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9일 월요일

양동근 함지훈이 정말 늘 희생을 해왔나? -전시즌 우승팀의 폭파를 보며

 이대성이 첫번째 연봉조정을 했던 17-18시즌 이후로 모 커뮤니티에서 이대성이 FA가 되었을 때 모비스를 떠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주제로 여러차례 논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잔류냐 이적이냐는 본인 선택이고 내가 알 수야 없으나 이대성과 이종현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명백했고, 샐러리캡이 꽉 차지도 않은 모비스가 두 선수에게 중재안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결론적으로 결국 중간에 합의하지 못하고 재정위원회까지 간 이상 앙금은 남을 수 밖에 없다.

 같이 연봉조정을 신청했던 김종규도 결국 LG와 서로 양보하여 절충안에 사인을 했지만 FA가 되자마자 훨훨 날아가는 걸 보고도 아니다 이대성은 유재학 감독님을 아버지처럼 따르고 모비스는 이대성을 양동근의 후계자로 낙점해서 FA때 8억 이상을 안겨줄 것이다 라고 주장하던 일부 모비스팬들의 굳은 신념(과 욕설이)이 놀랍기까지 했는데 뭐 결론이야 김상규 고액 영입을 이유로 이대성, 이종현은 또 오프시즌에 언해피가 떴고 -물론 그 일부 모비스팬들은 김상규 영입은 선수단과 합의한 거라고 주장했다- 유재학 감독이 직접 KCC 단장에게 접촉해 이대성에 라건아까지 얹어 팔아버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간만에 일어난 대형 트레이드에 온 농구 커뮤니티가 떠들썩한 와중에 이번엔 이대성 배은망덕론이 등장했는데 내용인즉 그동안 모비스는 양동근-함지훈이 희생해온 팀이었으며 이대성도 유재학 감독의 배려 아래 성장했으며 미국진출에 협조를 받는 등 은혜를 입었는데 감히 무보상 FA를 위해 연봉을 적게 받은 것은 배은망덕하다는 것이다.

 이대성은 여태까지 연봉으로 4,500만원-6천만원-1억원(1억3천만원 요구->보수조정 패배)을 받아왔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신분이 될 예정인데 KBL FA 제도상 연봉 30위 안에 드는 타팀 선수를 FA로 영입하려면 보상선수를 줘야하기에 이대성 입장에서는 30위 밖 연봉을 받아 무보상 FA가 되는 것이 FA계약에 유리해 1억 7천만원을 달라 요구했고, 모비스 입장에서는 반대로 나가더라도 보상선수라도 받게 3억원을 제시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이대성의 요구가 그다지 부당한 것 같진 않다. 원래 한 2억 5천 받다가 무보상FA되려고 연봉 깎아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3천만원 올려달라 할 때는 조정안도 안 내다가 이제와서 보상선수 받는다고 2억 올려주는 쪽이 더 얌체같다고 생각한다. 모비스 입장에선 이대성이 미국 도전해보고 싶다고해서 G리그도 보내줬다고 생각할진 모르겠으나 이대성 입장에서도 출장경기가 1경기 모자라다고 구단이 재량으로 해줄 수 있는 FA연차 인정을 안해줘서 1년 밀린거라 도긴개긴으로 본다.

 그런데 누구나 당연하게 넘어가는 양동근-함지훈 희생론은 합당할까? 정말 다른 팀의 에이스들보다 모비스의 코어인 양함은 더 많은 희생을 했을까? 함지훈이 친구 천대현을 위해 연봉협상에서 양보를 했다는 식의 이야기가 들리긴 했지만 실제로 받았던 대우를 살펴보자.

 양동근은 11-12시즌부터 5억7천-5억7천-6억-6억-6억7천-7억5천-6억5천-6억5천을 받다가 올시즌에 삭감된 4억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 함지훈도 2억1200-4억-4억8천-5억-5억7천-5억7천-5억7천 이번 시즌엔 5억5천을 받고 있다. 김선형의 5년 연봉은 4억2천-6억5천-6억5천-5억-5억8천, 이정현은 2억6천-3억6천-9억2천-7억-7억2천을 받았다는 것도 함께 밝혀둔다. 12-13시즌부터 문태영이 합류했으나 그렇다고 양함이 페이컷을 하며 모셔왔던 것도 아니다. 11-12시즌에 모비스가 페이롤을 73.3%만 채우고 12-13시즌에 가서야 99%를 채웠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더 받기 위해서 팀을 옮겼다면 계약금조로 FA 첫 해에 얹어주는 프리미엄으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런 계약은 이듬해엔 삭감되기 마련이니 양함이 매년 희생을 했다고 하긴 좀 거창해보인다. 늘 그렇듯 양함희생론도 지긋지긋한 모비스 나간 선수는 망한다 내지 유재학 감독님이 다 해주실거야의 변주에 불과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