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0일 수요일

2015 원숭어워드

 원숭어워드는 나와 나 못지않게 잉여한 이가 2008년부터 시상한 권위없는 상이며, 한반도의 전통문화인 널뛰기와 엿가락의 정신을 계승해 세부적인 내용은 매해 상이하다.

 이 쓸모less한 상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우선 기본적인 시상기준을 소개해보면, 첫째, 우리를 경찰서로 입던시킬 우려가 있는 이에게 수여하지 않는다. 둘째, 절대 우리를 경찰서로 입던시킬 우려가 있는 이에게 수여하지 않는다. 셋째, 보는 사람이 부끄럽거나 안쓰럽거나 혹은 대단한 일을 진정성있게 한 유명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한다. 넷째, 공동수상은 없다. 다섯째, 아쉬운 2등도 기억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작년 수상 내역은 링크(클릭)과 같다. 그럼 올해의 시상을 시작한다.

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환불, 구매자 보호기간 연장해보기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라이트닝 케이블 주문해보기(링크)'란 제목의 포스팅도 했었는데, 그때 주문한 것은 케이블 하나 뿐만은 아니었다. 가방, 핸드폰 케이스, 블루투스 이어폰, 케이블 이렇게 주문했었는데 한달여가 지난 지금 도착한 것은 케이블과 가방 뿐이다. 간략히 각 주문의 상황을 설명해보면,

 1) 가방 

 그냥 비메이커 가방이다. 사진 설명에 있는 로고와 실제 로고가 다른 거 외에는 별 다른 게 없다. 셀러가 물건을 보낸 후에 어디서 조회하면 된다고 쪽지를 보내줬고 실제로 잘 추적되었다. 

 2) 케이블

 1.58불을 추가로 지불했더니 중국우정 등기로 제대로 보내주었다. 굳이 '제대로'라는 말을 덧붙이는 이유는 아래 물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배송이 이 중 제일 빨랐고 등기 추적도 가능했다. 물건은 두 개 중 하나는 양품, 다른 하나는 약간 문제가 있었다. 판매자한테 문의를 넣었는데 잠수를 타길래 디스풋을 걸었다. 디스풋을 걸 때는 사유를 쓰고 사진과 동영상을 첨부할 수 있다.

 판매자가 별 코멘트없이 케이블 하나 가격인 3불을 환불승인했다. 카드로 부분 취소가 되는 모양.

 3) 블루투스 이어폰

 헬스장에서 아재들이 말거는 거 싫어서 쓰던 블루투스 이어폰이 망가져서 알리에서 한 번 사봤다. 살 때는 China Post Registered Air Mail로 배송해준다고 써있었지만 쉬핑 옵션을 눌러서 자세히 보면 China Post Air Mail로 되어있고 그나마 Pos Malaysia라는 업체(말레이시아 우체국인듯)를 통해 배송이 되었다. 국제 등기는 대개 송장 끝에 국가코드가 붙는데 이건 끝이 숫자로 끝나서 예상은 했지만 국내 도착 이후에는 조회가 안된다. 11월 28일에 힌국에 도착했지만 기약이 없다. 39일내 미배송이면 전액 환불 조건인데 며칠 남지 않았다. 아무튼 구매자 보호기간 만료가 임박했기에 연장 신청을 해봤다. Order Detail에 들어가서 Request to extend Purchase Protection를 눌러 쉽게 신청할 수 있다. 일단 일주일을 연장했는데, 한 열흘 더 지나도 안오면 전액 환불 디스풋 걸어놓고 나중에 이어폰 받으면 다시 구매해준다고 할 요량이다.

 4) 폰 케이스

 일반적으로 Original이라면 '정품'을 의미하지만, 알리에서는 '내가 만든 것'을 뜻한다. 내가 쓰는 핸드폰은 몇년 된 모델이라 더이상 정품 케이스 물량을 찾기도 힘들어 비슷하게 만든 케이스를 두 개 샀다. 셀러 자체배송이 못 미더워 중국우정 등기를 1.58불 더 내고 신청했는데 이 셀러놈은 아예 조회가 안되는 허위 송장을 보내놓았다. 기다려보다가 2주가 넘어도 조회가 되지 않아 쪽지를 보냈다.

 나 : 야 등기로 보내달라고 돈 더 낸건데 조회 안되잖아. 그리고 중국우정 등기면 등기번호 끝이 CN이어야지 번호도 뭐 이래. 제대로 보낸 거 아니면 추가 배송비는 환불해줘.

 셀러 : 우리는 물건을 보냈고 기다리면 되지 싶음 트래킹 넘버는 다음과 같고 여기서 조회해봐 

 나 : 니가 보낸 링크에서 직접 해봐 안되잖아.

 셀러 : (가짜 송장은 대답안하고) 배송은 보통 40일 정도 걸림, 기다리길 바람, 만약 못받으면 구매자 보호기간 연장해줄게 

 이건 뭐.. 보내긴 보냈을텐데 몇 푼 안되는거 허위 송장 신고하기도 그렇고 참.. 

 알리 여기가 참 재미있는 사이트이긴 한데, 앞으로 구매 전에 등기 배송 여부는 꼭 따로 물어볼 생각이다. 판매 페이지에 고지해놓은 것도 별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 어렸을 때 동대문 밀리오레 apm 이런데서 삐끼들이랑 부대끼는 거 좋아하던 사람 아니면 스트레스 받을 일 많을 것 같다. 

2015년 12월 9일 수요일

비루한 문화생활 - 아캄 나이트, 공허의 유산, 아날로그 어 헤이트 스토리

 i5 4670, GTX 770 4GB, 램 16기가 시스템에서 구동했다. 평점은 20-80 스케일을 응용했다.

 1. 배트맨 : 아캄 나이트

 이전 작들이 재미있었고 시리즈가 이번에 마무리되기에 큰 기대를 했다. 그러나 사전공지없이 발매당일 새벽 한국 출시일이 3주 미뤄진 것을 시작으로, PC판 발적화 문제로 무기한 재출시 연기가 또 있었고 넉달이나 프리로드는 풀릴 줄을 몰랐다. 거듭된 패치와 재출시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처음 상태가 막장이었는지 시리즈 첫 작품인 아캄 어사일럼에서도 지원하던 SLI를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갈피를 잡았다. 게임을 플레이한 시간과 상관없이 일정 기간 동안 환불을 해주기로 하면서 PC판은 출구전략을 마련한 형국이다.

 초반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으나 아캄 시리즈답게 중반 이후 확 몰입시킬 수 있을 연출과 떡밥 투척이 좋았다. 처절하게 싸우는 배트맨과 개성적인 빌런들의(너무 자기들만의 개성을 추구해 악당 단일화에 실패한 것은 스토리에서 단점이기도 하다) 면모도 잘 묘사된 부분. 등급이 올랐기 때문에 내심 걱정을 했는데, 크게 잔인한 부분이 없었고 난이도도 적절하다. 대폭 추가된 사이드 퀘스트 덕에 도시 이동 중 전투가 많아졌다는 것도 버려지는 공간이 적다는 이야기니까 좋아진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1) 데스랠리 시리즈도 아닌데 차 운전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보스전도 배트모빌, 추격도 배트모빌, 퍼즐도 배트모빌, 심지어 건물 지하에도 의문의 서킷 트랙이 있을 정도로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2) 시리즈의 전통인 노잼 보스전은 몇 개 있지도 않은데 배트모빌까지 끼얹어져 더더욱 재미없어졌고 연출도 나쁘다 3) 사이드 퀘스트가 너무 중구난방격에 보스전, 배트모빌까지 껴있어서 노잼 더블-더블 4) 리들러 퀘스트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파고들기 요소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만들겠지만 엔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게 싫었다 5) 스포일러가 되니 말하긴 힘들지만 후반 스토리를 감안하면 도시에 억지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았다 정도.

 재출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고 비디오램과 램 모두 충분히 가지고 있어서인진 몰라도 나같은 경우 60프레임 중간 옵션으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프레임 드랍, 램 누수 문제는 겪지 않았다. 다만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라는 메시지가 게임을 구동할 때마다 계속 떴고, 지포스 익스피리언스에서 최적 사양을 맞추면 하옵으로 자동 설정하려고 했다.

  운전면허 장내기능 교육받는 시간보다 긴 운전을 제외하면 괜찮은 게임이나 PC판 사전 구매자들에게 통수를 쳤고 출시 연기기간이 길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 전작들은 모두 시즌패스까지 샀지만 이번에는 얄미워서라도 사지 않을 생각이다. 45점. 공식 자막 한국어화가 되어 있다.

 2. 스타크래프트 2 : 공허의 유산

 스타크래프트 1에서부터 이어져 온 '케리건 사가'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자날 1시즌에 다이아 찍고 마스터 티어가 도입될 거라는 소식에 이제 은퇴하겠다 ㅂㅂ 하면서 튄 이래 더이상 멀티는 하지 않지만 이 시리즈는 세계관 구축에도 공을 많이 들여 캠페인하면서 스토리 보는 맛도 상당하다. 물론 싱글만 하기에 3만 6천원은 좀 세긴한데.. 볼륨도 상당한 편이고 무엇보다 할인할 때까지 스포일러를 안당할 자신이 없었다.

 자유의 날개 캠페인이 선택을 통한 분기, 군단의 심장은 진화로 대변되는 RPG 요소를 강조했다면 본작은 스토리상 흑막이 모두 드러나고 목표가 확고해짐에 따라 분열되었던 프로토스가 거대한 악과 싸우기 위해 뭉치는 대통합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런 전개 방식에 종족의 미래를 이끄는 하나의 영도자 외 다른 '산' 영웅의 목소리는 높기 어렵다. 다른 영웅들도 저마다 종족의 미래를 위해 기여하지만 전작들에 비해 직접 전장에 뛰어드는 비중은 그리 많지 않다. 수장 격인 아르타니스부터 잘 얼굴 안비추는데 정치는 발레리안이 하고 소규모 정예부대인 레이너 특공대를 이끄는 레이너, 후계자는 두고 있지만 혼자서도 군단인 케리건과 댈람 내 통합의 상징인 아르타니스의 위치가 사뭇 다르니까 납득할 수 있는 설정이다.

  따라서 영웅이 이끄는 소규모 특수 임무는 그리 많지 않고 전형적인 선 방어 후 목표물 점거, 적 전멸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RTS 미션이 많다. 진행방식이 단순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떨어지기는 하나 세계관에는 잘 어울린다. 블리자드 게임답게 업적 시스템과 난이도 변경이 있어 파고들기 요소도 충분하다. 멀티는 나야 안하지만 뭐 믿고 하는 거 아닌가? DLC로 추가 임무들을 발매할 계획이라고 하고 여기서 본작에서 비중이 없었던 캐릭터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아마 다 살 것 같다. 재미있었다. 멀티플레이를 한다는 가정 아래 75점. 이번 캠페인만 놓고 보면 50점. 공식 한국어화.

 3. 아날로그 : 어 헤이트 스토리

 예전부터 야겜을 굳이 미연시라고 표현하는 위선자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정말로 미연시와 야겜이 구분되는 장르라면 같은 게임에도 섹스가 나오는 버전이 있고 안나오는 버전이 있는데 왜 나오는 버전만 한글화 되고 다운받아 가는가? 그와 비슷하게 비주얼 노벨이라고 하면 사실 설명만 들어선 야겜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이 아날로그 : 어 헤이트 스토리는 스팀에서 연령 확인없이 팔고 있는 인디 게임이라 노란머리 검은머리 여자애들을 사귈 수도 있고 각종 코스튬을 입힐 수 있고 섹스 이야기가 아예 안나오는 것은 또 아니긴해도 주인공이 AI와 관계를 할 도리는 없으니 야겜이 아니라고는 할 수 있겠다.

 섹슈얼 코드가 들어가지 않으면 망할 장르일 거다는 것이 저 장르에 대한 내 생각이지만, 이 게임은 딱히 남들 앞에서 못보는 CG 같은 것도 없이 세계관과 스토리만으로 일러스트 몇 장에 글자가 가득한 세계에 플레이어를 몰입시켜 모니터 안을 미소녀 동산 대신 불지옥 난이도 남존여비 시월드로 능히 바꿔줄 수 있다. 이유를 알 수 없이 탑승원들이 죽고 우주를 떠도는 우주선을 조사하러 간 플레이어가 컴퓨터에 기록된 자료들을 조사한다는 도입부부터 참 깔끔하게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문서에서 캐릭터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고, 각각의 생각도 잘 묘사되어 글로만 묘사되는 상황을 머리에 그리는 게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인디 게임이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처음부터 바랄수도 없는 거지만 게임의 스케일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진행방식이 단순해 3시간 정도 플레이하니 수집요소를 다 얻지는 못하였으나 엔딩은 모든 종류를 볼 수 있었다. 읽을거리들이 많다고 한들 AAA급 게임에서 나오는 문서 아이템 분량엔 비할 게 못된다. 일러스트도 덕후력이 흘러넘치는 편이 아니라 비주얼을 중시하거나 대작 위주로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 흥미로운 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중세 한반도 인권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것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데 본작에서 묘사되는 여성인권 지옥도는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과거 미개한 문화지 딱히 동아시아 유교문화에 체계적 근거를 둔 특수한 문화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물들이 한국식 이름을 사용하고 양반이라거나 과부의 절개같은 개념이 등장하긴 하나 양반은 문관 시험을 위해 고전과 수학 공부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과부의 재가도 되며 기생마저 한자로 글 잘 쓰고 있는데 부정적으로 과장해서 묘사할 거였으면 저렇게 순한 맛 조선으로 표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55점. 공식 한국어화.

2015년 12월 4일 금요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라이트닝 케이블 주문해보기

 기존에는 벨킨 Mixit 메탈릭 케이블을 사용했었는데, 이게 은근 기본 번들보다 튼튼하고 길어서 편리하다. 그래도 또 사자니 3만원이 넘으니까 비슷한 케이블을 사보기로 했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처음 이용해봤는데 배대지 이용이 필요없고 해외결제 카드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액티브X 설치 새로고침을 반복해야 하는 국내 마켓보다 주문 절차는 더 간단하다. 간편결제 그런 걸 굳이 가입하고 인증하고 이런 것도 필요없고 한 번 카드 정보를 등록하면 끝. 가격은 개당 3불에 등기배송료로 1.5불 정도가 든다. 2개를 주문해보았다. 7.5불

보다시피 MFI 인증이라고 써있기는 하는데..

 11월 13일에 주문해서 12월 4일에 도착했다. 같은 날 다른 셀러들에게 블루투스 이어폰이랑 기타 물건들도 샀는데 걔네들은 언제 올지 기약이 없다. 우리나라처럼 당일 출고 이런 거 없고 어디 쌓아놨다가 한번에 보내는듯. 





 회색이 벨킨, 금색이 저 알리발 케이블. 케이블을 비교해보자면 벨킨 것보다 두께가 두껍고 뻣뻣하다. 길이는 1.5미터로 상당히 길다. USB 포트에 연결하는 위쪽 사진 부분이 까탈스러워 충전기나 컴퓨터에 물려놓을 때 정확히 꽂아놓지 않으면 폰에 꽂았을 때 케이블 윗부분으로 물렸냐 아랫부분으로 물렸냐에 따라 M인증 오류가 뜨기도 한다. 한번에 최소 대여섯개 주문해서 지인들한테 던져줄 게 아니라 한두개 사려면 다이소에서 2천원짜리 라이트닝 케이블도 팔고 MFI 인증 케이블도 오픈마켓에서 배송료 빼면 몇천원이면 사니까 그런 게 더 낫긴 하겠다.



 (링크)에서 MFI 인증이 맞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데 혹시 몰라서 확인을 해보았지만 물론 이 제품은 그런 건 없ㅋ다. 하나는 컴퓨터에다 물려놓고 하나는 스페어 용으로 쓰기로 하고 다시 넣어놨다. 참고로 저 포장에 적힌 QR코드나 홈페이지는 동작하지 않았다. 

 뉴에그에서도 같은 브랜드 이름이 달린 케이블을 파는데 알리용, 뉴에그용 따로 만드는지 애초에 같은 회사꺼긴 한지 모르겠다. 포장해놓은 건 똑같다.

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구형 노트북으로 XPEnology NAS 만든 짧은 후기

 이 리뷰는 옆지기가 선물해준 외장하드를 받아 작성되었다.

 XPEnology 자체는 오픈소스라지만 기존 상용NAS인 시놀로지 사의 OS를 추출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선 문제 소지가 있어보인다. 링크(클릭)을 보면 이런 의견이 있긴하나 누가 나에게 복돌이 네 이노오오옴! 하면 아니거든요 하면서 대응하진 못하겠고 그냥 쉰네가 개인테스트용으로 사용했습니다요 아이고 이 고물이 얼마나 가겠습니까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꼭 시놀로지 제품을 사용하겠습니다요 하면서 조용히 데꿀멍할 생각이다.

 슈플 파워가 http://pyrymania.blogspot.kr/2015/11/600p12a-sata.html 이런 문제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하드까지 점검보내야 하는데, 점검보낼 놈을 백업할 스토리지를 알아보다가 외장하드를 구하게 되었고 그 김에 집에서 굴러다니는 5년된 노트북에 외장하드를 물려서 NAS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삼보 ES-302인데 MSI의 x340과 같은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에도 싼 맛에 산 제품이지만 적어도 저런 입문용 NAS보단 사양이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사족으로 적자면 노트북을 리퍼비쉬 제품 사는 것은 절대 비추한다. 이 제품 쓰면서 힘든 일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이 제품은 CPU가 아톰 n280급이라 (이상이 없었어도) 윈도우 용으로 실사용은 힘들었지만 의외로 NAS로서 장점이 있었다. 우선 5W TDP CPU를 쓰는 저전력이고, 꼴에 울트라씬이라고 유선 기가랜을 지원한다. 램도 2기가가 달려있다. 무엇보다 코어2솔로라 64비트를 지원해 다른 방법을 찾지 않아도 XPEnology을 깔 수 있었다. 노트북이라 배터리가 있으니 UPS 기능도 될테다. USB를 2.0까지밖에 지원하지 않아서 외장하드가 느린 것은 단점이었다.

 1) 설치에 도움을 준 게시물들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DcHB&articleno=9893725
하드웨어 선택부터 설치, 기본 패키지 이용까지 기본적인 A to Z가 잘 정리되어 있다.

http://foxyroid.com/42
여기도 설치과정을 하나하나 잘 짚어주었다.

 2) NAS 이용용도

 네트워크에 상시 연결된 하드 역할을 하면서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토렌트 시드 정도 던져주면 알아서 받아놓는 정도 용도로 쓰고 있다.

 3) 문제를 겪었던 일들

 ㄱ. DS video - NAS에서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스트리밍해주는 앱이라고 보면 될텐데, 에어비디오 HD 서버를 NAS에 깔고 싶었지만 구 에어비디오 서버를 설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복잡해보여서 포기. DS video는 프레임도 15프레임으로 후지고 자막버그가 있는 상태다. smi 한글자막이 나오지 않아서 srt로 변환해야한다. 동영상 스트리밍은 그냥 webdav, ftp 열고 nplayer 사서 연결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ㄴ. wol - 아무리 저전력이라도 24시간 노트북을 켜두려면 부담이 되고 내장랜 제원에도 wol을 지원한다고 써있어서 몇시간을 투자해서 알아보았으나 쉽지 않았다. 무슨 글을 봤고 뭐가 안됐는지 적어보면

http://xpenology.me/how-to-activate-wol/ : 준비 부분에서 실제 MAC 주소로 수정을 해줘야한다는데, 노트북의 실제 MAC 주소는 찾았지만(일반적으로 알고있는 공유기에서 나오는 MAC 주소와은 다르다고 한다) 내 syslinux.cfg엔 MAC 주소가 적혀있는 부분이 없었다. 노트패드+로 억지로 이 부분을 삽입해서 넣었지만 되지 않았다.

http://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cm_nas&wr_id=2726&sca=%5B%EC%82%AC%EC%9A%A9%EA%B8%B0%5D&page=9 : vender 파일이 내 부팅 usb에 존재하지 않음.

 내 노트북 cmos에 네트워크 부팅 관련 메뉴는 있는데 wol 관련 옵션이 없는 걸로 봐서 그냥 얘가 지원을 안하나보다 하고 포기하기로 했다.

 ㄷ. DDNS - 나는 iptime 공유기를 사용해서 쉽게 무료 DDNS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할 듯 하다.

 ㄹ. 또 노트북의 내부 ip를 고정시키고 DMZ를 설정해 포트를 개방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ㅁ. 별 일은 아닌데 내 cpu를 i3-4130으로 인식한다. 내 사용패턴상엔 램 점유율은 반 차는 일도 거의 없는데 cpu는 틈만 타면 점유율 99퍼를 향해 상승한다.

 4) 총평

 그동안 나에게 큰 고통을 줬던 저 노트북이 NAS로 이용하는 환경에서 얼마나 버틸진 모르겠지만, 크롬 열기도 벅찬 고물을 5년만에 처음으로 써먹을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두겠다.

 2017년 7월 3일, 가혹한 환경에서 굴려지던 저 NAS가 마침내 본체 HDD가 나가면서 사망한 듯 하다. 저걸 다시 예토전생시킬지 말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당분간 편히 쉬길.

슈퍼플라워 600p12a sata선 불량 문제

 소소한 컴퓨터 문제가 좀 있었다. 대략적인 증상은 1) 윈도우 종료시 파워가 멈추지 않고 pwr 버튼을 계속 눌러 강제종료 해야함 2) 이후에 다시 전원을 켜면 파워가 들어오지 않고 한참 후 다시 시도해야 부팅 3) onedrive 동기화 폴더가 자꾸 풀려서 이유를 몰랐는데 하드 인식이 간혹 안되는 것이었음 4) 도시바 3tb 하드에서 딸깍(혹은 끼릭)거리는 소리가 지나치게 잦고 크게 발생하며 배드섹터에 기록된 파일 읽듯 속도 저하 현상이 발생함 정도였다.

 특히 4) 문제와 연관해서 좀 더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언급한 컴퓨터에 ssd, dvdrom, 하드 3개(시게이트 1tb, 2tb, 도시바 3tb)를 모두 물렸을때 하드 하나는 꼭 인식이 되지 않았다. 혹시 sata 케이블이나 sata 전원이 문제인가 싶어서 케이블도 바꿔보고, IDE-SATA 컨버터도 사용해보았지만 개선되는 점은 없었다. 슈퍼플라워 600p12a를 사용하니 전원 출력이 부족했을리는 없다고 생각했고, hdtune으로 하나씩 물려서 테스트해보니 보증기간을 갓 넘긴 시게이트 2tb에 배드섹터가 두개 있어서 버린 후에는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고 여겼었던 적이 있다. 또 일반적으로 하드 딸깍(끼릭) 소리는 하드 이상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전원 부족이 있을때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전원 공급에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1) 2)는 보드 건전지 빼고 바이오스 완전 리셋 후 딥 슬립 모드를 켜니 재현은 되지 않았지만 3) 4)는 그대로였다. 세상에 나 혼자 같은 문제를 겪을 리는 없으니 파워 문제 80, 보드 문제 20로 혐의를 두고 구글링을 시작했다. 

http://blog.naver.com/vobavoba/220121451744

http://www.coolenjoy.net/bbs/cboard.php?id=tip&no=21888&page=212&num=20501&board=tip&ss=0&sc=0&sn=0&keyword=13222&qa=0&ga=&cat=0&vote=0
 
http://etobang.com/plugin/mobile/board.php?bo_table=com&wr_id=170452

http://samgukji.net/won/link/?item_no=1109920

http://cooln.kr/bbs/cboard.php?id=tip&no=20328&page=475&num=19070&board=tip&ss=0&sc=0&sn=0&keyword=&qa=0&ga=&cat=0&vote=0

 더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SATA에 물린 게 4개 이상일 경우 높은 확률로 발생하는 문제라 보인다. 나는 검은 동네 눈팅 정도는 꾸준히 하는데 왜 이런 이슈를 지금 봤는지 모르겠다. 케이블을 교체하면 된다지만 보증기간도 많이 지났고 이런 일을 겪고나서 이 제품을 다시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탑파워 TOP-600GM 80PLUS GOLD로 교체했다. 일전에 다른 시스템에 탑파워 700 브론즈를 사용했을때 별 문제가 없어서 그냥 600 브론즈를 쓸까 했지만, 브론즈는 무상 3년이고 골드는 5년이라 정신건강을 위해 골드로 갔다. 필요에 비해 과분한 투자였기에 다른 물건들을 팔아야했다. 데스게이트 2tb만 지못미 ㅠㅠ 저 슈플파워는 문제있는 걸 팔 수도 없고 그냥 테스트용 파워로 상자에 쳐박아놨다. 



2015년 11월 6일 금요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6.2.2 패치 리뷰

 6.2.2 패치 소식을 듣고 스토리는 다 보고 싶어서 한달 결제했었는데, 첫주를 노는 바람에 퀘템이 살짝 부족해서 결국 일주일 더 끊고 전설반지 퀘스트, 아키 영웅킬을 모두 마무리하며 이번 확장팩을 끝냈다. 공격대 던전이 높은 망치까지만 열렸던 이른바 '프리시즌' 프리뷰는 링크(클릭), 검은바위 용광로 시즌 리뷰도 링크(클릭)에서 다뤘었다.

 1 ) 6.2~6.2.2 패치에서의 주요변화

 6.2패치에선 새 지역인 타나안 밀림(불성 지옥불 반도)과 공격대 인스턴스 던전인 지옥불 성채가 열리고, 주둔지에 조선소가 추가되며 전설 퀘스트 4장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지옥불 성채를 돌며 장비 파밍과 전설퀘템 수집을 하고, 타나안 밀림에서 일퀘를 하면서 평판작업을 하며, 조선소에서 선박 임무를 보내 전설퀘 일부를 진행하게 된다. 6.2.2패치에선 특정조건을 만족한 플레이어들이 드레노어 전역에서 날탈을 탈 수 있게 되었다.

 2) 지옥불 성채 후기

 이번 시즌에 신화팟을 가지 못해서 경험의 한계가 있다. 단계별로 상승하는 네임드의 난이도와 보상은 마음에 들었고 자쿠운, 이스카르, 만노로스, 아키몬드처럼 재미있는 구간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한 확장팩을 마무리하는 공격대 인던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아키몬드, 만노로스 상품소개 이미지
 첫째, #사골, 아키몬드는 워크래프트3, 불성에 이어 3번째로 출연했으며 만노로스는 워크래프트3, 대격변, 드군 오프닝에 이어 4번째로 썰리게 된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식상하다. 같은 사골인 라그나로스는 영웅(현 신화)과 일반에서 전투 결과가 달랐고, 초갈은 높은망치 막넴 신화 난이도에서만 난입하면서 결과가 크게 달라졌는데, 굴단은 내가 때려보지도 못한 채로 차원문을 통해 사라졌다. 한 확장팩의 핵심 악역을 다음 확장팩까지 넘기다보니 플레이어 입장에선 뒤 안 닦은듯한 결말이 되고 말았다.

 둘째, 전투에서 인상깊은 연출이 부족했다. 이번 확장팩 막넴만 놓고 봐도 페이즈마다 바닥을 무너뜨려 마지막엔 용광로 바닥에서 싸우게 되는 블랙핸드나 페이즈별로 각기 다른 룬의 힘을 받고 그 사이 쫄을 소환해 시간을 버는 마르고크에 비해 아키몬드는 강력하고 거대하다는 걸 충분히 어필한 거 외에 이렇다할 순간이 없었다. 다른 네임드들도 직전 인던인 검은바위 용광로, 이전 확장팩 마지막 인던인 오그리마 공성전에 비교해 그다지 인상 깊은 점을 찾기 어려웠다. 물론 앞서 말했듯 난이도 배분이 좋아 재미가 없었던 건 결코 아니지만 새삼 오공이 좋은 인던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셋째, 블리자드의 오크빠 행각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A급 전범 그롬마쉬 헬스크림을 회개의 과정도 생략한채 아군으로 만드는 스토리는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번 확장팩에서 그롬마쉬 헬스크림이 한 짓 중에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한 게 도대체 무엇이 있는가? 가로쉬한테 속고 굴단에게 당했다는 것만으로 막장행각 강철호드 전범을 벗어날 수 있는지. 가로쉬가 살아남아 역사 국정 교과서를 발간하더라도 드레노어 그롬의 악행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들을 처음부터 도운 듀로탄의 비중만 반토막이 났다. 그렇게 그롬을 영웅으로 만들고 싶었으면 죽였어야 했다.

그롬마쉬 헬스크림의 명령 아래 파괴된 네더가드 요새
 단점만 늘어놨으니 다른 장점도 언급한다면,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일종의 글로벌 학원팟 성격인 무한 공격대를 운영하며 경험없는 사람도 수월하게 공격대 던전에 입문할 수 있었다. 골팟 손님으로 가는 게 별로 마음에 안들었기에 나도 성채를 무한 공격대에서 처음 경험했다. 공대장들이 진도를 쉽게 빼기 위해 도우미들을 불러오기도 하면서 크게 헬도 없었고 나름대로 재밌게 했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지속적으로 운영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공대장들에게는 와우 1년 이용권을 주고, 공대원들에게도 추첨으로 상품을 줬는데 나는 티셔츠를 받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문상을 받았다.

 3) 타나안 밀림 일퀘지옥

 불성에 태양샘, 리분에 마상일퀘, 격변엔 불땅일퀘, 판다는 그냥 처음부터 일퀘지옥이 있었고 이번 확장팩에선 해리슨 연퀘 정도 하면 괜찮나 싶었지만 결국 마지막 대규모 패치에서 타나안 밀림에서 일퀘 지옥이 생기고 말았다. 타나안 밀림에선 판다 영섬처럼 레이드에 진입할 수 있는 아이템을 파밍할 기회를 제공하고 탈것, 장난감, 조선소 도안 등 각종 가외 보상을 얻을 수 있다.

 4) 망한 컨텐츠 : 조선소

 아캄 나이트에 배트모빌이라는 마이너스 평점 암초가 있었다면 주둔지에 추가된 조선소도 그런 롤을 맡는다. 추종자 임무에 비해 선박 임무는 여러가지 장치로 성공확률이 낮게 설정되어 있으며, 임무에 실패하면 꽤 높은 확률로 침몰해서 사라지기까지 한다. 플레이타임을 늘려놓기 위한 방편이 필요한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추종자 임무와 달리 조선소 임무는 전설퀘와도 연결되어 있는 코어 컨텐츠인데, 너무 대놓고 물을 타서 양만 불렸다.

 5) 총평

 할 때는 그럭저럭 재미있었지만 평행세계 망스토리에 남는 것은 이렐 하나밖에 없었다.

 전체적으로 플레이 인구가 박살나고 인구비가 무너졌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인지 이제 유료 가입자 수를 공개하던 것도 중단했을 정도이다. 호드야 와우 망하는 그 날까지 아즈호드가면 어떻게든 게임을 할 수 있겠지만, 얼라같은 경우 듀로탄이 망하자 하이잘로 해쳐모여 하기보단 그냥 아호로 같이 넘어가는 실정. 매번 이야기하지만 얼라 인구는 정말 심각하고 서버이전비 짭짤한 건 잘 알겠지만 그만큼 벌었으면 서버수 확 줄이고 연합서버 구성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한다.

 PvE에서는 글로벌팟 활성화로 파티창 정전을 어떻게든 가릴 수 있었지만 PvP는 고평대로 저평은 저평대로 망해서 각종 핑계 대가면서 1승1패팟 돌리고 앉아있는 상황에 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투기장은 새 시즌이 열린 예정이다만 어차피 망한 확팩에 호흡기 대지 말고 빨리 군단을 출시해주는게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가 아닌가 한다. 금일 인벤을 보니 내년 9월 21일 전후로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확장팩 출시 간격을 좁힌다는 것은 믿지도 않았다만 이건 심각하다. 그때까지 누가 하고 있을 것인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설마 이래서 유료 가입자수를 비공개로 돌린건가?

 주둔지 시스템은 처음엔 괜찮았지만 가면 갈수록 사람들이 주둔지에 박혀 나오질 않아서 내가 MMORPG를 하는 건가 아니면 레이드 입장 전에 로비에 혼자 있는건가 싶은 면이 있었다. 장르 특성상 남들에게 각종 자랑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인데 다음에는 이런 히키코모리 컨텐츠는 없애야 할 것 같다.

2015년 10월 8일 목요일

뉴욕 양키스 2015시즌 총평

 휴스턴 선수들이 와일드카드 단판전 승리를 축하하며 덕아웃에서 뛰어나오면서 양키스의 2015시즌이 끝났다. 개막하기 전에는 저딴 라인업 보려고 mlb.tv 결제를 고민해야되나 이래서 덕후장사가 눈먼 돈 따먹기라고 투덜거렸는데, 기대보다 10승은 더한 시즌이었고 이렇게 쪼면서 봤던 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프시즌엔 션 그린을 보내며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받아와 지터의 빈 자리를 채우고, 마무리 투수 데이빗 로벗슨은 잡지 못했지만 앤드류 밀러를 FA로 데려왔다. 내야 멀티요원 프라도와 떔빵투수 펠프스를 마이애미로 보내는 대가로 영건 이오발디와 외야-1루요원 개럿 존스를 받아왔다. 구로다 히로키가 일본으로 돌아가며 다나카-피네다-사바시아-노바-이오발디+@ 휘틀리라는 나름 젊은(그리고 리스크 큰)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되었다.

 타선 대폭발과 철벽 불펜, 그리고 조 지라디 감독의 훌륭한 리딩으로 예상 외로 잘 나가는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망주 출혈을 최대한 막기 위해 애클리를 데려온 거 외에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별다른 무브가 없었다. 결국 오프시즌에 러셀 마틴, 조쉬 도날드슨을 데려오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데이빗 프라이스,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사온 토론토에게 시즌 맞대결 6승 13패로 밀리며 데드라인 이후 29승 31패를 거두는데 그쳤고 와일드카드 홈게임 어드밴티지를 가져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유망주를 지킨만큼 오랫만에 팜 출신 선발투수 루이스 서베리노, 1루수 그렉 버드, 2루수 로버트 레프스나이더가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으며, 마이너에서 계속 아프던 슬레이드 히스캇도 잠깐 빅리그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2016 시즌엔 팀내 외야수 탑 유망주 애런 저지도 콜업이 예고되어 있다. 2010년 시토 컬버, 11년 단테 비셋, 12년 타이 핸슬리 이 세 명의 1라운더들이 나란히 아프거나 망한 것은 그말싫.

 투수조

 들락날락했던 선발, 훌륭한 불펜. 다나카-피네다-사바시아 세 명 중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킨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 : B+, 작년 전반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DL도 다녀오고 로테이션 조정도 받았다. 한국발 팔꿈치 폭탄설, 토미존 시급설은 실현되지 않았고 구속도 줄지는 않았으나 작년엔 마구였던 스플리터를 타자들이 공략하기 시작했고 제구에도 어려움을 겪은 결과 피홈런이 늘었다. 기대만큼은 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망한 투수는 아니다. 몸값을 생각하면 앞으로 걱정은 되지만 올해는 양키스 최고의 선발투수였다.

 마이클 피네다 : B, 어깨 관절와순 수술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뤘다. 같은 지구 팀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줘 기대를 가졌지만 DL에 다녀온 이후에는 피네다 등판날마다 내셔널스 경기를 더 많이 본 것 같다. (하지만 그 팀 경기도 만만치 않았다)

 네이선 이오발디 : C+, 그가 드러누운 후 승리의 여신의 가호도 같이 떠났다.

 이반 노바 : D, 팔아야 한다.

 CC 사바시아 : D+, 끔찍한 전반기 /  준수한 후반기를 보냈다. 알콜 중독 역시 부상과 다를 바 없고 관리가 힘든 질병이기에 포스트시즌에 참가하지 못한 것도 이해가 된다. 잘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올해 좌타 상대로 피장타를 많이 허용했다.

 루이스 서베리노 : B+, 혜성같이 나타난 난세 영웅. 루키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줬다.

 구원

 앤드류 밀러 : A, 잦은 등판에 DL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훌륭한 마무리 투수였다.

 델린 베탄시스 : A+, 불펜 에이스였다. 2년 동안 너무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은 문제가 있다. 후반기에 볼넷이 많아지고 구위가 떨어졌다. 올해 3연투가 한번도 없었지만 내년엔 반드시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저스틴 윌슨 : B, 와일드카드 게임에 낼 정도로 괜찮은 LOOGY였다.

 아담 워렌 : B, 유전선발, 무전불펜. 마당쇠 역할을 잘 해냈다.

 체이슨 쉬리브 : C, 기복이 심하고 중요한 순간에 쓰기 힘들었다.

 크리스 카푸아노 : D, 주워가는 팀도 없었다.
 야수조

 예상을 뒤엎고 에이로드, 티렉이 노약자석을 박차고 나와 제 몫을 다해주었다. 외야 수비가 전년보다 많이 나빠지고, 시즌 후반에 타선이 휴업한 것은 고령화사회의 단면이다.

 포수

 브라이언 맥캔 : B, 괜찮은 포수이고, 전반기 동안 방망이도 매서웠다. 그러나 계속 러셀 마틴이 생각났다. 

 라이언 머피 : B, 백업 포수로 더 바랄 게 없었다. 게임 콜 능력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내야수 

 마크 텍세이라 : A, 골절로 시즌아웃되기 전까지 반로환동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디디 그레고리우스 : A, 전반기엔 윌슨 발데스, 후반기엔 데릭 지터. 처음엔 보다가 너무 화가 났는데 어느새 팀에 녹아들었고, 좋은 활약을 해줬다. 7월말 텍사스 원정 시리즈에서 알링턴을 폭격한게 기억이 남는다.

 체이스 헤들리 : D+, 4년 계약 첫 해에 공수 양면에서 망했다. 

 스테판 드류 : D, In Play, Out

 알렉스 로드리게스 : B+,  PED 징계로 한 해를 통째로 쉬었고, 커리어를 끝장낼 뻔한 엉덩이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왔다. 야구장 안팎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찬바람 맞고 연신 무안타 행진을 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으로 바꿔치기 된 게 아닐까 의심했을 것이다. 

 그렉 버드 : B+, '외야의 천사들'에서 등장 인물들이 날개짓을 할 때는 오글거렸는데 이 루키를 보고선 내가 모니터 앞에서 날개짓을 할 뻔했다. 하위 타선에서 제법 펀치력을 보여줬다. 고질적인 등 부상은 위험 요소이다.

 더스틴 애클리 : B,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팀에 합류하자마자 DL행이었지만 복귀하곤 연일 장타를 때려내며 드류를 라인업 카드에서 지워주었다.

 브랜든 라이언 : C, 고비용 저효율 내야 백업요원 역할을 잘 수행했다.

 로버트 레프스나이더 : C+, 괜찮은 공격력에 아쉬운 수비력. 좀 더 지켜보고 싶다.

 외야수 

 자코비 엘스버리 : D, 아프고 못했다.

 브렛 가드너 : C+, 추신수 못지않게 스트라이크 존 손해를 보면서도 커리어 첫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후반기에 엘스버리 못지않게 추락했지만 아프진 않았다.

 카를로스 벨트란 : B, 벨트란이 없었으면 오늘같은 가을야구 데모버전도 못해봤을 것이다. 

 크리스 영 : B, 괜찮은 플래툰 요원이었다.


 전반적으로 내년 시즌 끝나고 텍세이라, 벨트란, 노바 나가고 후년엔 에이로드, 사바시아 나갈 때까지 팀 페이롤이 동맥경화 상태이고 추가 투자가 어려운데, 그런 암흑기의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와중에 자존심을 세운 시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돈줄 트일 2018년 시즌이 오기 전까지는 아마 이 정도 성적을 또 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조 지라디 감독이 참 고맙고, 선수로는 2년 내내 고생한 델린 베탄시스를 가장 많이 칭찬하고 싶다.

2015년 9월 18일 금요일

한화의 사채볼, 상환 시간이 왔다

 김성근 한화 신임 감독은 취임식에서 '한 점을 지키는 야구,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는 팀'을 만들 것을 천명했다. 그 말은 추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였다.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 속에 한화는 많은 번트를 댔고, 퀵 후크를 했고, 당겨쓰는 운영을 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희생번트 갯수와 엽기적인 투수 소모는 최다 1점차 패배, 최다 역전패를 불러왔다.

  SK 시절도 그랬지만 나는 김성근 감독이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끝난 게임에 불펜 줄줄이 나올 때는 경기시간 늘어지니 짜증이 날 때도 있었지만, 경기 중엔 김성근 감독이 말하는 게 안 들리니까 오히려 가장 덜 불쾌한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 한화에서는 매경기 이 투수 땡기고 저 투수 올려쓰는 단기전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경기가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설상가상 400미터 달리기에서 마지막 직선주로에 왔다며 총력전을 선언한 9월 9일부터의 운영은 가히 고시엔 토너먼트를 연상케한다. 3일을 쉬고 나온 선발이 이틀 뒤에 또 나오고, 다음 날 선발투수가 오늘 불펜으로 나오고, 7-8-9이닝을 막게 하겠다는 투수가 2회부터 던진다.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사는 본격 사채볼의 결과가 어땠을까?


 한화는 총력전 선언 이후 2승 6패를 기록하며 5위에서 8위까지 전력으로 추락하게 된다. 11경기 남은 지금 이렇게 시즌이 끝난다면 권혁(74경기 107.2이닝) 박정진(박정진 76경기 96이닝) 둘 모두 80경기+ 100이닝+ 페이스인데 비슷한 기록은 언제일지 궁금해 찾아봤다. 

 2009년 애틀란타의 피터 모이란과 마이크 곤잘레스가 각각 87경기 80경기에 출전했으나 합계 150이닝에 미치지 못했다. 2006년 피츠버그의 살로몬 토레스(삼성에서 뛰었던 그 먹튀 맞다)와 맷 캡스도 94게임 93.1이닝, 85경기 80.2이닝을 합작했다. 2004년에 샌프란시스코의 짐 브로워와 스캇 에어도 169경기 121이닝을 나눠 던졌으나 권혁-박정진 앞에서 나댈 상대는 아니고, 그나마 폴 콴트릴(86게임 95.1이닝)과 톰 고든(80경기 89.2이닝)의 양키스가 그나마 올해 한화에 두 점 놓고 비빌만은 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쭉 찾아본 결과 1987년 신시내티까지 가서야 김성근 감독의 맞수를 만날 수 있었다. 도박지왕 피트 로즈 감독은 롭 머피에게 87경기 100.2이닝, 프랭크 윌리엄스에게 85경기 105.2이닝을 맡겼다. 1979년 피츠버그의 척 태너 감독은 켄트 테컬비(94게임 134.1이닝)와 엔리케 로모(84게임 129.1이닝)를 저렇게 썼으니 한 수 위였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 이전엔 한 시즌에 80경기 이상을 던진 불펜 투수 두 명을 보유한 팀이 존재하지 않았다. 1871년부터 현재까지 MLB 기록을 다 뒤져봐도 김성근 감독보다 더 심하게 불펜을 굴린 사람은 한 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162경기와 144경기라는 시즌 총 경기수를 보정하지 않아도 그렇다. 

 위 리스트에 오른 투수들의 운명은 대개 좋지 않게 흘렀다. 당시 22세였던 맷 캡스는 서른이 되기 전에 은퇴했다. 짐 브로워는 이듬해부터 곧바로 내리막을 탔고, 스캇 에어는 저 중에 적게 던진 편이라 그런지 3년을 더 활약하고 5년 뒤엔 볼 수 없었다. 엔리케 로모는 3년, 프랭크 윌리엄스는 2년, 콴트릴은 1년 후에 은퇴했다. 

 다행히 모든 이가 멸망하지는 않았다. 켄트 테컬비는 그 해 32세였지만 10년을 더 뛰었다. 톰 고든은 이듬해에도 잘했고, 마무리 투수 자리를 원해 필라델피아로 간 2006년엔 올스타에 올랐다. 그 후에 내리막이 오긴 했지만 40세 투수의 숙명이었다. 살로몬 토레스가 은퇴한 건 가족과 종교 때문이었다. 롭 머피는 2년 후에도 불펜 100이닝을 소화했다. 그 이후 6년 동안 60이닝을 넘긴 것은 단 한 번 뿐이지만. 

그렇다면 저렇게 불펜투수를 혹사시킨 팀의 성적은 어땠을지도 같이 살펴보자. 

 1979년 피츠버그 : 98승 64패, 지구 우승, WS 우승
 1987년 신시내티 : 84승 78패, 지구 2위
 2004년 양키스    : 101승 61패, 지구 우승, ALCS 패배
 2004년 자이언츠 : 91승 71패, 지구 2위
 2006년 피츠버그 : 67승 95패, 지구 꼴찌
 2009년 애틀란타 : 86승 76패 ,지구 3위

 5할 승률 아래를 기록한 팀은 2006년 짐 트레이시 감독이 이끈 피츠버그 뿐이다.  플래툰 신봉과 인상깊은 하관으로 유명한 이 감독은 나중에 콜로라도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적도 있지만 98패로 팀 최다패를 갱신하기도 했다. 감독을 맡은 11시즌 동안 90패를 네번(다저스-콜로라도-피츠버그에서 모두 90패 기록)이나 했고 단 한번도 디비전시리즈를 뚫어본 적이 없다. 암흑기를 맞았던 팀들만 돌아다녔으니 무능하다고만 말하긴 어렵지만 좋은 감독이라기도 어렵다. 

 2015년 한화에서 권혁-박정진만 구른 것은 아니다. kbreport.com 기록실에 따르면 한화는 치룬 133경기에서 선발 611.1이닝(9위), 불펜이 572.1이닝(1위)을 던지는 기형적인 운영을 했다. 2013년 김응용 감독 시절에도 한화의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이닝을 던지고, 불펜은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128경기 609.1이닝, 519.2이닝으로 저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2014년에도 리그 최악의 투수진이었던 건 똑같지만 선발 621.1이닝, 구원 507.2이닝으로 배분은 소폭이나마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거기다 2015년 시작 전엔 선발 자원으로 배영수, 송은범을 영입하지 않았나. 

 송은범은 주자가 있을 때 올리면 안좋았다는 것 외에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 수 없는 투수지만 배영수의 사용법은 팬들도 알고 있다. 꾸역꾸역 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5선발이다. 장타를 많이 맞지만 볼넷을 적게 주고 삼진을 많이 잡는다. 마운드 위에 올려놓으면 아무튼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 종종 불펜 알바를 하긴 했지만 그럴 땐 롱맨보단 짧게 던지는 역할을 더 많이 했고 전형적인 선발투수다.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를 그렇게 사용하지 않았다. 비오면 로테이션 거르고 맞으면 그냥 내려버렸다. 여기서 김성근과 선동열 두 감독의 퀵후크 방식이 다른게 잘 보인다. 선동열 감독은 어지간하면 5회는 채우고 내려보냈다. 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게 장점인 투수를 그렇게 써버리니 그냥 답이 없는 FA 실패작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선발로 영입한 배영수, 송은범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릴 경기를 버리지 못하면서 불펜에서 곡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화는 불펜들 팔로 백골탑을 쌓는 운영을 하면서 62승 71패로 8위에 쳐져있다. 5위 롯데부터 8위 한화까지 1.5게임차로 혼전을 펼치고 있다고 하나 삼성, NC와의 잔여 경기가 많아 별로 유리한 일정으로 보이진 않는다.  


  SK 1121 시절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어땠는지 돌이켜보았다. '볼넷을 감수하고 삼진을 많이 잡았다' '투수 교체가 빠르고 수비력이 좋아 장타를 잘 허용하지 않았다' '한 베이스 더 가는 뉴메타 고급 야구를 했다' 따위가 먼저 생각났다. 하지만 그건 단편에 불과하고 정확히 이야기하면 당시 SK는 그냥 다 잘하는 팀이었다. 일례로 2009년 SK는 팀홈런 1위, 2루타 2위, 탈삼진 1위, 팀도루 2위를 기록하며 팀득점, 실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무시무시한 팀이었다. 저런 훌륭한 팀을 완성해 4년 동안 이끌면서 3번이나 우승한 것은 물론 김성근 감독의 공이다. 그러나 결코 '팀도 아니었다'고 할 정도로 하자있는 팀을 물려받아 '꼴찌를 일등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투수에 채병용, 윤길현, 김원형, 신승현, 이영욱, 정대현, 조웅천, 송은범, 정우람 야수에 정근우, 박재홍, 이진영, 김재현, 박경완, 최정,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정도는 이미 전임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의 마지막 시즌에 어느 정도 출장시간을 받고 있던 선수들이다. 여기에 군대에 있었던 박정권을 더하고 이듬해 팔려간 이대수를 빼면 대충 그 시절 SK 신구 멤버들이 갖춰진다. 더구나 그 시절에도 타선은 팀홈런 2위, 토털 베이스 3위를 합작하고 있었다.

 당장 2006년 SK 승률이 현재 한화보다 높은데, 저걸 한 사람을 끝도 없이 올려놓기 위해 천지개벽을 해서 1등이 된 팀으로 묘사하려다 보니까 김성근 감독을 다룬 책들을 지금 읽으면 솔방울로 수류탄 만드는 듯한 무리한 묘사가 많이 나온다. 가장 인상깊게 와닿은 구절을 소개한다.

설마 올해는 전권을 부여받아서..?

 저때나 지금이나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투수를 많이 쓰는 스타일인 건 변함이 없다. 다만 활용할 수 있는 투수의 풀이 큰 차이가 났다. 2010년엔 채병용, 윤길현이 입대하고 전병두, 조웅천이 아프고 정대현이 퐁당퐁당해도 정우람을 핵심으로 엄정욱, 송은범, 고효준이 어떻게든 땜빵을 할 수 있었다. 가득염, 큰승호 등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도 했다.  2008년 정우람이 86경기에 등판하긴 했지만 77.2이닝만을 소화했다. 저것도 적지는 않은데 동 시대에 김경문 감독이 이재우, 임태훈, 고창성 돌린 거나 조범현 감독이 손영민 90이닝 던지게 한 것 때문에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이 위에 써놓은 선수들 중엔 베테랑들이 많아서 2008년~11년 드래프티들은 없다. 전병두 정도를 제외하면 조범현 감독 시절부터 있던 선수들이다. 물론 저들을 개화시켜 써먹은 건 감독의 역할이고 SK 드래프트엔 감독이 관여하지 않았다지만 원래 불펜으로도 못 쓸 선수를 감독이 그렇게 만든 거라면 왜 임기 중 뽑힌 투수들은 경기에 나오질 못했나? 김성근 감독은 야구의 신과 훌륭한 감독 그 사이 어딘가에 있던 사람이'었'지만 전지전능한 초인인 적은 없었다.

 한화의 5886899 잔혹사를 돌아보면 정우람은 그나마 80이닝에서 끊어주던 감독이 권혁-박정진에겐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가 보인다. 3명의 전임 감독이 김성근 감독 부임 전에 이미 불펜을 잔뜩 소진시켰기 때문이다. 만약 마정길, 윤규진이 전임 감독들 아래서 소모되지 않고 유창식, 양훈을 팔지 않았다면 올해 김성근 감독의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의 성적을 위한다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지 않는 운영이 펼쳐졌다. 권혁-박정진-윤규진 중 윤규진이 먼저 사라지자 둘만 남게 되었다. 삐에로 인형이 나타나서 '또 둘만 남았네' 하는 것 같다.

 126경기를 팬과 함께 달리던 시절과 달리 144경기를 단거리 뛰듯 달리는 동안 성적도 떨어져나가고 옹호하는 팬들도 같이 떨어져나갔다. 투수조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스프링캠프부터 한여름 동안에도 야수진도 특타와 함께 했다. 휴식과 시스템을 강조하는 최근 메타와는 동떨어진 투혼의 야구였지만 성과는 별 다를 게 없었고 노선 수정도 없었다. 1만원짜리 팀에선 1만원짜리 야구를 하고 1천원짜리 팀에선 1천원짜리 야구를 해야한다던 지론은 사라졌다. 삼성의 시스템 야구, 넥센의 지풍볼, 2013년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이 보여준 야수관리능력, NC의 세이버메트리션 고용 등 변화의 바람 속에서 노감독에게 보였던 건 하향평준화로 인한 30년 역사상 최악의 시즌 뿐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원더스도 706.2이닝 중 518이닝을 외국인 5명이 던졌었다
 한계 앞에서 오히려 정신력 강조만 이어졌다. 탈보트에겐 “계속되는 실패를 더 이상 기다려 줄 수 없다”,  권혁에겐 "혹사가 아니야. 권혁이 성장하는 과정이지", 박정진에겐 "‘너, 몇 살이야?’라고 물었더니 마흔이래. 그래서 ‘그렇게 할 거면 야구 그만둬’ " 연일 실소 나오는 발언들이 기사화되었다. 계속되는 비판과 혹사 논란에 아예 멘붕이 왔는지 경기 직후 화가 나는 바람에 선발 로테이션을 잊어먹어서 3일 쉰 송창식을 선발 예고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다가 탄로나기도 했다. 그 전날 경기 중 해설위원부터가 다음날 선발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소위 스타플레이어들처럼 화려한 야구 인생을 살아오지 못했다. 현역 시절에 대단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아니었고, 투수로서 팔을 혹사한 탓에 선수로 빛났던 시절도 짧았다." '꼴찌를 일등으로'에 써 있는 말이다. 왜 그 한계를 본인은 넘지 못했나?

 난 마무리 캠프에서 칠순노인 펑고 아래 선수들이 쓰러져 있는 사진들이 왜 유난스럽게 올라오고, 밥먹을 시간도 없다는 게 뭐가 자랑인지 그걸 보는 사람들은 왜 더 굴리라고 좋아하는지 잘 이해 못하겠다. 한여름 땡볕에 특타하고 펑고하고 하는 거 보면서도 '프로가 훈련이 힘들면 하지 말아야죠' 하는 거 보면 제 정신인가 싶다. 시대를 역행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야구판만은 아니지만 그런 노오오력 리더쉽을 밀고 갈 거였으면 성적으로라도 증명했어야 한다. 지금 보면 9년전에 한기주-신용운 굴리던 서정환 감독은 4강은 갔으니까 야신 소리 들어야 할 판이다.

되는 팀은 모두 모습이 비슷할지 몰라도, 안되는 팀은 제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 법
 오래 굶주린 사람은 고기를 바로 먹으면 탈이 나니 소금물과 묽은 죽부터 먼저 주라고 했다. 근 5년동안 4번이나 꼴찌를 한 한화 이글스가 기초체력부터 챙기는 점진적인 처방을 받을 여유는 없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올해처럼 144경기를 부스터 빨고 달리는 사채볼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방법은 없다. 김성근 감독이 취임했을때 팬들은 당장의 성적보단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바랐을 것 같다. 후반기의 부진은 일시적인 모라토리움일까, 아니면 디폴트의 전조일까 당장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상환 시간이 돌아왔다. 

2015년 8월 23일 일요일

윈도우10 KB카드결제 고군분투기 : 포기하고 아이폰으로 KB국민앱카드

 한국에서 죽음, 세금 그리고 액티브X 세 가지를 피하며 살 수는 없다. 금융 결제시에 깔리는 액티브X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콕 찝어서 softcamp secure keystroke, touchen key, nprotect keycrypt 이딴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삼대장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우리 사는 세상이 그렇게 힘겹진 않을 것이다. 공인인증서나 ISP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맞게 입력해도 안된다고 난리를 치거나 키보드가 먹통되고 오류가 나서 아예 입력도 못하는 경우는 누구나 한번쯤 겪어보았을 법한 일이다. 언젠가 UFO가 지구를 공격해서 내가 죽게 되도 외계인이 천송이 코트 사려다가 키보드 먹통이 되서 아무거나 쳐눌렀는데 그게 발사 버튼 아니었을까 의심하며 '알리페이 쓰라고 노답들아' 하며 눈을 감을 것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등본 뽑아본 사람들은 대법원 사이트도 만만치 않다고 그 쪽을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둘리 외에 등본 뽑을만한 다른 생명체를 발견한 적은 없고 둘리 형은 그럴 사람은 아니다.

1억년 전 빙하 속엔 엔프로텍트는 없었을 것이다

 윈도우10을 깐지 이제 4주쯤 되었는데 그동안 잘 되다가 KCP 플러그인을 사용해 결제하는 사이트에서 ISP 비밀번호 입력이 안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익스든 크롬이든 사이좋게 먹통이었다. 오류 코드를 보고 홈페이지에서 하라는 대로 해봤지만 당연히 되지 않았고, 한시간 동안 씨름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어차피 안되는 ISP 대신 이 참에 KB국민앱카드라는 앱을 받아서 그걸로 결제를 하는게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공대 뛸 때 계정시간 다되서 튕긴 사람이 진짜 1분도 안되서 계정을 다시 넣고 돌아왔는데 신한앱카드 좋다고 이렇게 빨리 된다고 한 게 기억에 남아서 이것도 비슷하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선 앱을 받은 후 뚝딱뚝딱 핸드폰 인증도 하고 카드 등록도 하고 결제비밀번호도 만들고 오 이건 QR코드로 결제할 걸 찍어야되네 하는데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라고 한다. 국민은행 모바일 뱅킹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게 올레 인증서 앱을 통해서 공인인증서를 받아온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이 앱엔 이렇게 나와있었다.


 핸드폰에 이미 인증서가 있어서 멀쩡히 모바일 뱅킹을 쓰는데 왜 못 불러오는지 이상했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해보기로 했다. 포맷을 한터라 컴퓨터에는 인증서가 없기 때문에 핸드폰에서 PC로 인증서를 내보낸 후 국민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래서 저 버튼을 누르면 올레 인증서 페이지로 넘어간다. 앞서 이야기했듯 나는 이미 내 스마트폰 '올레 인증서' 앱에 내 공인인증서를 보관하고 있다. 그냥 있는 인증서를 KB국민앱카드 앱이 못 가져오는 거다. 따라서 저 공인인증서 가져오기 안내는 아무 쓸모가 없다. 위 캡처 하단을 보면 인증번호를 입력해서 인증서를 가져오라는데, 저 16자리의 인증번호를 입력할 페이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구글링을 해본 결과 문제가 생긴 이유는 명확했다. 만들다 만 앱을 쳐올려놔서 공인인증서를 가져오는 기능이 구현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다른 국민카드(국민은행 말고) 앱을 설치한 후 거기에 올레 인증서를 가져오기 하면, 이 KB국민앱카드 앱에서도 자동으로 된다는 것이다. 앱스토어에 KB 국민카드 치니까 한두개 나오는 게 아니라 뭘 받아야할지 헷갈렸지만 KB국민카드 WiseWallet 앱을 받아서 인증서를 가져왔다. 이건 제대로 검수를 해서 올렸던 모양이다. 그 후에 WiseWallet 앱을 지워도 KB국민앱카드에서 인증서가 사라지진 않았다.

 아무튼 저런 고생을 한 끝에 또 한가지 의문이 들었는데, 30만원 이상 결제를 할 시에만 공인인증서가 필수라고 알고 있고 앱에도 그렇게 써있는데 실제로는 내가 이용하는 사이트에선 결제를 할 때마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그래서 ISP 결제를 할 때는 그냥 ISP 비밀번호만 쓰면 됐던걸 이 앱을 쓰면 만원이건 3만원이건 결제할 때마다 앱 열고 QR코드 찍고 결제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구구절절하게 모두 다 넣어야 겨우 결제가 되니 와 살면서 이렇게 편리한 앱을 본 기억이 없다.

KB국민앱카드를 처음 접한 프린스 필더
 그 동안엔 네이버 페이나 카카오 페이같은 서비스를 굳이 이용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는데, 내 지갑 지킴이 KB국민앱카드로 4단계를 거쳐서 몇천원을 결제해보니 저절로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이딴 것도 존재하는데 그동안 불편하다는 오명을 혼자 뒤집어 쓴 액티브X님께도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있을 땐 잘 몰랐습니다.

 9월 10일 추가 : 현재 윈도우10에서도 ISP 결제가 잘 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 혁신적인 앱은 굳이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안녕 다시는 보지 말자. 영원히

2015년 8월 14일 금요일

(발번역) 로스터 구성으로 NBA 동부지구 줄세워보기

 원문 : http://espn.go.com/nba/insider/story/_/id/13380430/nba-cleveland-cavaliers-top-ranking-east-teams-roster-construction

 슈퍼스타가 이끄는 팀이 뎁스와 균형을 갖춘 팀보다 플레이오프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널리 퍼진 믿음이 있다. 가령 애틀란타 호크스는 60승을 거두며 쉽게 동부 탑 시드를 따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봤듯 파이널에 올라간 팀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였다. 왜 이런 간극이 생겼을까? 간단히 말해 캡스는 르브론 제임스가 있었고, 호크스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두 팀이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났을 때, 제임스는 병들고 지친 캡스를 이끌어 4-0 스윕을 이뤄냈다.

 제임스는 오랫동안 리그에서 손꼽히는 엘리트 플레이어였고, 가끔은 그 자신만의 티어에 올라있었다. 어느 팀이든 기꺼이 그를 로스터 맨 위에 올려놓을 것이다. 그러나 NBA는 다양한 단계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로 이뤄져있고 우승하는 방법은 단지 제임스 또는 그와 근접한 수준의 선수와 계약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우승 공식엔 함께 손발을 맞추고, 주축 선수를 보완하기 위해 팀에 부족한 재능을 갖춘 선수를 뽑아 로스터를 꾸리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NBA 선수들의 명세서를 쭉 뽑아보면, 매우 뛰어난 위대한 선수 50명이 첫 세 티어에 위치해있고, 200명의 솔리드한 선수들이 다음 두 티어에 있다. 그리고 그 외의 선수들이 맨 아래 있는 두 티어를 이루고 있다. 우리의 분석을 위해, Wins Above Replacement (WARP) -야구의 WAR와 비슷한 스탯인듯- 을 통해서 선수 개인의 개별적인 다음 시즌 예상 승률에 의거해 티어를 나누어 보았다. 이 티어에선 소수의 엘리트 플레이어를 가장 위에 두고,  불균형적 가치가 있는 선수의 희소성에 의해 등급을 결정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제임스 하든, 앤서니 데이비스 그리고 케빈 듀란트 이 다섯명의 선수만 2015-16 시즌의 가장 높은 티어에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팀의 티어 점수는 10명 로테이션을 가정하고 계산했다. '3-point era(이하 3점 시대)'에서 평균적인 우승팀은 최상위 3개 티어에 포함된 선수 한 명, 주전급의 기량을 갖춘 선수 3명 이상, 세컨드 유닛으로 쓸 수 있는 적당한 선수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이상적인 뎁스차트에 근접했다면, 더 나은 플레이오프를 치룰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티어의 값은 티어와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취 사이에서 가장 높은 상관 관계를 계산하여 결정했다.

 각각의 티어와 그 점수값은 다음과 같다 :

 등급                      승률                점수

 엘리트 오브 엘리트  .739 이상          16점
 슈퍼스타               .656~.739          10점
 Upper-tier 스타터        .600~.645          5점
 스타터                     .505~.599          2점
 세컨유닛               .426~.504           1점
 Deep Reserve         .425 이하            0점
 Fringe                   300분 이하 출전  0점

 이 점수표에 맞춰 동부 지구를 살펴보자. 먼저 말해둘 것은 이 것은 정규 시즌 예상이 아니다. 정규 시즌 예상은 케빈 펠튼의 다른 기사를 보면 된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만약 비슷한 성적을 낸 두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면 -다른 요소들을 모두 배제하면- 더 높은 티어 점수를 가진 팀이 우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1.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티어 점수 : 32점
 구성 : 엘리트 1, 슈퍼스타 0, Upper-tier  스타터 2, 스타터 1, 세컨유닛 4, 딥 리저브 2
 캡스는 '3점 시대'의 36개 우승팀 평균보다 높은 티어 점수를 가진 5개 팀 중 하나이고, 그 중 동부에 있는 유일한 팀이다.  물론 이는 별 일 없이 리그의 탑 티어에 있을 제임스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실 우리가 이 티어를 미세하게 조정하려고 해도, 제임스는 여전히 스스로 저 위치에 있을 것이다. 다섯명의 엘리트 선수들 중 오직 제임스만이 동부에 있다. 거기다 그는 혼자도 아닌다.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 역시 Upper-tier 스타터에 랭크되어 있다. 캡스는 10명 로테이션에 2명의 딥 리저브를 보유하고 있지만, JR 스미스와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 중 한 자리의 등급이 더 상승할 것이다. 이 뎁스차트에서 제한적 FA 선수인 트리스탄 탐슨은 캡스의 멤버로 간주했다. 
 2. 인디애나 페이서스
 티어 점수 : 22점 
 구성 : 슈퍼스타 1, 어퍼-티어 스타터 1, 세컨유닛 7, 딥 리저브 1
 이 분석의 결론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비록 우리가 다음 시즌 페이서스에 대한 주요 지식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 팀은 현재 5할 언저리 팀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들이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을까? 폴 조지는 다리 부상에서 완벽하게 돌아올 수 있을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페이서스의 이 티어 점수는 검증받을 수 있을 것이다. 폴 조지는 슈퍼스타이고, 동부에서 세 명의 선수만 그와 비견될 수 있다. 인디애나는 또 다른 어퍼-티어 스타터인 조지 힐을 가지고 있다. 그건 그렇고, 그 외의 페이서스 뎁스 차트는 전적으로 세컨유닛에 어울리는 선수들로 채워져있다. 
 3. 토론토 랩터스
 티어 점수 : 19점
 구성 : 어퍼-티어 스타터 1, 스타터 5, 세컨유닛 4, 딥 리저브 0
 랩터스는 다음 시즌에 약간의 헛점만 있는 좋은 플레이오프 스쿼드를 가질 수 있다. 토론토엔 6명의 주전급 선수가 있으며 적당한 세컨유닛 선수도 4명이나 있다. 리그에서 4팀만이 맨밑 티어 선수를 포함하지 않는 10명 로테이션을 구성할 수 있다. 물론 토론토는 상위 티어로 도약할 수 있는 선수가 절실하게 필요한 팀이다.
 4.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티어 점수 : 19점
 구성 : 슈퍼스타 1, 스타터 2, 세컨 유닛 5, 딥 리저브 2
 피스톤스는 약간 헛점이 있는 팀이지만 안드레 드러먼드님이 해주실 수 있을 것이다. 어산 일야소바도 디트로이트의 솔리드한 주전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레지 잭슨도 발전할 것이다. 몇년간 이 팀의 선수들은 맞지 않는 역할에 고통받았지만, 이제 최소한 팀에 맞는 계획은 가지고 있다.  우선 드러먼드를 모든 중심에 두고, 그에게 움직일 공간을 제공한다. 아마도 제대로 작동하진 않겠지만 가능성은 그동안 커져왔다. 만약 켄타비우스 콜드웰 포프와 스탠리 존슨이 성장할 수 있다면, 피스톤스는 그 방법을 택할 것이다.
 5. 애틀란타 호크스
 티어 점수 : 18점
 어퍼-티어 스타터 1, 스타터 5, 세컨유닛 3, 딥 리저브 1
 호크스는 여전히 동부 최고의 팀 중 하나로 예측되지만, 단서가 따라붙는다. 클리블랜드의 스 파워에 대응하려면 뭔가 해야 한다.
 6. 마이애미 히트
 티어 점수 : 16점
 구성 : 스타터 7, 세컨유닛 2, 딥 리저브 1
 비록 마이애미의 로스터엔 인지도 높은 선수들이 채워져있지만 애틀란타와 비슷한 상황이다. 사실 선수들의 네임밸류가 히트 팬들에겐 희망을 준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히트에게 뎁스는 명백한 장점이다. 그것이 한 명, 혹은 두 명의 선수가 슈퍼스타급의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쉬와 웨이드가 그 유력한 후보이다. 그러나 하산 화이트사이드가 그렇게 될 수도 있다.
 7. 시카고 불스

 티어 스코어 : 15점
 구성 : 어퍼-티어 스타터 1, 스타터 3, 세컨 유닛 4, 딥 리저브 2
 프레드 호이버그를 고용하지 않았다면 시카고는 예년과 비슷했을 것이다.  불스는 꽤 노장 팀이고 데릭 로즈가 MVP 시절로 돌아오거나, 혹시 호아킴 노아가 건강해지거나, 혹시 파우 가솔이 계속 나이를 거스르거나, 혹시 지미 버틀러가 나아지거나 아니면 모든 게 다 일어나지 않거나 하고 가정하는 것 말이다. 이번 시즌에 당신은 불스가 어느 쪽으로든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겠고 그것은 팀이 호이버그의 시스템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에 달려있다.
 8. 샬럿 호네츠
 티어 점수 : 15점
 구성 : 스타터 5, 세컨 유닛 5
 샬럿은 보통 수준의 팀이 되는 걸 목표로 삼을 것이다. 여전히 각각 다섯명의 주전과 세컨유닛 선수들을 데리고 뎁스 차트를 짜고 있지만, 어떤 젊은 선수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큰 의문이다.
 9. 워싱턴 위자드
 티어 점수 : 13점
 구성 : 어퍼-티어 스타터 1, 스타터1, 세컨유닛 6, 딥 리저브 2
 세 명의 젊은 베테랑이 있어 워싱턴의 전망은 밝아졌다. 존 월은 어퍼-티어 스타터고 그 이상의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 브래들리 빌과 오토 포터는 그들의 플레이오프에서의 퍼포먼스를 긴 시즌으로 옮겨와야 한다. 마신 고탓은 솔리드한 주전 센터지만, 나머지 로스터들은 뭔가 롤 플레이어들로 채워져있다. 네네가 그 대표 주자이다.
 10. 밀워키 벅스
 티어 점수 : 11점
 구성 : 스타터 3, 세컨유닛 5, 딥 리저브 2
 젊은 팀인 벅스에 상위 3개 티어로 예측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와 동시에 크리스 미들턴, 그렉 먼로, 지아니스..., 자바리 파커, 마이클 카터 윌리엄스, 심지어 존 헨슨 중 3,4명이 그 티어로 도약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벅스는 여전히 보여준 것보다 많은 잠재력을 지닌 팀이다. 다만 소수의 팀은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11. 셀틱스
 티어 점수 : 11점
 구성 : 스타터 3, 세컨유닛 5, 딥 리저브 2
 데이비드 리의 가세가 도움이 되었고 로스터에 큰 구멍은 없어보인다. 보스턴엔 상위 3개 티어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선수가 없지만, 대니 에인지가 그러한 선수를 찾아야 할 것이다.
 12. 뉴욕 닉스
 티어 점수 : 10점
 구성 : 스타터 2, 세컨유닛 6, 딥 리저브 2
 카멜로 앤써니는 어퍼-티어 상태에 오르는데 단지 약간의 점수가 부족했을 뿐이고, 건강하다면 쉽게 그 자리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로빈 로페즈 또한 솔리드한 스타터이다. 나머지 로스터들은 큰 물음표를 달고 있다.
 13. 브루클린 네츠
 티어 점수 : 10점
 구성 : 어퍼-티어 스타터 1, 세컨유닛 5, 딥 리저브 4

 내 견해로는 이 팀이 정말로 폭망할 것 같지만 그들에겐 브룩 로페즈가 있다.
 14. 올랜도 매직
 티어 점수 :  8점
 구성 : 스타터 2, 세컨유닛 4, 딥 리저브 4
 벅스와 비슷하게 올랜도도 단기적으로는 별 볼 일 없겠지만, 장기적인 전망이 밝은 팀이다. 올해 입단한 루키 마리오 헤조냐가 추가된 그들의 젊은 선수 콜렉션에서 너무 늦기 전에 상위 티어로 갈 선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15. 필라델피아 식서스
 티어 점수 : 8점
 구성 : 스타터 1, 세컨유닛 6, 딥 리저브 3
 식서스는 최근 19승, 18승팀이었다. 오카포는 프렌차이즈의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노엘은 리그 최고의 수비수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팀이 지난 두 시즌의 승리보다 많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2015년 8월 6일 목요일

(발번역) ESPN : 2015 MLB 명예의 전당 헌액자와 비교할 수 있는 NBA 선수들

 원문 : http://espn.go.com/nba/insider/story/_/id/13374623/nba-how-nba-greats-shaquille-oneal-allen-iverson-compare-recent-baseball-hall-famers

 2주전 MLB 네 명의 선수가 쿠퍼스타운에 입성했다. 이 위대한 선수들과 비교할 수 있는 NBA 선수들은 누구일까? 

  NBA가 보고 싶어서 근질거리는 여름 동안에 당신이 할 법한 질문이다. 내가 이 질문을 떠올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나는 세이버매트릭스를 공부하던 2008년 대학생 시절에 야구의 넘버들을 분석하는 것으로 이 '스포츠 산업'에 들어왔고, 2009년에 야구보다 통계 분석의 역사가 짧았던 NBA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

 어렸을 때 나는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즈, 존 스몰츠, 크레이그 비지오들을 보고 자랐고 이들은 가장 최근에 명예의 전당으로 콜업된 4명이다.

 올해의 헌액자들을 농구 선수와 비교하기 위해 야구와 농구를 잇는 가교를 세워보았다. 명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과학적 방법을 따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NBA 선수를 고르기 위해 연구를 했다는 것은 보장할 수 있다. 사실 선수 개개인의 특성뿐만 아니라 통계를 통해 업적을 평가하는 것도 비중있게 다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과학보다는 예술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괜찮다. 그저 재밌자고 하는 일이니까. 
NBA의 랜디 존슨 : 샤킬 오닐

 같은 왼손잡이 괴물들인 데이비드 로빈슨이나 카림 압둘 자바를 선정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1. 신체 사이즈
오닐과 존슨은 인간의 신체 조건 분포값에서 'Outlier'한 존재다. 샤킬 오닐은 7피트 1인치(약 216cm)에 300파운드(136kg) 이상(아마 때때로 350 에 근접하기도 한)의 거한이었음에도 탄력 있는 포워드처럼 코트를 누볐다. 이 거인들의 스포츠에서 그와 같이 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마운드 위에서 존슨은 상대 타자를 리틀야구 선수처럼 보이게 했다. 6-10의 존슨이 공을 던질 때면 왼팔이 홈 플레이트를 가로지르는 것 같이 보였다. 타자는 눈을 가린 채 피냐타(장난감과 사탕이 가득 든 통이라고 함) 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놀이를 하는 아이와도 같았다. 그것이 오닐과 존슨을 '빅 아리스토텔레스', '빅 유닛'으로 부르는 이유이다.  
 2. 압도적인 기록 : 탈삼진과 덩크
 오닐과 존슨은 결코 신체 수치만 가지고 유니크한 선수가 된 것이 아니었다. 존슨은 치기 힘든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MLB 역사상 두번째로 많은 탈삼진(4,875개), 9이닝당 탈삼진 10.61개를 기록했다. 그가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2001 시즌엔 무려 372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는데, 30년 이상 비슷한 기록은 없었다.
 오닐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덩크를 꽂는 것으로 NBA를 평준화시켰다. NBA는 1997년부터 덩크슛을 집계했기에 오닐이 데뷔 후 4년 동안 성공한 덩크슛의 숫자는 기록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닐이 기록한 2,665개의 덩크는 2위 드와이트 하워드의 기록(2,148개)보다 500개 이상 앞서 있다.  오닐이 레이커스에서 쓰리핏을 이룬 2000년부터 2002년까지 746개의 덩크를 성공시켰다.  그 기간 동안 그 외의 누구도 400개 이상 덩크를 하지 못했다. 존슨과 오닐은 같은 시기에 리그를 지배했던 것이다.
 3. 커리어 동안 잦은 이적
 입은 유니폼의 사이즈가 큰 만큼 종류도 다양했다. 존슨과 오닐은 여러 팀을 옮겨다녔다. 존슨은 22년 동안 6개 팀에서 뛰었으며, 양대 리그(AL:시애틀, NL:애리조나)에서 모두 사이영상을 받았다. 그래서 (애틀랜타에서만 뛴) 존 스몰츠와 달리 그가 어느 팀 모자를 쓰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야 되냐는 논쟁도 있었다. 결국 애리조나를 선택했지만.
 올랜도에 전체 1순위로 드래프트 되었던 오닐은 18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존슨과 비슷한 갯수의 유니폼을 입어보았다. 호수네에 3번의 우승을 안겨준 후엔 자신의 재능을 마이애미로 가져갔고, 거기서 4번째이자 마지막 우승 반지를 얻었다. 그 후엔 한시즌 반을 피닉스에서 뛰었는데 이는 랜디 존슨이 휴스턴에서 반년 렌탈 생활을 한 것을 연상시킨다. 존슨이 커트 실링과 원투 펀치를 이뤘듯 오닐도 코비와 웨이드라는 파트너들과 함께 뛰며 반지를 얻었다. 
NBA의 페드로 마르티네즈 : 앨런 아이버슨 
나에게 있어 또다른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선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크리스 폴, 존 스탁턴, 제리 웨스트를 제치고 아이버슨을 선정했다.
 1.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앞에서 말한 오닐과 존슨처럼, 페드로와 아이버슨도 사이즈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페드로는 5-11 피트에 170 파운드였지만 마치 재이 알라이(스쿼시와 비슷한 운동 같음)에서 서브를 날리는 선수처럼, 기형적으로 뒤로 구부러지는 손가락으로 공을 뿌렸고 '스테로이드 시대'를 지배했다. 
 아이버슨은 학창시절 미식축구와 농구를 병행하며 버지니아주 올해의 고등학교 선수상을 수상했다. 겨우 6피트의 키로 127번의 덩크를 날렸고 이는 데릭 로즈, 카이리 어빙, 스테판 커리가 커리어 동안 기록한 덩크슛의 합계(총 120개)보다 많다. 이들 중 아이버슨만큼 작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2. 그들은 상대를 골려댔다
  페드로는 야구에서 가장 지저분한 공을 던졌던 선수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한두개가 아니라 세개나 되는 파괴적인 구질을 지녔다. (포심, 써클첸졉, 슬러브를 이야기하는 것 같음) 그리고 그는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상대하면서도 유별난 프라이드를 숨기지 않았다. 1999년 페드로가  브롱스 폭격기들을 상대하며 17K 완투승을 거뒀던 경기를 보라. 양키스 3루수였던 스캇 브로셔스는 홈플레이트에서 5피트나 벗어난 공에 배트를 휘둘렀다. 페드로는 "(밤비노의 저주에 대해) 그 빌어먹을 놈의 베이스 루스를 깨워와라. 내가 엉덩이를 차줄테니" 라고 입을 털기도 했다.
 아이버슨도 다르지 않았다. 그의 전매특허 무기였던 크로스오버 드리블은 수비수들을 바닥에 나뒹굴게 했으며, 허세 넘치고 두려움없는 플레이는 그를 문화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만약 당신이 NBA 팬이라면 아이버슨이 마이클 조던을 크로스오버로 속이고, 타이론 루를 따돌리고, 마커스 캠비를 상대로 풋백 덩크를 꽂아넣는 장면을 적어도 백번은 넘게 봤을 것이다. 
 3. 짧았던 전성기, 그럼에도 존경받는
 페드로와 아이버슨은 같은 시기에 뛰었던 다른 엘리트 선수들에 비해 전성기가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숭배받는 위치에 있던 선수였다. 페드로가 선발 등판할 때마다 마치 구단 샵에서 파는 상품마냥 많은 숫자의 도미니카 국기가 나부꼈으며, 아이버슨의 힙합 스타일은 당시 세대를 강타했다.
 생산력 측면에서 봤을 때, 아이버슨은 페드로만큼 좋은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둘은 맹렬한 스타일과, 사이즈에서 오는 문제에서 기인한 빠른 몰락을 공유했다. 아이버슨은 34세에 리그를 떠났으며, 페드로는 33세 이후 시즌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적이 없었다. 선수로서는 페드로가 아이버슨보다 나았으나, 문화적으로는 아이버슨이 남긴 물결이 더 컸다.
 NBA의 존 스몰츠 : 마누 지노빌리  
 결정하기 가장 쉬운 항목이었다. 팀 던컨과 레이 알렌에겐 미안하지만, 왜 지노빌리가 아르헨티나의 스몰츠인지 설명할 수 있다. 
 1. 벤치 엘리트 
 존 스몰츠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렬했던 순간은 아마 마무리 투수로서 경력 후반부에 르네상스를 맞은 때였을 것이다. 스몰츠는 1996년 사이영상 위너였고 10년 동안이나 애틀랜타의 엘리트 선발 투수였지만, 2000년에 토미존 수술을 받은 후엔 마무리 투수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4년 동안 애틀랜타의 뒷문을 지키는 동안 2002시즌에 55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선발, 마무리로 모두 올스타전에 참가했으며 탑 릴리버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지노빌리? 역시 비슷하다. 2004-05시즌 우승팀의 올스타 선수였던 지노빌리는 식스맨으로 전환했고, 팀의 앵커가 되어 2006-07시즌 스퍼스의 우승에 기여했다. 클리블랜드와의 NBA 파이널에서 지노빌리는 그 날  27득점 중 8점을 마지막 1분에 쏟아부어 팀의 1점차 신승을 이끌기도 했다. 스몰츠가 그랬던 것처럼 지노빌리도 그 후 팀의 스타팅 라인업에 돌아왔고 문제없이 재적응하는데 성공했다. 
 2. 역사적인 삼두정의 일원
 그렉 매덕스와 톰 글래빈을  빼놓고 스몰츠를 논할 수 없다. 스몰츠와 그 두 명예의 전당 투수들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애틀랜타는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 되어 90년대를 질주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도 마누 지노빌리-팀 던컨-토니 파커가  왕조를 건설했고 10년 동안 유지했으며,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지노빌리는 시즌 MVP 던컨, 파이널 MVP 파커와 마찬가지로 MVP 자격이 있는 선수이다. 스몰츠 역시 매덕스-글래빈-스몰츠 트리오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3. 전세계 탈모인에게 영감을 주다
  30세 생일 전에 이마 라인이 후퇴하고 모발을 상실했던 나는 스몰츠와 지노빌리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스몰츠가 모자를 벗고 그의 꿀두피를 드러낼 때마다 수백만의 민두노총 회원들이 연대하며 환호한다. 농구선수인 지노빌리에게는 모자가 없으나 부분 가발을 이용한다.
NBA의 크레이그 비지오 : 레지 밀러 
 이걸 선정하며 두통이 밀려왔다. 비지오를 쉐인 베티에나 브루스 보웬과 비교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비지오와 같은 클래스에 도달하지 못했다. 존 스탁턴이나 크리스 폴과 같은 혈기왕성한 가드들을 고려해보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레지 밀러가 더 많은 체크 박스를 채운 선수였다.
 1. 한 팀에서의 길고 솔리드한 커리어 
 비지오는 20시즌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보냈고, 2007시즌에 신인이었던 헌터 펜스와 함께 뛸 때는 41세였지만 은퇴하지 않은 채였다. 7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되었지만 그 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여겨지진 않았고 MVP 투표 3위 안에 든 적도 없다. 그는 솔리드한 플레이를 하는 메트로놈 같은 존재였다. 
 밀러 역시 1987년에 드래프트된 이래 40세 생일이 멀지 않은 때까지 인디애나 페이서스 한 팀에서만 뛰었다. 비지오처럼 밀러도 올스타전의 단골손님이었지만, 그의 시대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휴스턴과 인디애나의 팬들이 증언할 수 있듯 비지오와 밀러는 각각의 팀에서 오래 뛰었으나 결국 우승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 성가심/연기로 알려진
 5-11에 185파운드의 비지오에게 공을 던지는 것은 쉬웠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야구에서 가장 위대한 'Bean bag'이 되어 갔다. 통산 285개의 HBP는 현대 야구에서 제일 많은 기록이다. 몸쪽 코스로 공이 들어올 때 비지오는 제자리에 선 채로 팔꿈치 보호대에 공이 튕겨나가게끔 했고, 수년 동안 수많은 투수들이 분노했다. 그렇게 공을 맞아 출루한 비지오는 도루를 하곤 했다. 
 레지 밀러는 아마도 뉴욕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악당이자 코트 위의 명배우 중 하나일 것이다. 비지오가 팔을 잘 쓰는 선수로 알려지는 동안 밀러는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를 얻는 걸로 명성을 떨쳤다. 밀러는 NBA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자유투 능력을 가진 선수 중 하나였으며, 자유투를 얻는 능력도 그에 못지 않았다. 
  3. 힘이 아니라 교묘하게
 비지오는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평균적으로 시즌 14.6개의 홈런을 때려냈지만, 그가 리더보드에 오른 것은 2루타, 볼넷, 도루, HBP였다. 비록 수비가 뛰어나진 않았지만 포수-2루수-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겨가는 적응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밀러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힘이 좋지 않았고 비지오같은 '5툴 플레이어'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통산 3점슛 기록을 갱신했을만큼 외곽을 지배하는 선수였다. 비지오가 어떻게든 출루를 했던 것처럼, 밀러 역시 효과적으로 점수를 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2015년 8월 3일 월요일

비루한 문화생활 - 와치독, 트로피코 5, 파이널 판타지 13, 차일드 오브 라이트, NBA 2K15, 헤게모니 로마

 i5 4670, GTX 770, 램 16기가, 엑박360 패드 시스템에서 플레이했고 모든 평점은 20점이 최소, 80점이 최대인 20-80 스케일을 사용해 매겼다.

 1. 와치독 (공식 한글화)

 과대광고와 뒷통수로 점철된 이 게임은 출시되자마자 까이기 시작했지만 디럭스 에디션에 70불, 시즌패스에 추가로 20불 더 쓰고 통수맞은 이와, 나중에 같은 구성을 리셀러 사이트에서 5불에 산 이의 기대가 같을 수는 없다. 일종의 텍스처 향상 모드인 E3 패치를 설치했고, 몇몇 장면에서 프레임 드랍이 많이 느껴졌으나 큰 지장은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모드를 설치했으니만큼 그래픽은 만족스러웠다. 돈 많이 쓴 게임이라 OST도 괜찮은 편이다. 어쌔신 크리드4와 세계관이 '살짝' 공유되는 작은 팬 서비스가 있다.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해킹이 주인공의 주 무기이니만큼 어디처럼 블로그에서 악성 어플을 배포하지 않아도, 도시 내 각종 설비를 컨트롤하고 사람들을 프로파일링 할 수 있다. 해킹은 여러가지 유형으로 사용되는데 미션 중에 데이터를 빼오는 것에 쓰이기도 하고, 사람을 미행하는 것도 굳이 직접 따라가지 않아도 도로망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들을 거쳐가며 감시하다가 직접 잡아야 할 땐 배관, 차단벽 등 지형지물을 이용해 쉽게 추격할 수 있게끔 하기도 한다. 오픈월드 게임답게 주변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 시시각각 일어나고, 사이드 퀘스트의 종류나 숫자도 많고 주인공을 업그레이드하고 소비용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RPG 요소도 풍부한 편이다. 엄폐, 구조물 활용, 포커스 관리가 주가 되는 전투도 재미있었다. 유비 게임답게 스토리라인이나 전개가 확 몰입이 되고 그러진 않았지만 연출은 좋았다. 게임의 주 소재에 맞춰서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가 구분되지 않고 중간중간 혼재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멀티플레이가 재미있었다. 나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서 뛰어다니는 다른 플레이어를 NPC 사이에 숨어서 보는 등 쪼는 맛이 있다.

 아쉬웠던 점 몇 가지를 말해보자면, 우선 게임을 진행할 때 불가결한 운전의 조작성이 좋지 않아 사람을 무척 화나게 만든다. 구조물 해킹해가며 도망가는 것도 한두번이나 재밌지 그 후엔 귀찮기 마련인데 상대 자동차의 AI가 쓰잘데기없이 정밀해 물에 뛰어들지 않는 한(적 보트가 없어서 헬기 외엔 물로는 따라오는 적은 없다) 차 여러 대가 쫓아올 때 따돌리기가 쉽지 않다. 술은 마셨지만..은 아니고 차도는 아니지만 차로 지나갈 수 있는 골목 활용을 익히지 않는 한 암 걸릴 것 같은 미션도 존재했다. 시스템의 한계겠지만 대부분의 건물 실내에 들어갈 수 없으니 결국 이동 루트는 한정되어 있어 사이드 퀘스트가 종류만 많지 진행 방식은 천편일률적이다. 어차피 퀘스트 흐름상 살해할 NPC를 플레이로는 죽이지 말고 제압해라 이런 식으로 서브퀘스트 수행 난이도를 어거지로 높힌 것도 좋게 보이진 않았다.

 전체적인 평점은 60점. 후속작이 나오면 해볼 것 같다. 사족으로 본편보다 DLC의 스토리가 훨씬 재미있어서 기왕 살 거면 시즌패스도 사는 편을 추천한다.

 2. 트로피코 5 (공식 한글화)

 시티즈 : 스카이라인 하다가 전기-수도망 깔기에 지쳐서 일단 접어놓고 트로피코 5를 집었다. 문명과 심시티를 블랙코미디를 섞어서 합쳐놓고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게 하면 대충 이렇게 나올 것이다. 플레이어는 식민지 시대부터 현대까지 카리브 해 가상의 섬나라 트로피코를 지배하는 독재자가 되어 통치하게 된다.

 신나는 BGM을 들으며 경제, 복지, 외교, 치안, 선거, 언론, 환경 등 여러가지 정치 요소를 동시에 신경써야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300만명을 죽였다더라 그러면서 불만을 찍어누르기로만 일관하면 나라가 순식간에 폭망하는 것을 잘 볼 수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외세나 정치세력들과도 관계를 잘 유지하는 대국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

 다만 이런 류 게임이 다 그렇듯 할 때 몰입해서 하고 훅 질리는 면이 있고, 캐쥬얼한 게임이다보니 파고 들 것이 많지 않아서 캠페인 한 번 쭉 깨고 샌드박스 모드 두어번 돌리니 더 하고 싶지가 않았다.

 건물과 임무를 추가해주는 DLC가 10개가 넘고 앞으로도 쭉 나올 예정인데, 나중에 컴플리트 에디션 업그레이드 팩 그런 게 나와도 사진 않을 것 같다. 50점.

 3. 파이널 판타지 13 (공식 한글화)

 역시 파판은 슈패 시절이 최고였고 7까지는 거기에 낄 수 있는 수준이라능 그렇게 이야기하는 아재가 되고 싶진 않지만 난 13 저게 600만장 가까이 팔렸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파판 시리즈에 걸맞지 않는 게임이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게임 자체가 껍데기 말고 장점이 없다. 그래도 라이트닝은 멋있으니까 30점.

 4. 차일드 오브 라이트 (유저 한글화)

 발리언트 하츠랑 같은 엔진을 사용한 듯하고, 전투는 그란디아 시리즈나 악튜러스랑 유사하다. 10년 전에 나왔으면 전투 시스템 비슷하다고 많이 까였을 것 같은데 지금은 메이저 회사에서 이런 게임을 잘 안내니까 그거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동화책을 넘기는 것처럼 예쁜 그래픽과 잔잔한 음악이 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따스한 빛과 검고 푸른 어둠이 많은 부분에서 대비되고 있기에 알록달록하거나 메르헨적이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세계관과 잘 어우러진다. RPG 게임에 의례 있는 장비 파밍은 없지만 캐릭터별 스킬트리가 존재하고 공격, 방어, 보조칸에 보석을 박아 전투시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석들은 서로 합성하거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어서 파밍 요소가 아예 없지는 않다.

 한글 패치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사들이 시적 운율에 맞춰 쓰여져 있어서 번역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다. 스토리에 큰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분위기를 즐기면서 10시간 이내면 사이드퀘스트까지 다 클리어하기에 충분한 게임이라 번역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45점.

 5. NBA 2K15 (한글화 X)

 갑자기 농구게임이 엄청 하고 싶어졌지만 컴퓨터 DVD롬이 고장나서 CD만 읽고 DVD는 읽지 못하는 바람에 집에 있는 2K14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렇다고 16을 기다려서 발매 초기에 60불 주고 살 마음은 없고, 15 PC버전 그래픽도 차세대기 기반이라기에 샀는데 재밌게 며칠 했다.

  농구 게임은 야구나 축구에 비해 조작이 많이 어렵고, 그때그때 전술을 지시해야 하는 것도 복잡해 초심자나 복귀유저에게 친절한 편은 아니지만 보통 난이도 수준에선 포인트가드가 볼 가지고 넘어가서 듀란트나 르브론한테 주면 다 때려넣기 때문에 몇경기 해보면 괜찮고,조작을 잘 하게 되면 훨씬 더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다만 3천원짜리 컴투스 프로야구도 아닌데 마이커리어 모드에서 선수 키우는 게임머니를 캐쉬로 팔아먹는다거나 선수를 만들면 언드래프티라 시즌 중반부터 참여하게 되서 신인왕 못 받는 건 기분이 나빴고, 자유투 던질 때 상대 선수 머리가 자유투 바를 가릴 때가 많았는데 마지막 패치 끝난 지금도 안 고쳐주는 건 그냥 대놓고 배짱장사 같다. 55점.

 6. 헤게모니 로마 : 라이즈 오브 카이사르 (공식 한글화)

 예구로 사놓고 30분하다가 재미가 없어서 내려놓은 걸 1년이 다 된 지금도 안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안할 것 같아서 그냥 적기로 했다. 인터페이스가 나쁘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디비니티 : 드래곤 커맨더처럼 재미가 없었다. 충분히 하지 않은 게임이라 평점은 없다.

2015년 6월 27일 토요일

비루한 문화생활 - 아캄 시리즈(어사일럼, 시티, 오리진), 어쌔신 크리드 4, WWE 2K15, 이스 오리진, 미들어스: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DLC

 1. 아캄 시리즈

 어사일럼과 시티는 2013년 여름세일 때 구입했었고 오리진도 작년에 샀던 것 같지만 그동안 와우 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지금에서야 플레이하게 되었다. 아캄 나이트도 지포스 쿠폰으로 구했기 때문에 시리즈 4개를 한꺼번에 리뷰하고 싶었는데, 워너 놈들이 워너코리아 철수할 때 뒷끝을 보여주는듯 PC판 발매 전날에 한국 출시일을 일본이랑 맞춘다고 3주를 미뤄놔서 이번 기회에 하지 못했다. 뒤늦게 한국 버전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긴 했지만 그게 일본이랑 같은 날에 출시할 이유가 된다고 보지 않고 지금도 우회접속과 한글 언락 패치로 잘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별로 신뢰가 가는 해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 아캄 어사일럼

 2009년에 나온 시리즈 첫 작품이라 현재 시점에선 오래된 게임이지만, 투박한 면은 있을지 몰라도 촌스럽지는 않다. 스토리, 연출, 조작성 모두 훌륭하고 퍼즐 요소나 파고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수집과제도 풍부하다. 다만 스케어 크로우를 제외한 나머지 보스전은 잘 이야기해도 평이한 수준에 불과했다. 유저 한글 패치가 있다. 20-80 스케일로 60점. 

 2) 아캄 시티

 전작의 장점들을 잘 계승해가며 오픈월드 요소를 가미해 게임을 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게임의 볼륨이 느는 동시에 파고들 거리도 많이 생겼다. 배트맨 세계관으로서도 게임으로서도 많은 면에서 훌륭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브루스 웨인이 위기를 탈출하고 배트맨 슈트를 입게 되는 과정을 속도감있게 묘사하는데, 이 초반 연출이 전형적일지 몰라도 마음에 들었다. 히어로물이 일상에서 영웅담으로 넘어가게 되는 장치를 무시하거나 축소하면 초반 몰입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누가 봐도 배트맨인 것 같은 떡대가 누가 봐도 조커인 것 같은 나쁜 놈을 묶어서 감옥에 쳐넣으러 가는데서 시작하는 어사일럼과 브루스 웨인의 반전매력으로 시작하는 시티 모두 이야기의 시작이 굉장히 강렬하게 와닿는 셈이다. 도시 내를 자주 이동해야 하지만 자동 이동 기능이 아예 없어서 일일이 와이어를 타고 다녀야 하고 그래서 배트맨보다는 스파이더맨 스킨을 입히면 더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던 것과 할리 퀸이 뇌가 표백된 애로 나와서 캐릭터의 매력이 없었다는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로빈을 플레이할 수 있는 DLC는 괜찮았다. 공식 한글화. 20-80 스케일로 65점.

 3) 아캄 오리진

 본가 락스테디가 아니라 워너 산하 개발사에서 제작한 시리즈의 프리퀄 격인 작품이다. 아캄 시티에 비해 시스템적으로 크게 진보한 모습이 없고 발매 초기 버그들도 많아서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반대로 무리한 시도를 피하면서 장점들은 잘 따왔고 프리퀄답게 압축성있게 빌런 창고 대방출을 하는데 성공했으며 보스전 디자인은 전작들보다 훨씬 발전했다. 플레이하기 전에 악평을 하도 많이 봐서 사면서도 헛돈 쓴 거 아닌가 싶었는데, 오히려 중반부 이후부터는 가장 몰입해서 한 시리즈이다. 특히 조커가 어떻게 배트맨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묘사한 연출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미스터 프리즈가 메인 빌런으로 나오는 '차갑디 차가운 마음' DLC도 재미있게 했다. 공식 한글화. 20-80스케일로 65점.   

 2. 어쌔신 크리드 4 : 블랙 플래그

 어쌔신 크리드1을 별로 재미있게 하지 않았고 이후 시리즈는 해본 적이 없는데다 직전에 아캄 시리즈를 너무 재밌게 했기 때문에 어쌔신 크리드4를 시작할 때는 정말 기대가 없었다. 그냥 아캄 나이트 나오기 전까지 이거나 하자 그 정도였다. 튜토리얼 격인 초반 미션을 할 때만 해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고 배를 직접 몰고 다니는 것도 귀찮았다. 그런데 해적질 조금만 더 해서 여기까지만 업그레이드하고 오늘은 이만하자 며칠 반복하다보니까 내가 이 게임을 얼마나 했지 생각해보니 기억이 안난다. 메인 스토리 진행보단 바다 위에서 해적질하고 보물찾고 정신없이 하느라 20시간 가까이 했어도 몰랐던 것이다. 대항해시대2 뺨치는 엄청난 몰입도였다. 물론 대항해시대 시리즈와는 지향하는 바가 많이 달라서 같은 갈래의 게임으로 보기엔 무리가 따르지만, 해상 파트는 정말 재미있게 했고 육상 파트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별개로 게임과 연동되는 컴패니언 앱도 재미있었다. 지도와 무역 기능을 수행하는데 지도 대신 패드를 펼쳐놓고 항해를 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옵션에서 출혈 표시 여부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거대 개발사다운 배려였다. 스토리는 별로인게 주인공의 행동에 별로 공감이 되지 않고 얼기설기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많이 존재하는 부분은 아쉬웠다.  공식 한국어화 게임이지만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고 기술적으로도 자막에 배경색이 없고 매번 실행할 때마다 옵션을 바꿔줘야 하는 문제가 있다. 전자는 해결이 불가능하지만 후자는 유저 패치를 통해 개선 가능하다. DLC는 전작 등장인물이 나온다는 거 외엔 전형적인 동선 꼬아놔서 플레이타임 늘린 짧은 스토리. 20-80 스케일로 70점.

 4. WWE 2K15

 플스2 시절 스맥다운 시리즈를 엄청나게 했었다. 3,4,5,스맥다운 대 로우, 스맥다운 대 로우 2006, 2007 다 사서 했고 지금도 가지고 있다. 플스2로 나온 마지막 작품인 2008이 없는 이유는 군복무 중이였기 때문이었다. 2007도 휴가 나와서 테크노마트에서 사서 들어갈 정도로 저 시리즈의 팬이었다. 전역하곤 와우하느라 플스3를 사지 않아서 그 이후 작품은 해보지 못했기에 그 후신인 WWE 2K15가 PC로 나온다고 했을 땐 따로 포스팅까지 했을 정도로 엄청난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건 망겜이다. 플스2 시절과 비교해서도 껍데기만 나아졌고 나머지는 똑같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각종 조작은 플스2 시절이 더 직관적이었던 것 같다. 뻑뻑하고 부자연스러운 동작은 옛날 하드웨어의 한계가 아니라 제작사의 역량 탓이었고 넘어졌을때 칼같은 반격버튼 못 누르면 심판의 날이 올 때까지 바닥에서 쳐맞고 구르는 거지같은 디자인도 여전하다. 체인 레슬링은 경기 시작하고 한번만 보면 될 것을 계속 나와서 맥을 다 끊어먹는다. 힘겨루기나 로프 반동 대결도 체인 레슬링에 넣어서 추가해주면 모르겠지만 짜증만 나는 시스템이다. 더구나 기존 WWE 선수로 진행하는 오리지널 스토리 모드는 심지어 탑재되지도 않았다. 그나마 이 망겜에 한 가지 빛이 있다면 쇼케이스 모드로 과거 시나-필 브룩스, HBK-HHH, 랜디 오턴 - 크리스찬, 얼티밋 워리어의 대립을 재연하며 추억팔이잼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있다. 물론 레슬링 게임은 잘 나오지도 않는데다 이 게임은 지구상에서 존 시나를 탭아웃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니까, 다음 작품에 오스틴 - 더 락 대립이나 대니얼 브라이언의 레슬매니아 30 스토리같은 게 나오면 사긴 사겠지만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게임 자체엔 기대하면 안될 것 같다. 한글 패치 없음. 20-80 스케일에서 30점.

 5. 이스 오리진

기존 시리즈를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곳곳에서 본 것 같은 이름들이 가득하고,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배경 이야기를 알게되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기존 팬이 아니거나 파고들기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 유저에겐 발매시기(2006년)를 감안해도 무던한 이 게임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사실 저 때면 이미 데빌메이크라이 3편이 나온 시점이다. 우선 이 게임보다 몇년씩 일찍 발매되었던 라그나로크 온라인이나 악튜러스 느낌이 나는 그래픽은 다른 장점들로 상쇄한다고 해도 삼지선다 스킬샷/평타로 이루어진 공격 시스템은 조합 요소가 부족해 단조로운 편이다. 시리즈의 장점이던 보스전 택틱도 서로의 턴이 오고 가며 공방전을 펼친다기보단 보스와 플레이어가 일단 떨어져서 서로 할 거 하면서 그 사이에 장거리 공격을 누르고 있는 느낌으로 진행한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노말 난이도로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레벨에 따른 스탯 차이가 현저한 시스템 덕에 공략대로 최단 루트로만 움직인 것도 아닌데 보스전을 3트쯤 해보고 이상하게 한번씩 스치는게 아프다 싶으면 더 헤딩할 시간에 레벨 하나 올리고 오면 깨는 경우도 잦았고 이는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였다. 다회차 요소가 풍부하다고 하는데 필드 및 대부분의 보스는 똑같지만 이야기의 줄기가 공식 루트로 바뀌는 진엔딩 개념이라 정확히 표현하면 1회차 플레이는 캐릭터 언락용에 불과하다. 요약하자면 나쁜 게임은 아니지만 새롭거나 특별한 면은 없다. 유저 한글 패치가 존재한다. 20-80 스케일에서 40점.

 6. 미들어스: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DLC

 시즌패스 할인한 김에 구입했다. Bright Lord는 스토리 보는 재미로 짧게 몇시간 할만하고 사냥 DLC는 별로 손에 잡히지 않았다. 따로 점수 매길 정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2015년 5월 29일 금요일

사무자동화산업기사 합격 수기

 꿀은 빨 수 있을 때 빨아야하므로 2015년 사무자동화산업기사 1회 시험을 준비했고 오늘 합격자 발표를 확인했다. 98년에 워드 3급 딴 이후로 무척 오랫만에 이런 시험 본건데 필기는 하루에 두세시간씩 일주일 정도, 실기는 하루에 네시간 이상 6일 공부했다. 굳이 실기 준비한 기간을 디테일하게 써놓은 이유는 후술한다.

 필기는 기출문제 돌리면 된다고들 하지만 대강 요약이라도 훑고 기출문제 보고 싶어서 영진닷컴에서 나온 '2015년 이기적 in 미니족보 사무자동화산업기사 필기'를 사서 준비했다. 책에 무료 동영상 강의 링크도 있지만 단순 암기 과목들이라 강의를 듣는 게 시간적으로 효율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사나흘 정도 책의 요약 파트를 공부했고 나머지 시간은 건시스템(링크)이라는 학원 사이트에서 랜덤 기출 문제 돌리면서 점검하는 걸로 정리했다. 시험 전날에 여러차례 랜덤 기출을 돌려도 꾸준히 과락없이 안정적인 점수가 나와서 이 정도면 됐겠지 하고 시험장에 갔다. 문제는 금방 다 풀었고 80문제 중에 10문제 정도는 긴가민가했던 것 같은데, 당락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 걱정하진 않았다. 시험친지 좀 되서 잘 기억은 안나는데 OSI 7계층은 특별히 더 보고 갔다. 

 필기는 쉬웠으니까 별 문제가 없었는데 약간 빡쳤던 일이 있다면 저 영진닷컴 책 보면 필기 문제를 이메일로 보내주면 실기 책을 준다고 안내를 해놔서, 시험 끝나마마자 시험장 앞에서 먼지 마시면서 폰으로 시험지 일일이 다 찍어서 보냈는데 책을 주긴 커녕 답장도 없었던 것 정도? 다음은 실기 접수를 해야 했는데 응시자격 서류제출을 온라인 접수로 같이 했다. 실기 접수는 꼭 오픈 시간에 맞춰서 해야 집 가까운 데서 볼 수 있다. 얼핏 보기엔 시험장이 많아 보이지만 시험장 별 오피스 버전도 확인해야 하는데다 몇 타임 되지도 않아서 금방 마감되기 일쑤고 접수해놓고 결제대기 중에 회차 마감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다음날이 되면 추가 회차를 열어주지만 접수 기간도 3일 밖에 안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열린다는 보장도 없다. 난 첫날에 서울/경기/인천까지 죄다 마감이라 충북에서 시험볼 뻔 했다가 웹서핑 열심히 해보고 추가 회차 열린다는 거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자양동까지 가는 길은 Long and windy road였다.

 실기는 엑셀, 액세스, 파워포인트 세 과목을 보는데, 엑셀은 sumif까진 알고 PPT도 만져보긴 했는데 액세스는 아예 모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동영상 강의를 들어보기로 했다. 두목넷, 기사퍼스트 이 두 사이트를 많이 가는 것 같은데 두목넷이 더 싸서 저길 선택했다. 공부하는 내내 느낀 거지만 초심자라면 열흘 정도는 공부 기간을 잡아야 여유있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계획은 엑셀-액세스-PPT에 2-2-1일을 투자해서 유형 정리까지 마치고 마지막 날엔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거였는데 굉장히 시간에 쫓겼다. 내가 본 두목넷 교재의 유형정리 문제가 실제 기출에 비해 난이도가 높았다는 것도 이유겠지만, 학습시간이 부족해 반복숙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답안 작성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결국 PPT 유형 정리는 눈으로만 보고 실제 시험장처럼 시간 시뮬레이션을 못해본 채 시험장에 갔고 이게 큰 실수였다. 

 시험시간 2시간 중 과목별 시간 배분을 엑셀 50분 액세스 50분 PPT 20분 이렇게 하려고 했는데, 엑셀 액세스는 다 시간에 마쳤지만 그 꿀이라는 PPT가 더럽게 나왔던 게 문제였다. (다른 수험자 시험 후기 링크) 결국 PPT는 최대한 도형 삽입 누락을 면한 걸로 만족해야 했고, 음영이나 디자인은 신경쓰지 못한 채로 시험이 끝났다. 그래도 엑셀은 잘 했고, 액세스에서는 -3점짜리 표시 실수 외엔 큰 감점요소는 없었을 것 같은데 PPT 망한 덕에 점수는 69점. 60점만 넘으면 합격이니까 간신히 합격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 문제지를 처음 펼쳤을 때는 이게 무슨 폭탄인가 싶었다. 그 외에 시험장 분위기 같은 건 뭐 별다른 건 없었고, 귀마개 그런 것도 안 가져가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 시험 보느라 바빠서 다른 사람 소음 같은 건 별 신경 안 쓰였고 오히려 모니터가 책상 아래 매립된 구조가 더 신경쓰였다.

 3줄 요약 : 필기는 쉬움, 실기 난이도도 쉬운 편이지만 초심자라면 열흘 이상 준비 요함. 
               과목별로는 어려운 순대로 액세스 엑셀 PPT. 
               실기시험 접수는 최대한 빠르게, 시험장 확인도 꼭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