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30일 금요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리뷰

 1. 개요

 11월 18일에 나온 이 게임을 이제야 리뷰하는 이유는 이번 확장팩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고, 아쉬운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위주로 리뷰에 들어간다. i5 4670, 램 8기가, GTX 770, 760에서 최상옵으로 잘 돌아갔으나 40인 이상 필드 레이드나 아쉬란같은 대규모 전장에선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버벅거리는 경우도 많다. 접속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랙은 오픈 당일을 제외하고 그렇게 잦지는 않았다. 전작 판다리아의 안개 리뷰도 링크에 첨부한다.

소장판 산다고 줄서고 접속한다고 대기열 서고 후..
 게임 내적인 컨텐츠를 살펴보면 처음으로 새로운 종족, 직업, 인스턴스 전장이 모두 추가되지 않은 확장팩이고 태양노래 농장을 계승,발전한 주둔지 시스템이 등장했다. 필드 싸움을 유도하기 위해서인지 날탈을 드레노어 대륙에서 타지 못하며, 최대 200대 200이 가능하다는 아쉬란이라는 서버군 연합 야외 전장이 추가되었다. 기존의 공격대 찾기, 탄력적 공격대, 일반 공격대, 영웅 공격대는 각각 공격대 찾기(~25인), 일반 공격대(10~30인), 영웅 공격대(10~30인), 신화 공격대(20인 고정)으로 개편되었다. 능력치 압축으로 높은 망치 영웅을 진행하고 있는 캐릭터의 경우 피통이 대격변 수준으로 조정되었으며 모든 전문기술이 간략화되고 보너스 스탯이 삭제되었다. 그 외에 여러 스킬들이 삭제 및 통합되며 캐릭터 운용이 쉬워지게 된 것도 주목할만하다.

 2. 스토리 (얼라이언스 위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싸웠던 판다리아의 안개와 마찬가지로 어떤 의미에서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도 외전격인 스토리라고도 볼 수 있다. 아제로스를 지키기 위해 가봤던 대륙에서 익숙한 인물들을 만나지만 시간축이 다른 과거의 아웃랜드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웃랜드 원주민인 드레나이와 오크 위주로 게임이 흘러가게 된다. 오크는 예전부터 스토리의 중심에 있었으나 불성 때도 비중없던 드레나이가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 신선하다. 비록 내부의 적과 싸우고 외부의 강철호드에게 두들겨 맞느라 드레나이들에게 시오니즘 냄새가 풀풀나긴 하지만 그렇게 불편한 부분은 없다.

 플레이어는 바리안 린 스톰윈드 국왕의 명령을 받고 대마법사 카드가를 따라 어둠의 문을 넘는다. 타나안 밀림을 지나 어둠달 골짜기에 자신의 주둔지를 건설하며 본격적으로 강철호드에 대항하는 사령관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기존에도 주요 NPC들이 플레이어를 영웅이라 불러주긴 했지만 딱히 직책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번엔 주둔지 시스템과 결합되며 확장팩 전반을 아우르는 임무를 받게 된다. 각 지역들을 탐험하며 퀘스트를 진행하고 레벨업을 해가며 더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존과 다름없으나 사령관이 되어 주둔지를 개척,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높은 분인 플레이어 대신 성장할 '이렐'이라는 새 드레나이 NPC의 성장도 지켜볼 수 있다. 어르고 달래고 키우는 프린세스 메이커를 하다보면 어느새 부쩍 성장한 이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드레나이 시오니스트 워리어 이렐
 그러나 중요한 단점도 있다. 저렇게 밑밥은 잘 깔았지만 플레이어가 필연적으로 도전하게 되는 던전에 가는 이유를 확연하게 알 수 없다. 이전 확장팩의 주요 패턴이던 이 지역의 나쁜 놈이 그 인던에 살고 있더라가 존재하지 않고 인스턴스 던전에서 더이상 퀘스트를 제공하지 않아 지역과 던전은 더 유리된다. 공격대 던전도 마찬가지이다. 오우거 마술사왕 마르고크가 살고 있는 높은망치에 가야되는 이유는 카드가가 반지 만드는데 재료가 필요하기도 하고 강철호드의 협력세력이니 방해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가 끝이다. 그 둘이 동맹관계를 맺는 걸 보여주는 절차는 없었다. 레벨업 과정 중 마르고크가 관련된 퀘스트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나그란드에서 마르고크의 부하를 방해한 것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스토리상 비중이 클 줄 알았던 NPC가 겉절이였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스토리라고 할 순 없겠지만 몇몇 주요 캐릭터의 이른 퇴장은 매끄럽지 않았다. 굴단 위주로 이야기를 끌고 가려니 빨리 쩌리들을 보내려는 건 알겠다. 하지만 벨렌, 카르가스, 오그림 둠해머, 초갈, 넬쥴 등 비중있는 현지인들을 창고대방출로 정리하려다보니 현지인들은 정글의 법칙에 나오는 원주민보다 비중이 없었고, 전작의 최종보스였던 가로쉬는 딱히 자기 계획대로 안된 일이 있지도 않았지만 갑자기 혼자 멘탈이 터져서 황망하게 가버리는데 쟤가 왜 저러나 싶었다. 전작에서 저 유리멘탈 친구를 대족장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또는 거대괴수 탈것을 먹으려고) 얼라이언스와 호드 모두 합심해 덤볐던 걸 생각하면 김빠지는 전개였다. 뭐 굳이 끼워맞춰서 생각해보면 가로쉬 하드 막페이즈는 저 친구 망상에 들어가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때려서 교정해주는 거였는데 뭐 그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으니 그럴수도 있다치자.

 3. 새롭거나 바뀐 점들

 PVE에선 아직 티어 세트를 드랍하는 검은바위 용광로가 열리지 않고 중간크기 인던인 높은망치만 플레이 가능하다. 신화 1,5넴 정도 잡은 그냥 그런 막공 유저지만, 항상 그랬듯 난이도 조절은 잘 되어있다. 다만 마르고크의 난이도가 직전 네임드 대비 많이 어렵고 특히 3페 혼징탱 한 명에게 지워지는 부담이 너무 많아 사실상 특정 클래스가 할 것을 강요받고 있는데 막넴이 어려운거야 관습헌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화도 아닌 일반에서 탱커 클래스별로 공략 난이도가 저렇게 차이나는건 나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대격변 검날 네파 잡을 땐 막페 쫄탱이 못하면 나머지 9명이 아무리 잘해도 못잡았지만 황혼의 요새에선 초갈 쫄탱이 차단 좀 실수해도 나머지가 커버해줄 수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적어도 내 기준에선 재미와 별개로 초갈이 더 잘 디자인된 보스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PVP는 새 전장이 추가된 것은 대규모 야외전장인 아쉬란밖에 없는데 저긴 뭐 얼마나 각 진영이 오더를 '레게(그들 용어마냥)'처럼 잘 듣느냐에 따라 결과가 정해지는 곳이라 뭐라 말할 게 없고 투기장이나 평점제 전장도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PVP 접근이 많이 쉬워진 것은 어떻게 보면 혁신이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겠다. 과거엔 적어도 제작템을 만들어입지 않으면 무작 소규모 전장에서 온갖 욕을 하는 사람도 많아서(난 얼라라 별 신경안썼는데 호드들은 갈굼이 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자주 있었다) 두시간에 한번씩 열리는 톨바 겨손 이런데나 잘 열리지도 않는 알방 정섬 가서 명점파밍을 해야했고 보상도 형편없었는데, 이젠 무작 전장 보상도 크게 늘고 아쉬란에서 정복점수, 보상상자들을 쉽게 얻을 수 있어서 파밍시간이 크게 단축되었다. 다만 서너시간씩 입장을 기다리는게 예사고 금일 핫픽스로 한 쪽 수장이 죽은 후 30분동안 중앙에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회전이 늦어졌다.

 그리고 이번 킬러 컨텐츠 주둔지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그야말로 이번 확팩의 가장 핵심적인 컨텐츠다. 전작 태양노래 농장이 전문기술에 필요한 재료들을 수급하는 역할을 했다면 주둔지는 캐릭터의 본진 역할을 한다.


확장팩 끝날 때까지 볼 주둔지 정경
 주둔지에서 플레이어는 사령관이 되어 주둔지를 확장, 관리, 수비해야한다. 각각 역할이 있는 건물들을 짓고, 추종자들을 임무에 투입시키고, 각종 전문기술 재료들을 얻으며, 퀘스트를 받아 모험을 떠난다. 주둔지는 개인 위상이지만 파티원들을 초대해 건물들을 이용케 할 수 있다. 주둔지 대화채널은 전역 채널로 공유된다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기존에 사람 적은 잡담 채널을 마다하고 굳이 파창에서 잡담을 늘어놓던 관심병자들은 이제 마음 편하게 주둔지 채널에서 쓰잘데기없는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노잼 군대드립, 별로 대단치도 않은 자랑, 홀아비 냄새 풀풀나는 이야기하다 쿨타임 차면 시덥잖은 걸로 싸우고 서로 차단하는게 일상이라 일반 이용자들은 굳이 볼 필요는 없다. 채널의 특성상 특정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1레벨 캐릭으로 접속하지 못해 종종 본캐로 일밍아웃을 해서 쉽게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은 숨겨진 장점이다.

 전문기술 숙련도를 올리는 법도 많이 쉬워졌다. 1부터 드레노어 재료로 올릴수가 있어서 기존처럼 갈 이유가 없는 구확팩 대륙들을 돌아다니며 힘들게 코륨, 티타늄이 어디있나 찾아헤맬 필요도 없고 전용 보너스도 없어진만큼 싫으면 굳이 올릴 필요도 없다. 단 낚시와 요리는 사람들이 너무 안해서 그런지 뭐 뜬금없이 딜물약 비비는데 요리 재료가 들어가고 응급치료 올리는데도 낚시로 얻는 재료가 필요하게 해놔서 사람을 매우 화나게 하기도 했다. 다행히 일찍 정신을 차렸는지 물약 비비는건 재료를 그냥 약초로 변경했으나 응급치료 숙련을 올리는 데는 여전히 낚시에서 나오는 재료가 필요하다. 부들부들..

 4. 그 외


캐자니 빡치고 안캐자니 아쉬운 아오지탄광
 주둔지에서 약초 캐는 건 그래도 할만한데, 광석을 캐는 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부분을 광산에 배치한 추종자가 대신 해주게 패치해줬으면 좋겠다. 임무를 통해 추종자 키우는 재미가 상당해서 주둔지 모바일앱이 나오면 유료라도 할 사람이 꽤 될 것 같다.리니지의 모바일 시스템처럼 사실상 강제되는 캐쉬템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추종자 임무 보내고 완료받고 보상으로 나온 상자 까는 것 자체가 살짝 흘러간 룰 더 스카이같은 모바일 게임이랑 비슷한 거라서 나올 여지도 있다고 본다.

 판다리아의 안개 때부터 생긴 '개인 루팅' 시스템은 이제 일반적인 공격대 던전에서도 아이템 룰로 채택할 수 있다. 각자 직접 네임드를 루팅해 골드가 없어도 템을 쏙쏙 먹을 수 있을 것 같고, 아이템 진행시간이 따로 없어 시간이 단축될 것 같고, 못먹어도 템을 뺏기는 기분이 들지 않아 배도 덜 아프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어차피 템이 나올 확률은 네임드당 20%에 중복템 문제는 해결 불가능하고, 오버스펙자가 올 이유가 없으니 트라이는 늘어지고 진도는 못나가고, 무득자에게 아무런 보상을 줄 수 없는 저득주팟의 단점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어쨌든 글로벌팟과 결합해 더 많은 사람들이 레이드를 갈 수 있게 해주는 가교가 된 것은 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보지만

 확팩 초기인 걸 감안하더라도 굉장히 버그가 많다. 주둔지에서 그리폰 타고 가다가 인던 입장하면 떨어져 죽는다거나 마우스 대면 나오는 툴팁이 표시 안된다거나 NPC와 상호작용이 안되거나 레이드에서 전투가 안풀려서 다 죽어야하는 단순빡침 버그들에서부터 훈련용 탈것 무한사용, 각종 직업 버그, 신화 5넴 리셋 버그, 도전모드 첨탑 4넴 풀링 버그, 영웅심+격노의 북 중복 사용같이 게임 밸런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큰 버그까지 각양각색 버그들이 존재를 뽐내고 있고 계속 발견되고 있다. 게다가 전장 지형이나 버그는 호드한테 유리할 때 절대 패치를 안하기 때문에 황희정승 멘탈을 지닌 나로서도 빡치는 일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리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GM부르면 2박3일 걸리던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레이드 중에 비정상적인 상황이 생기면 한시간 내에 왔는데 이젠 11시만 넘어도 GM이 오지 않아 레이드하다가 룻버그 때문에 템 진행이 안되는 경우가 생겨도 뭐 어쩔 도리가 없다.

 항상 찬양받던 블리자드 코리아의 현지화도 이번엔 엉망인 티가 난다. 같은 NPC가 한 대사에서 존대말을 하다가 하대를 하는 건 진행에 지장을 주는 문제는 아닌데 분명 거슬리는데다 너무 많기까지 하니까 눈에 거슬린다.

 5. 총평

 전작 판다리아의 안개가 뜬금없는 배경으로 거하게 욕을 얻어먹느라 묻힌 감이 없지 않았던 여러가지 시도들이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 와서 하나둘씩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확장팩의 흥망은 시즌초에 좌우된다고 생각하는데, 레이드나 pvp같은 주요 컨텐츠야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판다 초기의 일퀘 지옥과 드군 현재 주둔지 지옥를 비교해봐서 어느 쪽이 더 유저를 붙잡아 둘'수 있냐고 보면 모든 면에서 후자가 훨씬 나은 컨텐츠임을 부인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물론 와우를 안해본 사람들을 새로 끌어들이기엔 '내 캐릭이 약한 기간이 긴' MMORPG라는 장르 자체가 매력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와우라는 게임의 수명을 약간이나마 더 길게 해줄 확장팩임은 확실하다.

2015년 1월 8일 목요일

2014 원숭어워드

 원숭어워드는 나와 나 못지않게 잉여한 이가 2008년부터 시상한 권위없는 상이며, 한반도의 전통문화인 널뛰기와 엿가락의 정신을 계승해 세부적인 내용은 매해 상이하다. 이 쓸모less한 상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우선 기본적인 시상기준을 소개해보면,

 첫째, 우리를 경찰서로 입던시킬 우려가 있는 이에게 수여하지 않는다.
 둘째, 절대 우리를 경찰서로 입던시킬 우려가 있는 이에게 수여하지 않는다.
 셋째, 보는 사람이 부끄럽거나 안쓰럽거나 혹은 대단한 일을 진정성있게 한 유명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한다.
 넷째, 공동수상은 없다.
 다섯째, 아쉬운 2등도 기억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연도별로 채고존엄한 상을 수여받은 이들도 밝힌다.

 2008년 제니퍼 애니스톤 : '피트, 졸리와 다 함께 휴가를 가고 싶다'란 말로 수상
 2009년 루저녀 :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2010년 장혁 : 대길이(드라마 추노)
 2011년 정우성 : 이지아의 난에 휩쓸린 공을 인정했다.
 2012년 내가 연애하느라 바빠서 다른 놈이 대신 시상했는데 유실됨
 2013년 내가 연애하고 와우하느라 바빠서 이하 상동

 2014년이 지나가기 전에 시상을 하고 싶었으나 와우 확팩이 나와서 너무 바빴던고로 이제야 키보드를 잡는다. 근데 쓰고 있다가 잉여가 http://gentleheartz.blog.me/220232154575 이거 썼는데 그냥 따로 병합 안하고 마저 썼다. 서식이 엉망인데 뭐 고쳐도 안되길래 그냥 놔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