을 본 것도 있고 송교창과 양홍석은 또 농구팬덤계에서 라이벌리 관계에 있다.

 일단 송교창과 양홍석은 각각 96, 97년생으로 비슷한 나이고 둘 다 프로에 일찍 왔으며 포지션도 비슷하기 때문에 비교가 안 될 수는 없다. 팬덤끼리는 서로 우리가 먼저 비교한 건 아니라 하지만 3자 시선에서 보면 허구헌날 싸우고 있다. 또 허재 3부자팬들이 은근슬쩍 송교창에 붙어서 양홍석을 깎아내릴 때도 있고(그래야 같은 팀 허훈의 영웅의 고난 설화가 완성됨), 반대로 허재 3부자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양홍석이 고생한다고 말리는 시누이 할 때도 있고.. 아무튼 둘은 커리어 끝날 때까지 비교당할 운명이긴 하다.

 일단 올해 성적만 놓고보면 송교창은 드디어 포텐이 다 터졌다 할 정도로 만개했고 반대로 양홍석은 단점인 공 끌다 턴오버하는게 자주 보이지만 양홍석은 송교창이 여태까지 못 받아본 베스트 5(송교창은 수비 5걸만 받아봄)랑 올스타 1위가 있기 때문에 또 누가 2위를 해도 이상한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올스타 1위도 아니고 2위가 무슨 상관이냐 할 지 모르겠는데 올스타는 투표로 뽑힌 1,2위가 각각 나머지 팀원을 자기 팀으로 데려오는 주장 롤도 주기 때문에 충분히 의미 있는 자리임.

 문제는 농구랑 상관없는 메이저 아이돌 팬덤들이 와서 한줌도 안되는 농구팬덤 놀이터를 뒤흔들고 워낙 체급차이가 나니 실제로 투표도 뒤흔들어져서 며칠만에 송교창이 2위로 치고올라가자 그 한줌 여론은 어마어마하게 싸늘해졌다. 저런 고무신 투표를 옹호하는 사람들이야 원채 익숙하니 무슨 문제가 있냐 강변하고 그 근거로는 저러다가 농구 입덕하는 사람도 있다하지만 글쎄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는 난 회의적이다.

 급기야 니들도 붙으라는 회유에 인삼 팬덤(그 좁은 크블팬덤에서도 지분 최하위급)이 발 동동 구르다가 자기들도 고무신 투표 들어가고 부산 kt는 같은 연고지 롯데갤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등 실제로 행동에 나선 팬덤도 있지만 kcc 마갤 단체행동에 비교하면 움직임 자체가 너무 미약한데다 스포츠팬덤 간 우리가 남이가픽 해주는 건 앞서 말했다시피 원래 있었던거라 거부감이 덜 들긴 했다. 장판은 모비스와 더불어 크블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팀이라 99섬 가진 놈이 한 섬 더 가지려고 하는거라 더 꼴보기 싫은 면도 있다.

 그렇게 송교창의 별명은 음원순위로 유명한 가수 이름을 따 숀교창이 되어버렸으나 이 사태는 의외로 황당하게 끝나게 된다. 오프시즌에 창원LG 현주엽 감독이 당나귀라는 공중파 예능에 팀원들과 같이 출연했는데 여기에서 유입된 팬들이 유튜브나 sns를 보고 올스타 투표의 존재를 알게 되자 LG 선수들이 4명이나 올스타에 뽑히고 팀 에이스 김시래-이번 시즌엔 못함-가 1위 허훈 다음인 2위로 올라가게 된 것. 당나귀 픽도 농갤 원주민들에게는 비웃음을 사긴 했지만 아무튼 까이기는 했지만 LG가 최하위권이라고 올스타 뽑히지 말아야한다는 법도 없고 같은 팀 선수는 3명까지밖에 찍지 못하는 시스템적 방지 장치도 있기 때문에 숀교창보다야 그 강도는 덜했다. 예능으로 유입이 됐더라도 표 거래로 투표하는 게 아니고 농구팀을 좋아하는거니 거부감도 덜한 것도 당연하다.


 그 와중에 kcc마갤은 고무신 투표 총대가 나오지도 않은 아이즈원 음반을 듣고 있다 거짓말을 하는 등 큰웃음을 주기도 했는데 프론트랑 팬덤이 저렇게 업보적립을 차곡차곡 하고 있어서 계속 까일 것 같긴 하다. 전창진씨 같은 사람을 감독으로 앉히려고 무리수 둔 게 혐오스러워서 팀 성적은 망했으면 좋겠으나 그건 내 바람이고 KCC가 4강 직행은 몰라도 6강 못 갈 전력은 아니라 그 바람이 이뤄질지는 잘 모르겠다.

 최준용 세리머니 내로남불 사태 - 항상 응원하지만 이번엔 '점수는 졌지만 농구는 이겼다' 비슷한 짓이었고 팬들도 부끄러우니 하지 마세요

 김승기 감독 태업 사태 - 감독님 그 변명 많이 추했습니다

2020년 1월 3일 금요일

비루한 문화생활 - 스타워즈 제다이 : 오더의 몰락

 하스웰 i5 4670, RX580에서 상옵으로 그럭저럭 플레이했다. 최적화탓인지 사양문제인지 프레임드랍이 심각해지는 구간이 여럿 있었다.

 시퀄 트릴로지가 스타워즈 본가의 셔터를 내려줬지만 사극에 여말선초가 있듯 스타워즈 세계관엔 아직 에피소드 3과 4 사이가 남아있다. 공화국이 망하고 새로운 희망이 등장하기 전 시간대에서는 상상력을 펼칠 여지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오더 66에서 살아남은 파다완 칼 케스티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액션 어드벤쳐 게임의 배경도 역시 3과 4사이다.

 구 공화국은 죽었으나 반란군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세상에서 게임은 제국의 폭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승자가 제국이었던만큼 일종의 홀로코스트인 오더 66의 진실도 왜곡되어 있고 진실을 아는 플레이어들은 부들부들하며 죄 없이 숨어사는 주인공의 입장에 충분히 감정이입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주인공이 능력을 다시 되찾는 계기, 다른 제다이 마스터처럼 일당백이지 않은 이유 등도 억지스럽지 않고 결말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적어도 하이퍼스페이스 카미카제는 안 나옴- 짜여져 있다. 또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게임은 아니지만 저마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칭찬할 만한 점이다.

 게임의 연출도 뛰어나다. 영화에서 한번씩 봤던 장면들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주인공이 포스를 다루기 때문에 추락과 점프가 반복되어도 배틀필드 시리즈처럼 에이 아무리 게임이라도 이건 좀.. 하는 위화감이 없으며 조작이 좀 어색한 부분이 있어도 전투템포가 빠르고 광선검이 번쩍번쩍 위잉위잉해서 재미있다.

 전투 시스템을 보면 포스로 적을 밀고 땡기고 느려지게 하면서 광선검 쌍검/한손검을 전환해가며 적을 공격하는 것까지는 평범하나 방어시스템이 블록/패리/회피로 나뉜다. 적들도 가드 게이지를 소모해가며 내 공격을 방어하고, 가끔 블록/패리가 불가능한 패턴 공격을 날리기 때문에 게임 후반까지 가도 아무 생각없이 잡몹들을 잡을 수는 없다. 알맞은 타이밍에 블록 버튼을 누르는 '패리'와, 막을 수 없는 공격을 피하는 회피가 중요하고, 철권에서 10단 콤보 막는 기분으로 보스전에선 연속 공격에 맞춰 딱 딱 패리를 넣어 가드 게이지를 녹여 블록을 무너뜨린 다음 딜을 넣는 재미가 상당하다.

 그러나 게임의 볼륨에는 하자가 있다. 곳곳에 수집요소들을 우겨넣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 능력을 해금한 후 다시 돌아와야 되는 구간도 있고 웨이포인트도 없을 뿐더러 억지스러운 퍼즐로(아니 공이 저기 왜있음?) 플레잉 타임을 늘리려고 한 노력은 보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자유도도 사이드퀘스트도 하나 없는 선형적 구성이니만큼 임무를 하러 저기까지 간다 -> 가면서 적들을 처지하며 맵을 밝힌다 -> 그 와중에 지름길도 뚫는다 -> 임무를 마친 후 다시 돌아온다의 반복인데다 후반가면 그 억지 퍼즐도 보이지 않는다. 선택지에 따라 엔딩이라도 달랐으면 그래도 좀 얘기가 달랐을지 모르겠는데-물론 주인공이 다른 길을 선택했을시 바뀌는 미래는 게임에 설득력있게 표현되긴함- 그런 것도 없으니 굳이 다회차 플레이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장대한 스타워즈 세계관을 탐험할 수 있는 게임이라 후반부터는 스토리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했고 마지막 보스 때는 연출때문에 메타크리틱 80점 넘은 이유가 있네 할 정도는 됐지만 1,2주면 엔딩 볼 수 있으니 그냥 오리진 액세스 한 달 넣고 하길 추천한다.

2020년 1월 2일 목요일

투패스츠 블프 후기(신발 2켤레 뉴저지 깡통배송, 가방 델라웨어 일반배송)

 신발 깡통배송

 11월 29일 조씨네에서 신발 2켤레 주문
 11월 30일 트래킹 넘버 하나로 UPS 배송시작 -> 투패스츠 뉴저지 깡통배송 신청
 12월 7일 배대지 도착 및 트래킹 스캔
 12월 10일 물류센터 입고처리 및 배송비 결제(실무게 3.4lbs $9.8 책정), 2시간 후 출고
 12월 13일 하기결과 이상보고
 12월 14일 우체국 배송시작
 12월 16일 배송받음

 -> 신발박스째로 잘 옴

 가방 일반배송

 12월 9일 샘소나이트 공홈 주문
 12월 11일 페덱스 배송시작(14일 배송완료 예정) -> 투패스츠 델라웨어 일반배송 신청
 12월 16?일 배대지 도착 및 트래킹 스캔
 12월 23일 물류센터 입고처리 및 배송비 결제(실무게 3lbs $11.06 책정)
 12월 24일 출고, 26일 도착예정
 12월 31일 부분선적
 20년 1월 2일 배송받음

 -> 가방박스째로 잘 옴

 번외 가방 구매대행

 12월 8일 G9에서 구매대행으로 주문
 12월 24일 우체국 배송시작
 12월 26일 배송받음

 -> 역시 박스째 잘 옴

 일주일 오프로드가 좀 짜증나긴 했는데 블프니 어쩔 수 없고 사고없이 받아서 만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