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8일 목요일

뉴욕 양키스 2015시즌 총평

 휴스턴 선수들이 와일드카드 단판전 승리를 축하하며 덕아웃에서 뛰어나오면서 양키스의 2015시즌이 끝났다. 개막하기 전에는 저딴 라인업 보려고 mlb.tv 결제를 고민해야되나 이래서 덕후장사가 눈먼 돈 따먹기라고 투덜거렸는데, 기대보다 10승은 더한 시즌이었고 이렇게 쪼면서 봤던 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프시즌엔 션 그린을 보내며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받아와 지터의 빈 자리를 채우고, 마무리 투수 데이빗 로벗슨은 잡지 못했지만 앤드류 밀러를 FA로 데려왔다. 내야 멀티요원 프라도와 떔빵투수 펠프스를 마이애미로 보내는 대가로 영건 이오발디와 외야-1루요원 개럿 존스를 받아왔다. 구로다 히로키가 일본으로 돌아가며 다나카-피네다-사바시아-노바-이오발디+@ 휘틀리라는 나름 젊은(그리고 리스크 큰)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되었다.

 타선 대폭발과 철벽 불펜, 그리고 조 지라디 감독의 훌륭한 리딩으로 예상 외로 잘 나가는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망주 출혈을 최대한 막기 위해 애클리를 데려온 거 외에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별다른 무브가 없었다. 결국 오프시즌에 러셀 마틴, 조쉬 도날드슨을 데려오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데이빗 프라이스,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사온 토론토에게 시즌 맞대결 6승 13패로 밀리며 데드라인 이후 29승 31패를 거두는데 그쳤고 와일드카드 홈게임 어드밴티지를 가져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유망주를 지킨만큼 오랫만에 팜 출신 선발투수 루이스 서베리노, 1루수 그렉 버드, 2루수 로버트 레프스나이더가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으며, 마이너에서 계속 아프던 슬레이드 히스캇도 잠깐 빅리그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2016 시즌엔 팀내 외야수 탑 유망주 애런 저지도 콜업이 예고되어 있다. 2010년 시토 컬버, 11년 단테 비셋, 12년 타이 핸슬리 이 세 명의 1라운더들이 나란히 아프거나 망한 것은 그말싫.

 투수조

 들락날락했던 선발, 훌륭한 불펜. 다나카-피네다-사바시아 세 명 중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킨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 : B+, 작년 전반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DL도 다녀오고 로테이션 조정도 받았다. 한국발 팔꿈치 폭탄설, 토미존 시급설은 실현되지 않았고 구속도 줄지는 않았으나 작년엔 마구였던 스플리터를 타자들이 공략하기 시작했고 제구에도 어려움을 겪은 결과 피홈런이 늘었다. 기대만큼은 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망한 투수는 아니다. 몸값을 생각하면 앞으로 걱정은 되지만 올해는 양키스 최고의 선발투수였다.

 마이클 피네다 : B, 어깨 관절와순 수술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뤘다. 같은 지구 팀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줘 기대를 가졌지만 DL에 다녀온 이후에는 피네다 등판날마다 내셔널스 경기를 더 많이 본 것 같다. (하지만 그 팀 경기도 만만치 않았다)

 네이선 이오발디 : C+, 그가 드러누운 후 승리의 여신의 가호도 같이 떠났다.

 이반 노바 : D, 팔아야 한다.

 CC 사바시아 : D+, 끔찍한 전반기 /  준수한 후반기를 보냈다. 알콜 중독 역시 부상과 다를 바 없고 관리가 힘든 질병이기에 포스트시즌에 참가하지 못한 것도 이해가 된다. 잘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올해 좌타 상대로 피장타를 많이 허용했다.

 루이스 서베리노 : B+, 혜성같이 나타난 난세 영웅. 루키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줬다.

 구원

 앤드류 밀러 : A, 잦은 등판에 DL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훌륭한 마무리 투수였다.

 델린 베탄시스 : A+, 불펜 에이스였다. 2년 동안 너무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은 문제가 있다. 후반기에 볼넷이 많아지고 구위가 떨어졌다. 올해 3연투가 한번도 없었지만 내년엔 반드시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저스틴 윌슨 : B, 와일드카드 게임에 낼 정도로 괜찮은 LOOGY였다.

 아담 워렌 : B, 유전선발, 무전불펜. 마당쇠 역할을 잘 해냈다.

 체이슨 쉬리브 : C, 기복이 심하고 중요한 순간에 쓰기 힘들었다.

 크리스 카푸아노 : D, 주워가는 팀도 없었다.
 야수조

 예상을 뒤엎고 에이로드, 티렉이 노약자석을 박차고 나와 제 몫을 다해주었다. 외야 수비가 전년보다 많이 나빠지고, 시즌 후반에 타선이 휴업한 것은 고령화사회의 단면이다.

 포수

 브라이언 맥캔 : B, 괜찮은 포수이고, 전반기 동안 방망이도 매서웠다. 그러나 계속 러셀 마틴이 생각났다. 

 라이언 머피 : B, 백업 포수로 더 바랄 게 없었다. 게임 콜 능력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내야수 

 마크 텍세이라 : A, 골절로 시즌아웃되기 전까지 반로환동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디디 그레고리우스 : A, 전반기엔 윌슨 발데스, 후반기엔 데릭 지터. 처음엔 보다가 너무 화가 났는데 어느새 팀에 녹아들었고, 좋은 활약을 해줬다. 7월말 텍사스 원정 시리즈에서 알링턴을 폭격한게 기억이 남는다.

 체이스 헤들리 : D+, 4년 계약 첫 해에 공수 양면에서 망했다. 

 스테판 드류 : D, In Play, Out

 알렉스 로드리게스 : B+,  PED 징계로 한 해를 통째로 쉬었고, 커리어를 끝장낼 뻔한 엉덩이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왔다. 야구장 안팎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찬바람 맞고 연신 무안타 행진을 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으로 바꿔치기 된 게 아닐까 의심했을 것이다. 

 그렉 버드 : B+, '외야의 천사들'에서 등장 인물들이 날개짓을 할 때는 오글거렸는데 이 루키를 보고선 내가 모니터 앞에서 날개짓을 할 뻔했다. 하위 타선에서 제법 펀치력을 보여줬다. 고질적인 등 부상은 위험 요소이다.

 더스틴 애클리 : B,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팀에 합류하자마자 DL행이었지만 복귀하곤 연일 장타를 때려내며 드류를 라인업 카드에서 지워주었다.

 브랜든 라이언 : C, 고비용 저효율 내야 백업요원 역할을 잘 수행했다.

 로버트 레프스나이더 : C+, 괜찮은 공격력에 아쉬운 수비력. 좀 더 지켜보고 싶다.

 외야수 

 자코비 엘스버리 : D, 아프고 못했다.

 브렛 가드너 : C+, 추신수 못지않게 스트라이크 존 손해를 보면서도 커리어 첫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후반기에 엘스버리 못지않게 추락했지만 아프진 않았다.

 카를로스 벨트란 : B, 벨트란이 없었으면 오늘같은 가을야구 데모버전도 못해봤을 것이다. 

 크리스 영 : B, 괜찮은 플래툰 요원이었다.


 전반적으로 내년 시즌 끝나고 텍세이라, 벨트란, 노바 나가고 후년엔 에이로드, 사바시아 나갈 때까지 팀 페이롤이 동맥경화 상태이고 추가 투자가 어려운데, 그런 암흑기의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와중에 자존심을 세운 시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돈줄 트일 2018년 시즌이 오기 전까지는 아마 이 정도 성적을 또 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조 지라디 감독이 참 고맙고, 선수로는 2년 내내 고생한 델린 베탄시스를 가장 많이 칭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