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2일 화요일

서피스 프로3, 한성 B45 ForceRecon 3000 단점 위주 후기

 항상 그랬듯 사진은 찍기 귀찮고 다나와 가면 나와있다.

 1. 서피스 프로3

 좋은 제품이다. 빠릿하고 윈도우라 가리는 프로그램도 없다. 필름을 붙여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액정 반사도 심한 것 같지 않고 의외로 스피커도 좋다. 다만 '유격수인데 장타력이 있는'이랑 '장타력이 있는데 유격수를 볼 수 있는'이 느낌은 비슷할지 몰라도 실제 플레이를 보면 아~주 다르듯 이 기계의 본질은 '키보드가 분리, 결합 가능한 노트북'이기 때문에 태블릿 PC라고 생각하면 무게, 소음과 발열, 그리고 앱생태계라는 단점이 보인다.

 1) 무게 : 키보드독 제외하고도 800g 무게는 태블릿으로 생각하기엔 꽤나 무겁다. 아이패드 에어가 500g이 안되는 걸 생각하면 누워서 들고서 뭘 하기엔 어렵다. 근데 이건 또 아이패드 프로랑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나는 게 아니니까 거치용 태블릿의 한계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2) 발열과 소음 : CPU가 돌면 발열과 소음이 꽤 심하다. 익스플로어에서 유투브 고화질 동영상을 보거나 스트리밍을 보는 정도는 정숙하지만, 크롬에서 같은 스트리밍을 하면 팬 소리가 거슬린다. 하스스톤을 돌리면 상황에 따라서는 스로틀링이 걸릴 정도. 블리자드 게임들 중 와우나 스타2는 켜자마자 쿨러부터 돌려대는 게임이니까 그럴 수 있다지만 하스스톤은 VGA를 딱히 쓰지도 않는데 이 정도로 열을 뿜는 것은 발열 관리에 허점이 있다고 있다고 봐야한다. 뭐 해상도를 1080p 정도로 낮추거나 클럭을 강제로 낮추면 어느 정도 개선되지만 꼴랑 하스스톤하는데 그런 짓을 해야한다면 처음부터 저성능 CPU를 탑재한 싼 제품을 쓰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심지어 usb 선풍기를 사용해 발열을 잡는 유저도 보았다. 그렇다고 다른 노트북에 비해 소음이 큰 편은 아니다. 이 열 배출 문제는 프로4에서는 많이 개선이 된 부분이라고 한다.

 3) 앱생태계 : 윈도우라 앱이 부족하고 있는 것도 업뎃이 잘 안되니까 나사가 하나씩 빠져 있다. 내가 핸드폰에서 많이 쓰는 앱들의 경우에는 ㄱ) At Bat - 없음 ㄴ) WWE - WWE앱은 없고 WWE 네트워크앱은 있음 ㄷ) pooq - 타임머신 지원안함 ㄹ) 네이버 웹툰 - 없음 뭐 이 정도였다. 그냥 익스플로어로 보면 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At Bat 같은 경우엔 아이패드용 앱에 제스처를 활용한 유용한 잔기능이 좀 있다.

 4) 삼성 840evo SSD 탑재 : 삼풍백화점 붕괴가 무량판 구조를 기피시켰다면, 삼성 840evo는 속도저하 이슈가 터지며 다른 회사 멀쩡한 TLC SSD도 기피하게끔 만든 장본인이다. 서피스 프로3도 바로 이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귀신 나오는 집도 귀신 못 보는 사람은 큰 지장없듯 내 이용용도엔 저게 큰 지장이 없을 거라고 판단해 알고도 샀지만 막상 벤치를 돌려봤다가 빡침을 감출 길이 없어 치킨을 먹어야만 했다. 자고 일어났는데 천장에 손자국있는데 방 뺄 길이 없다면 삶에 지장은 없지만 빡치지 않겠는가?

 5) 그 외 : 태블릿 모드를 켜더라도 윈도우는 윈도우다. 해상도는 높고 아이콘은 작다. 화면 터치를 통한 제스처 기능은 핀투줌이나 복사 붙여넣기 정도고 뒤로가기 앞으로가기 그런 것도 못한다. 키보드 겸 커버 역할을 하는 타입커버3는 키배치나 타건감에 딱히 칭찬을 할 수 있는 게 없다. 터치패드도 마찬가지다. 프로4 악세사리인 타입커버4와 호환이 된다고 하고, 그 편이 쓰기 좋다는 평이 있었다. 전용 펜은 가끔 펜촉 인식을 못해서 건전지 빼고 블루투스 다시 잡고하다가 점점 심해지길래 교환을 받았더니 잘된다. 난 그림을 못그려서 펜에 대해서는 이렇다 더 이야기할 게 없다.

 이건 여담으로 데스크탑의 키보드, 마우스를 서피스에 공유해서 듀얼모니터 역할로 쓰려고 USB형 KVM스위치인 강원전자 Netmate KM-01을 알아봤는데, 이건 윈도우10을 지원하지 않는대서 KM-02를 샀다. 하지만 제조사 설명대로 패치를 설치해도 윈도우10 시스템에선 인식하지 않았다. 저거 패치 하나 할려고 다른 컴에 윈도우8까지 새로 설치해가면서 한건데 참 짜증이 났다.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했지만 답변도 오지 않았고 구글링을 해보니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이 꽤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윈도우10 쓰는 사람 중에서 된다는 사람 글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Mouse without borders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쓰고 있는데 사소한 오류가 좀 있긴해도 공짜라는 걸 감안하면 그럭저럭 잘 된다.

 총평하자면, 가성비가 좋은 제품은 아니고 노트북으로서도 태블릿으로서도 아쉬운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in1 형태의 제품으로서 내 사용 용도로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만약 태블릿 용도에 더 중점을 두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팬리스 모델인 서피스 프로4 M3 버전이나 (출시 후 반응을 보고) 신품을 90만원 이내에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레노버 miix 700을 알아보는 것도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성능은 떨어지겠지만 일상적인 용도에서 팬리스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2. 한성 B45 ForceRecon 3000

 서피스 프로3가 가성비 떨어지는 비싼 장난감이라면, 한성 B45 ForceRecon 3000은 14인치 화면에 SSD가 달린 노트북을 30만원 안으로 사려고 했을 때 거의 유일한 선택지다. 내가 쓰는 건 아니고 동생이 쓰는건데 가장 싼 넷북을 구해달라고 해서 차라리 안드탭을 권했지만 노트북을 선호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서피스 사기 전이었으면 그냥 둘 예산 합쳐서 빈민에어 같은 거 두 대 사고 말았지 어휴.. 셀러론 n3050에 램은 4기가를 탑재하고 있다. 동영상을 볼 용도라 14인치 1.6kg B45와 11.6인치 1.1kg B15 모델 중 B45를 택했다. 그리고 저걸 뜯어서 윈도우를 깔고 드라이버를 설치하며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도저히 못쓰겠어서 NAS로 돌린 내 고물 노트북을 쓸 때 느꼈던 기분이다. 2009년에 산 그 노트북과의 CPU 비교는 링크(클릭)과 같다.

  운영체제가 포함되지 않았고 매뉴얼이나 드라이버 CD조차 없이 단가를 줄였다. 장점을 빠르게 훑자면 앞서 말했듯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빠뜨린 필수기능이나 슬롯도 딱히 없다. 기가랜, AC 무선랜, USB 3.0, HDMI단자, 켄싱턴락 단자까지 있을 건 다 있는 것 같다. 팬리스는 아니지만 SSD가 달려있는 모델을 선택해서 하드 읽는 소리는 나지 않는다. 키보드 키감은 서피스 타입커버보단 훨씬 낫고 트랙패드도 낫다.

 다만 사무용 컴퓨터에 펜티엄이나 셀러론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말은 '일베나 xx나'랑 비슷한 소리다. 차이가 없으면 굳이 더 비싼 펜티엄을 쓸 이유가 무엇인가? 이 노트북은 끔찍하게 느리지 끔찍한 건 아니니까 거기랑 비교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하여튼 드라이버를 설치할 때도 뭔가 좀 느리다고 생각했었는데 한컴 오피스를 설치할 때 확실히 알게 되었다. 오피스 설치 전에 인스톨에 필요한 다른 프로그램도 같이 깔게 되는데 그걸 포함한 설치시간이 10분을 넘어갔다. 한참을 지나도 깔리지가 않길래 파일에 이상이 있나 하고 서피스에 설치를 해보았는데 순식간에 설치가 되었다. 중요하니까 두 번 말한다. 정말 느리다. 백그라운드에서 업데이트만 해도 웹서핑 중 응답없음이 뜰 때도 있다. 해상도가 1366 x 768의 패널은 시야각이 좋지 않다. 노트북은 각도 조절이 가능하니 큰 단점까지는 아닐지 모른다.

 총평하자면 노트북 구입 용도가 바탕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팟플레이어 같은 걸로 동영상을 보는 것까지라면 사도 무방할 제품이다. 그 외에 음악 들으면서 워드 작업하다가 인터넷 창으로 알트 탭이라도 한 번 할 것 같으면 상위 제품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워낙 CPU가 저성능이기 때문에 부하가 조금이라도 걸리는 일을 하면 컴퓨터 앞에서 움직일 수 없게 우-아-우-아 하게 만들어주는 본 제품을 그냥 써보면 알 걸 더 부연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지만 워낙 싼 제품이라 타겟도 확실하게 있다. 아참, 서피스 프로3에 붙은 삼성 evo SSD보다 산디스크 보급형 SSD를 장착한 이 제품이 벤치 결과는 비교도 안되게 양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