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1일 수요일

샤오미 미맥스 64기가 단점 위주 사용기 겸 미맥스 KT 와이파이 + 3G HD Voice 등록기

 G4 쓰다가 도저히 못 쓰겠어서 11월 즈음 알뜰폰으로 넘어가는 김에 팔아버리고 미맥스로 넘어왔다. 그때는 아직 환율인상 폭풍 맞기 전이라 쿠폰 + 문화상품권 그런 걸로 옥션발 미맥스 64기가를 대충 23만원 정도 줬던 것 같다. 셀러롬이 깔려왔는데, 대단히 수상스러워서 네이버 샤오미 이용자 카페 들어가서 공부 좀 한 다음 EU롬을 깔다 중간에 막히고 글로벌롬을 깔았다. 찾다보면 굉장히 간략하게 글로벌롬 설치 방식을 설명한 게시물이 있는데, 한참 EU롬 깔면서 고생하다보니 가뭄의 단비같고 너무나 고마웠다.

 장점을 빠르게 살펴보면 1) 가격이 깡패 2) 화면이 쨍쨍하고 큼 3) 크기 대비 가벼움 4) 스냅 652 탑재로 폰이 빠릿함 5) 배터리가 기이할만큼 오래감 6) 있을 센서도 다 달려있음 7) 지문인식도 생각보다 훨씬 빠름 8) 듀얼유심 스탠바이가 가능하고 외장SD슬롯도 있다. 이건 사실 내가 듀얼유심을 쓸 일이 없다...까지 쳤다가 전화가 40분인 것이 너무 부족해서 에넥스 제로 요금제 하나 신규로 뚫고 듀얼 유심으로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듀얼유심을 쓰면 외장SD카드를 못 꽂게 되지만 이것도 해결해주는 제품이 있다. 네이버에 유심확장기라고 치면 오픈마켓에서도 팔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중국폰을 권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질적인 백도어 문제를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둔감하다기보단 중국 정부의 방침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개선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샤오미 폰들은 기본적으로 MI 클라우드를 사용하게끔 되어 있다. 사진, 연락처 뿐만 아니라 통화내역, 메시지, 웹서핑 내역까지 백업하는 저 강력한 클라우드의 서버가, 우리로 치면 남영동 즈음에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이야 폰으로 이런 것도 봐?
 백도어 위험에 대한 우려는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기기를 실사용할 때 느낄 수 있는 단점에 대해 써보겠다.

 1) 지나치게 세세한 설정 - 중국에 이상한 앱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앱에 관련된 보안 설정이 처음 보면 짜증날 정도로 세세하다. 플레이스토어에서 받은 앱도 마찬가지다. 귀찮아서 다 풀고 쓰긴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카톡만 봐도 백그라운드 실행을 허용할 것인지, 푸쉬 알림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각종 권한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일일이 다 지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다 막혀있기 때문에 하다못해 카톡도 못쓰게 된다.

 2) MIUI - 나는 아이폰을 오래 써서 오히려 이게 더 편하긴 했는데, 순정 안드로이드나 주요 제조사들 런쳐 UI랑은 좀 다르다보니 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3) 재질 - 크고 얇고 무겁기 때문에 떨어뜨렸을시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만져보면 알겠지만 내구성이 좋을 수가 없는 재질이다. LED나 버튼 등도 싼 티가 난다.

 4) 카메라 - QR코드 리더기 이상의 기능을 바랄 수가 없다. 정~말 심각하게 구리다.

 5) 앱 호환 - 국내 정식 출시된 폰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앱들은 지원하지 않는 기기입니다 그런 메시지가 꽤 뜨고, 지원된다고 해도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좀 있다.

 6) 외부 스피커 - 2000년대 초반에 스카이 뮤직폰을 썼었는데 그 핸드폰 스피커보다 구린 소리가 난다. 이걸로 길바닥에서 영화보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이 불쌍하게 여겨서 자기 이어폰 주면서 같이 들을까 그럴 것 같다.

 7) 외국폰의 귀찮음 - 실제로 사용하려면 셀러롬 밀고 글로벌롬 깔아야 하는데 롬 올릴 때 아무리 설명 보고 따라해도 깔끔하게 안되고, 중간에 막히는 부분이 꽤 있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 매우 간단하게 글로벌롬을 까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SKT 사용자들은 밴드 언락을 해야해서 여기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LGT는 APN 설정을 해줘야 되는데다(이건 그나마 쉬움) 어느 통신사를 쓰든지 외산폰이라 VOLTE를 사용할 수 없어서 하위 호환 기술인 3G HD Voice를 신청해야 하는데 이게 나름 또 귀찮다.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메일로 신분증이랑 IMEI 보내주고 OMD를 PTA-VOLTE로 변경해주시구요 3g HD Voice 신청해주세요 뭐 그랬던 것 같다. 올레 와이파이도 KT용 폰으로 나온 게 아니니 한번에 못잡고, SIM인증으로 사용하든가 IMEI 불러주고 사용해야 한다.

 8) AS - 현실적으로 사설 혹은 자가수리밖에 답이 없다.

 두어달 쓰면서 생각나는 장단점들은 이 정도이다.

 요약하자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서 남에게 추천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나, 전자제품 좋아하는 사람들의 장난감으로는 차고 넘치는 핸드폰이다.

2017년 1월 4일 수요일

단통법은 정말 최악의 악법일까

  이동통신사업자가 꼴랑 3개 있는 나라에서 독과점 테크 타는 것은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다. 영세업체들이 아니라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에 의해 5:3:2로 고착된 시장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시키지는 못 할 망정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보조금을 제한하고, 통신사 옮긴다고 더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는 단통법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법안이다. 남이사 핸드폰 사려고 새벽까지 줄을 서든 일주일 동안 텐트를 치든 그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깜냥의 문제도 아니다. 거기에다 이 법은 통신사가 일선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은 전혀 제약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법안의 외양만 놓고 보면 통신사는 보조금 줄여 좋고 소비자만 엿먹는 구조로 귀결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단통법이 모든 소비자에게 손해가 되었나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단통법은 실제로 불법 보조금을 근절하지 못하였고 입법 목적이었던 가입자의 가입유형 간 차별을 해소하지도 못하였다. 이건 주말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서 탑돌이하는 사람들만 따라다녀봐도 증명이 된다. 하지만 이통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지원금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시하고, 어딜 가서도 그만큼은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정착하는 것에는 성공했다. 또 언락폰이나 중고 단말기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만큼 약정기간 내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선택약정할인 제도를 도입했다. 물론 이는 단통법에서 가장 큰 비판을 받는 조각인 보조금 상한제가 없어도 가능한 제도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더이상 갤럭시 사러 갔다가 대리점 말빨에 속아서 LG폰, 팬택폰을 출고가에 36개월 약정까지 끼얹어 눈탱이 맞고 고객님 왼뺨을 쳐맞으셨으니 오른뺨도 대시라면서 부가서비스까지 넣는 일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저런 법안에도 순기능이 있다는 것은 그 전까지 이동통신시장이 얼마나 개막장이었는지를 방증하는 결과인 것이다.

 정보에 어두우면 어느 정도 손해 보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것엔 수긍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도가 있다. 무슨 밀거래 암시장 같은 곳이 아닌 엄연한 대기업 이통 대리점에서 같은 유형 / 요금제로 가입하며 누구는 갤럭시S3를 17만원 주고 사고, 다른 누구는 베가 아이언2를 출고가 78만원 그대로에 부가서비스까지 떠안고 사는 지옥도 앞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선 어쩔 수 없죠 ㅎㅎ 이러느니 잘 모르는 사람은 공시지원금이라도 받고, 정보가 있는 사람들은 음성적으로라도 싸게 사는 것이 내 눈에는 더 공평해보인다. 단통법 시행 2년 전부터 휘청거리던 팬택이 딱히 단통법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건 서든어택2가 오버워치 때문에 망했다고 하는 것과 똑같이 허황된 이야기다. 벤쳐기업이면서 직접 생산 공장을 두고 제품 제조까지 직접 하는 팬택을 높게 평가'했'지만, 여러모로 한계가 있는 게 아니었나 싶다.

 단통법 시행 결과로 일선 대리점에서 재고로 쌓여있던 보급형 폰을 팔면서 소비자의 무지를 이용해 가격은 최신 플래그쉽 폰이랑 똑같이 받아먹는 일이 사라지게 되었고, 그 결과로 폰 가격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지며 이통사에서 괜찮은 스펙의 보급형 폰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 과거에는 고객님 SK입니다 그러면서 발신번호조작 스팸전화 걸어대던 SK텔링크 외엔 존재감 자체가 없던 MVNO를 정책적으로 밀면서 가성비로 유명한 알뜰폰 요금제들이 꽤 나오기 시작한 것, 약정 반환금이 필요없는 순액 요금제가 대세가 된 것 등도 부가적인 순기능으로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단통법 하의 긍정적인 변화인 지원금 공시제도, 선택할인약정 제도는 독소조항인 보조금 상한제에 의하여 성부가 갈리지는 않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의 자유를 모두 침해하는 보조금 상한제는 철폐되어야 한다. 법안 자체도 한시적인 일몰법안이니만큼 연장 없이 그대로 종료되었으면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전산작업과 유심판매만 하고, 핸드폰은 전자제품 매장에서 파는 것이 불필요한 압력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뭐 업계 종사자들의 밥줄이 걸려있는 거니까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아무튼 실제로 위에서 서술한 긍정적인 효과들이 존재하는 이상, 단통법이 단점만 있는 최악의 악법으로 묘사되는 데는 동의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