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9일 수요일

(크레마 샤인과 비교한) 리디북스 페이퍼 짤막한 사용기

 기존에 쓰던 E-Ink 단말기는 크레마 샤인이었는데(크레마 샤인 리뷰 링크), 주로 쓰는 플랫폼은 리디북스이다보니 예전엔 루팅을 해서 리디북스, 램관리 앱을 깔아썼고, 크레마 샤인이 업데이트된 후엔 열린서재를 지원해서 썼다. 그런데 열린서재 지원 업데이트 후부터 너무 기기 프리징이 심해져서 하루에도 몇번씩 강제 리셋을 해야하니까 짜증이 났다. 그래서 리디북스 전용기기를 하나 구해야되나 하던 차에 마침 기기 대여 이벤트가 있어서 신청해서 며칠 쓰다보니까 마음에 들어서 샤인을 정리하고 페이퍼를 아예 사버렸다.

 사진을 거지같이 찍었는데 검정색 기기가 리디북스 페이퍼, 흰색기기가 크레마 샤인이다.



페이퍼
샤인
 페이퍼는 리디북스 전용 머신인데 비해 크레마 샤인은 열린서재로 리디북스 전자잉크 앱을 구동한 것이기 때문에 공정한 비교는 아니다. 두 기기의 해상도가 각각 페이퍼 1045 x 1072, 샤인 1024 x 768로 차이가 나는만큼 (사진상으로는 알아보기 어려울지 몰라도) 샤인으로는 만화를 보기가 좀 어렵고, 글자가 섞인 삽화는 걸러야 하는 수준인데 비해 페이퍼로는 괜찮게 볼 수 있다. 그래도 6인치

 리디북스 페이퍼의 장점

 1) 해상도 깡패 - 텍스트는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데 만화나 삽화 섞인 글을 볼 때는 훨씬 우월하다.

 2) 빠릿함 - 전용기기라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빠릿하다. 그런데 사실 크레마 샤인도 크레마 앱만 쓰면 별로 느리진 않다.

 3) 좌/우 물리키 - 페이지를 앞 뒤로 넘기는데 사용하는 물리키. 위치도 적당하고 사용할 때 엄청 편하다.

 4) 가격 - 경쟁기기인 크레마 카르타보다 기본가도 살짝 저렴하고, 리디북스는 해피머니 신공이 되기 때문에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페이퍼를 구매할 때는 리디 캐쉬만 쓸 수 있고 충전 보너스로 받은 포인트는 사용 못하는 것 같았다. 난 대여 이벤트로 받은 기기를 구매한거라(미개봉 새 기계를 대여용으로 주는 패기) 2만원 할인쿠폰에 케이스도 받아서 아무래도 크레마 카르타에 케이스까지 추가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먹혔다.

 리디북스 페이퍼의 단점

 1) 열린서재 및 TTS 미지원 - 경쟁기기인 크레마 카르타에 비해 딸리는 부분. TTS는 어쩔 수 없고 열린서재는 루팅을 하면 된다지만 귀찮기도 하고 내가 전엔 쓰던 예스24가 전자잉크용 앱을 따로 내주는 것도 아니고 앱을 워낙 못 만들기도 해서 불안하다.

 2) QC - 어차피 리디북스에서 직접 제작하는 것도 아니고 OEM이겠지만 패널을 무슨 거지같은 걸 썼는지 몰라도 위는 하얗고 아래는 노란 투톤 화면을 가지고 있다. 좌/우 물리키도 우측은 좌측과 달리 하단부분 인식이 잘 안되는게 뭐 조립을 이상하게 해놓은 모양. 많은 구매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니 이런 부분은 가열차게 까여야 한다.

 3) 사양 - 크레마 샤인과 마찬가지로 512메가 램을 쓰고 있고, 이 말인즉슨 루팅하는 즉시 또 램 압박에 시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총평

 만약 할인 쿠폰이랑 케이스 안 받았어도 크레마 카르타 대신 페이퍼를 샀을까 생각해봤는데, 그냥 샤인을 계속 썼을 것 같다.

비루한 문화생활 -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1.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영화화한 첫번째 작품인 전쟁의 서막이 개봉함으로써 와우저들은 구 워크래프트 스토리, 와우에서의 평행세계 스토리(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시간의 동굴), 영화 스토리 이렇게 3개의 같은 시간대를 겪어볼 수 있게 되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워크래프트도 게임과 영화의 스토리가 각자의 길을 간다고 하지만, 이게 책(듀로탄, 전쟁의 서막 모두 크리스티 골든-갓 작)도 같이 출판이 되다보니까 그동안 세계관과 충돌 혹은 혼동이 없지 않아 있다. 난중일기와 원균행장록을 번갈아 읽으면 주화입마에 걸리기 쉬운 것처럼, 아무래도 게이머 입장에서는 아제로스판 동북공정을 겪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2. 이번에도 블리자드는 오크 포장에 실패했다. 자꾸 명예를 아는 착한 오크찡과 피의 욕망에 사로잡혀 무차별적인 학살을 벌이는 나쁜 오크놈들 양자를 조화시켜서 쉴드를 치려고 하는데, 쓰랄이 재창설한 호드 이전의 오키쉬 호드 중에서 제대로 된 놈은 듀로탄 하나밖에 없었고 쟤도 죄없는 드레나이들 마을을 파괴하고 학살하던 일당인 건 똑같다. 그냥 2차 대전쟁 이전 / 3차 대전쟁 이후의 호드를 구분하면 되는걸 매번 오크 미화를 포기하질 못해서 호드의 선지자 쓰랄 백두혈통을 완성한답시고 생물학적 아버지 듀로탄, 정치적 대부 오그림 둠해머를 어떻게든 우상화해서 포장해보려고 애를 쓴 결과가 듀로탄은 임신한 아내 몰래 데려와 아들을 원정출산시킨 부모, 오그림 둠해머는 모자란 식견을 가진 인물로 만들어놓는데 그쳤으니 실망스럽다. 오크들이 폭군 굴단한테 반기를 드는가 싶다가 지옥마법 한 번 보여주면 또 쫄아서 굴단 말 듣는 연출도 나쁜 쪽으로 아주 인상깊었다.

 3. 그러다보니까 또 호드는 '사실 우린 또 oo에게 속았음 ㅋ'하며 자기 똥 자기가 못 치우는 역사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1) 1차 대전쟁 : 학살은 지들이 신나서 다해놓고 '굴단한테 속았음 ㅋ'-> 나중에 굴단 단물은 잘 빨아먹고 팽 2) 분노의 관문 : 호드 플레이어가 역병 폭탄의 재료를 만들어줬지만 '퓨트리스한테 속았음 ㅋ' -> 얼라이언스가 처리해줌 3) 테라모어 : 호드 플레이어가 가로쉬의 무차별 학살을 도왔지만 '가로쉬한테 속았음 ㅋ' -> 얼라이언스가 오그리마로 와서 폭군 타도 도와줌 4)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 지들이 저주받은 땅 넘어와서 신난다고 학살하다 역으로 쳐발리고서 '사실 우리 강철호드도 피해자고 굴단한테 속았음 ㅋ' 뭐 다 비슷한 이야기고 이젠 익숙하다.

 4. 영화 만듦새로 넘어오면, 게임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경험이 없을 다수 관객이 보기엔 너무 얼기설기한 영화가 아니었을까. 제대로 지명이 써진 지도 한 장이 안나와서 가뜩이나 이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설명하지 못하는 가운데(반지의 제왕에서도 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길이 얼마나 빡센지 설명하는데 지도가 큰 도움이 되었다), 오크를 타우렌 등빨로 만들어놔서 더더욱 멸치가 된 인남캐들은 싸우기도 더럽게 못 싸웠고, 내부 분열까지 심해서 별로 감정이입할 요소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러브라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알겠지만 별로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럼 와우저들은 재미가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뭐 그 사람들은 CSI : 그늘숲이 나온다고 해도 재미있게 볼 것이기 때문에..

 5. CG랑 스톰윈드 브금 한 5초 나온 건 좋았다.

2016년 6월 13일 월요일

비루한 문화생활 - 오버워치,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하스스톤 고대신의 속삭임, 창세기전4, 서머너스 워 천공의 아레나

 i5 4670, 램 16GB, GTX 770 4GB 시스템을 사용하고 메긴 점수는 20-80 스케일이다.

 1. 오버워치

 내가 5시간 이상 플레이한 FPS 멀티 게임은 레인보우 식스, 카운터 스트라이크 오리지널, 제다이 나이트, 스페셜 포스1, 서든 어택, AVA 정도이다. 거의 다 친목용으로 했던거지 저 장르 자체에 큰 재미를 붙인 적은 없다. 멀미도 있고 골목만 나가면 헤드샷 맞고 죽는데 딱히 재미있을 게 있었겠는가. 소위 명작이라고 하는 FPS 시리즈들도 멀티는 안 하고 싱글이나 좀 한 정도였다. 따라서 오버워치도 클베때 봇전만 깔짝하다가 그다지 재미는 못 느끼고 오베도 거르다 발매 하루 전날까지 고심 끝에 샀는데 이 게임이 상상 외로 꿀잼이다. 블리자드가 자유의 날개 이후로 내놓은 게임에 대해 대충 대격변 평, 디아블로 3 망, 판다리아의 안개 평, 군단의 심장 평, 하스스톤 흥, 영혼을 거두는 자 흥,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폭망, 히어로즈 오브 스톰 폭망, 공허의 유산 평 이 정도로 평가하는데 오버워치 이 게임은 흥 앞에 '갓'자도 붙여주고 싶다.

 우선 이 게임엔 클래스별 역할 분담 확실, 스킬 비중 높음, 이동기 많음, 점프 페널티 없음, 맵 셔플 이런 특징들이 있어서 비슷한 게임 중에 국내에서 흥행한 걸 찾자면 대략 사이퍼즈를 하이퍼FPS로 만들었다 이 정도로 설명하면 그래도 좀 비슷할 것 같다. 근본적으로 이것도 FPS인지라 에임빨 스나빨 게임이라 높이 올라가기 위해선 피지컬이 필요하지만, 지원형 클래스, 설치형 클래스 등이 존재하므로 피지컬 외 다른 능력으로도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FPS 게임들을 최고 수준까지 잘하던 재능러도 생각 외로 적응기간이 긴 것을 직접 보고 있다. 이 장르의 필수인 맵숙지와 더불어 게임에 대한 적응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게임의 장점을 나열해보면 우선 게임이 재미있고 한 판이 짧아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고사양 게임이 아니지만 그래픽과 사운드가 기대 이상이다, 패키지 게임이라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없다, 타 FPS 대비 적 식별이 쉽고 초보자를 위한 영웅부터 상급자를 위한 영웅까지 구비되어 배우기는 쉽고, 마스터하긴 어렵게 잘 갖춰져있다, 팀원의 킬/데스가 표기되지 않는 시스템 덕에 싸울 일이 적다, 게임이 끝난 후 나오는 최고의 플레이와 투표 시스템에 경쟁심도 충족된다, 최적화도 잘 되어있다, 잔혹하거나 자극적인 묘사가 없다, 옆집 게임과 다르게 블리자드는 유저 물관리에 신경을 쓴다, 한국어화가 잘 되어있다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써놓고 보니 굉장히 좋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난 3D 멀미가 좀 있는 편인데, 이 게임에선 멀미를 느끼지 않은 것도 매우 좋았다.

 단점도 꺼내보자. 첫째, 아직 컨텐츠가 부족하다. 맵은 12개 강제 셔플 시스템이라 다른 총싸움 게임들처럼 하루종일 창고에서 100킬 채워야 승천하진 않지만 6:6 고정에 크게 거점 점령/호위 이 두 가지라 하다보면 거기서 거기로 느껴지고 물릴 수 있다. 와우에서 좋은 전장들을 많이 만들어낸 회사 게임인데 스타1에도 있던 깃발뺏기도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둘째,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을 잘 잡아놓고도 싱글 플레이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사람에 따라 큰 단점일 수도 있다. 나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나 타이탄폴에 캠페인이 있었으면 샀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최근 블리자드의 저자극 추세와 맞물려서인지 승리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이 스타2보다도 더 퇴보했다. 가령 스타2에서는 각 종족별로 특정승수를 거둘 때마다 초상화 해금이 계속되었는데, 직업군 내지 영웅으로 어떤 누적 성적을 거둬도 보상이 없다. 캐릭터별로 특정 업적을 달성하면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주긴 하는 일종의 실전 도전과제 개념이 있긴 하지만 부족하다.

 반면 일부에서 단점으로 드는 45000원이라는 가격책정과 전리품 상자 판매는 별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20년된 삼국지5나 대항해시대3도 4만원대였고 2000년대 초반 국산 게임들도 3만원대 중반에서 시작했다. 같은 블리자드 게임들과 비교해봐도 2002년 워크래프트3 52000원, 2004년 와우 90일 정액 47520원, 2010년 스타크래프트2 68000원, 2012년 디아블로3 55000원으로 딱히 오버워치에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것 같지 않다. 멀티 전용 게임이라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나 레인보우 식스 시즈, 타이탄폴같은 멀티 전용 게임들도 각각 52000, 45000, 45000원이 국내 발매가였고 시즌패스는 별도였는데 나중에 나올지 모르는 확장팩을 감안하더라도 비교대상과 견주어봐서 오버워치가 딱히 비싸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게임의 만듦새가 딸리나? 메타스코어를 보면 오버워치 91점,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72점, 레인보우 식스 시즈 79점, 타이탄폴 86점 이 정도에 유저 스코어도 오버워치가 가장 높다. 취향은 갈릴 수 있겠지만 괜찮게 만든 게임이란 이야기다. 또 전리품 상자는 단순 커스터마이징 요소이고, 현금으로 사지 않아도 레벨업을 할 때마다 주고 중복 아이템은 자동으로 크레딧으로 변환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 해금을 할 수 있다. 배틀필드처럼 무기를 빨리 해금하려면 DLC를 사는 구조도 아니고 오버워치가 저비용으로 개발된 것도 아닌데 저런 헤비 유저를 위한 박스 판매를 두고 풀프라이스 게임에 추가 과금 요소는 없어야 한다는 건, 뭐.. 증세없는 복지 같은 얘기라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정도 밖에 할말이 없다.

이런 DLC도 나는 안사면 그만이고 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긴 한다
 다만 이렇다 할 만한 PC방 혜택이 없는 가운데 패키지 구매자들이 PC방에서 플레이할때도 PC방에 과금이 되는 것은 추가 혜택이 없는 한 상도의에 어긋난다. 오리진 에디션 전용 스킨을 PC방에서 이용할 수 있긴 한다던데, 오리진 구매자와 PC방 업주를 둘 다 엿먹이는 행태지 PC방 특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총평하자면, 히오스의 멸망을 딛고 블리자드가 간만에 내놓은 좋은 IP이고, 올 한 해 가장 흥한 게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75점. 공식 한국어화.

 2.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엔딩을 보지 못하고 10시간 정도 플레이한 후기.

 MMORPG는 시간이 필요하고 FPS는 재능이 필요하니까 그 둘을 섞은 게임은 접근도 숙달도 어려울 거라는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거기다 헬게이트 런던같은 노잼 게임을 한 번 하고 나니까 저 장르는 손 대기도 싫었다. 하지만 위쳐3를 해보고 칭찬이 많은 게임은 가능하면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게임을 켜고 제일 먼저 해본 건 헤드샷이었다는 것도 부연해 설명한다. -헬게이트 런던엔 헤드샷이 없었다-

 이 게임의 외양은 총 쏘면서 장비파밍하는 디아블로3이고, 게임 내 역할은 뉴욕 예비군이라고 하면 대강 설명이 될 것 같다. RPG와 TPS의 경계에서 RPG쪽에 훨씬 더 비중을 맞췄기 때문에 동네 양아치한테도 총알을 열방씩 박아줘야한다. 플레이어는 평소에는 사회인으로 활동하지만 실제로는 비밀요원이고 전염병이 창궐해 무정부 상태에 빠진 뉴욕을 복구하기 위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와치독스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였듯, 이 게임은 실제 뉴욕지도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구성을 가지고 있다. 퀘스트하러 가다 NBA나 WWE를 보다가 많이 본 건물을 발견했는데 아무리 봐도 매디슨 스퀘어 가든 같아서 실제 지도를 보면 맞고 하는 식이다.

 혼자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지만, 어차피 상시 온라인 게임이고 파티 자동매칭과 탈퇴가 매우 자유롭고 서로 부활을 시켜줄 수 있어서 최대 4인까지 파티를 구성해 우르르 몰려다니며 코옵 플레이를 즐기는 편이 좀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이런 게임은 친구들이랑 하면 더 재밌있지만 난 친구도 별로 없을 뿐더러 다 소환사의 협곡에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예비군 다 끝난 역전의 용사들 대신 서양 미필들과 함께 시가전을 벌여야 했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유비소프트의 AAA급 게임답게 평균 이상을 뽑아내고 있고, 중옵에서 딱히 최적화 문제를 겪지는 않았으나 지포스 익스피리언스에서는 어크 유니티 때처럼 중하옵을 권장했다. 이젠 유물이 되어가는 700번대라 어쩔 수 없나보다. 역시 유비소프트식 한국어화가 되어있고 높은 퀄리티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할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발매한지 한달이 넘어서 어느 정도 사람이 빠졌을 텐데도 접속은 항상 불안정하고 랙도 매우 잦다. 조금 긴 퀘스트를 코옵으로 하다보면 계속 튕기고 멈춰서 같은 퀘스트를 6번을 다시 하고서야 클리어한 적도 있다. 따라서 게임을 하다 몰입하게 되는 순간은 그리 길지 않고 자주 껐다 켜게 되서 집중하기가 어렵다.

 평점은 서버가 나아진다는 전제 아래 60점. 서버 문제가 해결되든 어쩌든 지금은 오버워치 하느라 관심도 없어서 시즌패스 구입 계획은 없다. 오버워치가 물려도 위쳐3 확팩부터 할 것 같다. 공식 한국어화.

 3. 하스스톤 : 고대신의 속삭임

 파마기사, 자군야포 메타가 고착화된 이래 오랫만에 나온 새 확장팩이지만 그거보다 더 중요한 패치가 있었다. 2년마다 이전에 출시된 모험모드, 확장팩 카드를 사용금지시키는 정규전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선 찬반양론이 있고 양쪽의 의견에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나 (황금카드 수집가들의 엄청난 피해를 제외하면) 게임 시스템상 현질 유도가 크지 않았던 점, 밸런스 패치의 여지, 진입장벽 해소, 2년이라는 기간 등을 고려해보면 정규전 도입에 그다지 반대할 마음은 없고 우선 새로 나온 확팩을 해보고 예스잼 여부에 따라 앞으로 계속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생각이었다.

 이 리뷰는 사실 새 확팩이 열린 후 첫 주말에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 대충 메타가 자리잡혀놓으니까 그냥 습관대로 일퀘 정도만 꾸준히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래도 요그사론덱은 운빨 개망인데, 크툰 덱은 뭔가 상대하는 입장에서 쪼이는 맛이 있다 나름 와우에서 고대신과의 전투를 묘사해놓은 것 같다 그랬었는데 하다보니까 적응이 되서 지금까지랑 거기서 거기같다. 평점은 생략. 공식 한국어화.

 4. 창세기전 4

 창세기전 시리즈가 딱히 디자인을 잘한 게임들은 아니었다. 본가나 외전이나 전투는 기모으는 걸로 턴 넘기다가 필살기 쓰는 거 멍하니 보고 있으면 클리어였고, 표절과 버그는 심각했으며 약속했던 시스템들은 스리슬쩍 삭제되서 발매되었다. 다만 당시의 국산게임 시장에선 대단한 대작이라 그래픽, 사운드, 캐릭터, 일러스트, 성우진, 연출, 스토리 등 게임의 볼륨은 굉장히 만족스러워서 그 뽕에 그렇게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왜 4 이야기를 안하고 10년도 훨씬 넘은 전작들을 이야기하냐면, 이 창세기전4는 혹평말고 할 게 딱히 말할 게 없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나는 넷츠고-네이트 시절 창세기전 동호회에서 꽤 열심히 활동을 했었고 주사위의 잔영에서도 흑태자 카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소프트맥스 게임을 좋아하고 열심히 했는데 그런 팬심으로도 견디기가 어려운 졸작 중 졸작이었다. 미리 베타를 해본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망겜인 건 알고 있었지만, 스마트폰 게임으로나 나와야 할 수준의 게임을 왜 굳이 PC로 출시했는지부터가 알 수가 없다. 10년 전에 이 수준으로 나왔어도 뭐 와우 불성때란 이야기인데 뭐 비교해서 어땠을지 모르겠다.

 그래픽은 나쁘고 UI는 엉망에 캐릭터와 배경이 따로 노니 게임의 첫인상부터 좋지 않다. 가장 중요한 전투를 보면 일반 전투는 모바일 게임 자동전투 수준에, 마장기 전투는 아머드코어도 맥커맨더도 아니라 제자리에서 1,2,3 눌러서 적을 맞추는 정도로 조잡한 편. 정식 넘버링이 붙어 나왔음에도 평행세계를 표방한 스토리는 원작 팬에겐 한숨을, 신규 유저에게는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인데....... 솔직히 이 망게임을 더 리뷰하는 것은 과거 팬으로서 괴롭기만 하고 의미는 없는 일이다. 오픈베타 첫날 해보고 다시는 켜지 않았다.

 일러스트와 성우 더빙은 좋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나쁘다. 20점. 국산게임.

 5. 서머너스 워 : 천공의 아레나

 예전에 확산성 밀리언 아서 좀 하다가 어느새 잠을 쪼개서 게임을 하는 날 발견하고 그만둔 이래 오랫만에 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저사양 게임이니만큼 그래픽, 사운드는 요새 게임치곤 좋지 않은 축인데 캐릭터들이 별로 헐벗고 있지 않고 아니메 오타쿠 냄새가 덜해서 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주요 남캐는 반말하고, 여캐들은 존댓말하는 흔한 한국 게임이라는 건 똑같다.

 플레이어는 소환사가 되어 뽑기로 얻은 몬스터를 강화 및 진화시키고 PVP 컨텐츠도 있고 고렙이 되면 레이드 개념도 있고 그 와중에 자기 섬을 꾸미기도 하고 뭐 그런 다른 게임이랑 비슷비슷한 모바일 게임인데 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이 게임에서 흥미로운 점은 현질 밸런스에 있는데, 운영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캐쉬템들 가격이 높으면서 가챠 효율은 좋지 않아 그걸 감당하고도 지르는 헤비 유저들에게 매출을 의지하는 듯 하다. 단적으로 2주년 이벤트 기념이라고 파는 건 11만원짜리 팩 하나밖에 없다. 라이트 유저가 사기엔 쉬운 금액은 아니다. 따라서 정말 소수의 유저가 아니면 다같이 손가락만 빨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도 나같은 극소과금 유저가 못할 게임이 아니게 된다. 이벤트도 많이 하고 딱히 현질유도도 없다. 50점. 국산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