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7일 목요일

서비스센터 삼고초려 : LG G4 단점 위주 후기

 나는 되도 않게 쉴드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복장이 터지는 병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리뷰는 단점 위주로 적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약정기간이 꽤 남아서 번이 대신 기변을 해야했기 때문에 아이폰이나 갤럭시S 시리즈는 어려웠고, 갓-삼성의 보급형 A7 2016과 헬-지의 전전세대 플래그쉽 G4 중 후자를 골랐다. 몇년전 강남 교보문고 뒷편에서도 안터지는 옵큐1,2의 헬헬 조합을 많이 만져봤기도 하고 또 매번 반복되는 LG폰 결함시리즈도 보면서 헬지는 웬만하면 걸러야 한다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제 팬택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저 정도 금액대에선 별로 선택권이 없다. 'TG'에서 유통하는 '중국폰'보다야 LG가 딱히 못한 것도 없지 않은가? 그렇게 2월 말에 G4를 샀다. 보통 전자제품은 한달은 써보고 리뷰를 쓰는데, 이번엔 더 사용해봐야 별 거 없을 것 같아서 지금 쓴다.

 우선 이 제품을 사기 전에 미리 파악한 주요 단점들은 다음과 같다.

 1) 제조사가 LG
 2) (냉납 현상으로 추정되는) 무한 부팅 이슈가 있음 - 초기 생산주차 제품들을 피해야함
 3) 스냅드래곤 810 발열 문제로 808를 차용하고 1440p 해상도 - 필연적인 저성능
 4) 액정 잔상 - 이건 2)에 비해 적은 빈도로 나타나는 것 같다
 5) 퀵차지 2.0 충전기 미탑재 - 폰은 퀵차지 2.0을 지원하지만 번들 충전기는 일반형

 2번에 대해서 부연설명하면, 사용자 카페에 매일 한두명씩은 드디어 걸렸다고 수리 후기가 올라오는 수준이다. 그런데 IT기기를 쓰면서 사용자 카페에 가는 사람도 별로 없겠지만 후기까지 쓰는 비율이 얼마나 될 것이며 또 주변에서 G4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얼마나 있는가? 난 아이폰을 한 5년 쓰면서 단 한번도 카페에 글을 적어본 적이 없다. 뭐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하면서 등업글은 적었을런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것까지 생각하면 뭐 100% 걸린다 생각하는게 나을 것 같다.

 아무튼 새 전자제품이 오는 건 기쁘니까 반갑게 택배님의 존안을 뵙고 제품을 열어보니 2015년 4월 생산 제품이었다. 이 제품이 15년 4월 29일에 출시되었으니까 어지간히도 안 팔렸나보다. 구성품은 본체, 배터리 2개, 배터리 거치대, USB 케이블, 충전기, 번들 쿼드비트 이어폰, 매뉴얼 이 정도고 별로 좋지 않은 품질의 기본 필름이 기계 전면과 측면에 붙어있다. 안드폰을 써본 적은 있기 때문에 우선 받자마자 공초를 하고, PC를 통해 마쉬멜로우 판올림을 하고, OTA 방식으로 진행되는 패치도 받아 깐 후에 이것저것 필요한 앱들을 다운받았다. 그리고 첫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왜 지갑 위에 핸드폰을 올려놓으면 소리가 나지? 외모와는 달리 IT 관련 학과에 있는 김모 박사에게 문의를 해보았다. NFC인가 뭔가랜다. 그게 뭐냐니까 또 버럭버럭 성질을 쳐내면서 그냥 NFC를 끄라길래 그렇게 했더니 소리가 안 난다. 뭐 저게 내가 위험에 쳐했을때 자동으로 112나 119를 부르는 기능이 아닌 이상 꺼도 별 상관은 없을 것이다.

 두번째 난관도 곧 찾아왔다. 3시간쯤 물려놨는데 충전이 2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예상보다 빠른 교품각인가 싶었지만 다른 충전기, 케이블을 사용해보니까 또 잘 된다. 서비스센터에 들고 갔다. 멀티탭 문제일 수 있지만 일단 충전기와 케이블을 바꿔준댄다. 집에 돌아와서 교환받은 걸로 다시 해보았다. 이번엔 잘 된다. 혹시 몰라서 무한 부팅 이슈에 대해 물어봤는데, G4 판매량 대비 증상 발생이 많은 편은 아니라는 안내를 받았다. 음..

 세번째 난관은 쓴지 한 사흘쯤 되던 때 찾아왔다. 공유기 바로 옆인데 자꾸 와이파이 신호를 놓쳤다면서 LTE로 넘어가려고 한다. 자동 전환 옵션을 껐더니 와이파이로 하스스톤을 두 판쯤 돌리면 다음 판 중간쯤에서 접속 종료가 되기 일쑤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게임 문제인 줄 알았다가 그땐 다른 앱으로 인터넷 접속도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게 계속 반복-재현 되는 현상이라는 것까지 다다랐다. 꼭 하스스톤할 때만 그런 것도 아니고 발열이 좀 있다 싶으면 높은 확률로 그랬다. 이럴 땐 와이파이를 껐다 키든가, 5GHZ에서 2.4GHZ로 또는 그 반대로 전환을 해서 아무튼 신호를 새로 잡아줘야 원상복구가 된다. 아니면 아예 LTE를 쓰든가. 와이파이 설정 초기화 그런 건 별 소용이 없었다. 히든메뉴 진입이 아니라 후면키를 이용한 방식으로 공초를 해봤다. 한시간 만에 다시 똑같은 증상이 생겼고 빈도는 줄었지만 간헐적으로 계속 나타났다. 어떻게 사용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나 대충 정리를 해보았다. 1) 블루투스를 켜고 2) 5GHZ 와이파이를 잡고 3) 발열이 심해질 때 주로 나타났다. 한 번 증상이 발생하면 재부팅 혹은 배터리를 교환해도 단시간 내 발열 있는 앱 사용시엔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동 시간 다른 와이파이 사용 기기들은 전혀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건 내가 센터 보여주려고 찍은 동영상이다. (업로드를 위해 저용량으로 재인코딩) 혼자서 한손으로 G4 조작하고 한 손으로 촬영하느라 찍기도 어려웠고, 저런 걸 언제 또 해본 것도 아니라 조작 실수가 좀 있다. 우선 접속 안 되는 처음 화면은 크롬이고, 나중에 재연결한 후에 켠 앱은 네이버라든가 디버그 스크린은 찍은 기기 화질이 구려서 보이지도 않고 거기서 WIFI 메뉴를 들어가지도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도 나오지 않고 뭐 그렇지만 대충 무슨 증상을 겪었는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유기와 호환 문제가 있을수도 있기에 적어보자면 내가 사용하는 공유기는 ipTIME A3004다. 저 회사 2014년 후반기 플래그쉽 제품에서 간이 NAS기능만 뺀거라, 내 생각엔 방 하나에서 쓰기엔 넘치는 제품이다. PC 두 대에 아이폰5, 아이패드4, 서피스 프로3, 베가 아이언2, 베가 시크릿노트, 크레마 샤인, 울트라씬 노트북 등 꽤 많은 기기들과 연결해서 사용하며 문제를 겪은 적이 딱히 없다. 평소에 펌웨어 업글도 생각날 때 마다 하고 저 증상이 처음 보였을때 공유기 펌웨어 업데이트도 다시 확인하고 와이파이 채널도 바꿔봤다. 별 소용은 없었다. 센터에 방문했더니 특별한 이상을 보이진 않으며 서머너즈워가 에러 로그를 많이 남겼다는 소견과 함께(증상이 발생한 날짜/시간대와 로그는 일치하지 않았다) 마쉬멜로우는 업데이트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럴 수 있다고 롤리팝으로 다운그레이드를 추천했다. 기기 간 궁합이 있을 수 있다는 건 나도 잘 이해하고 있지만, 11월에 판올림이 있었고 지금이 3월이고 그동안 몇번의 패치도 있었으니까 내 입장에선들으면서도 해결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일단 따랐다. 센터에서 롤리팝 상태로 돌려주겠으니 2주 정도 메신저 앱 정도만 깔고 사용해보라고 했다. 사실 센터측에서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고 일리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네번째 난관은 곧바로 찾아왔다. 센터에서 직접 공초 및 롤리팝 판내림을 받고 집에 오자마자 와이파이 잡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누르는 순간 연결되지 않음이 떴다. 와이파이를 끄고 LTE로 접속을 하니까 잘 됐다. 다시 와이파이 상태로 전환하고 앱 하나를 다운받았다. 그리고 다음 앱을 받으려고 새로 플레이스토어 검색을 하니 다시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구글 도움말을 따라 열심히 따라해봤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공초를 또 하니까 또 되긴 된다. 그냥 헬지는 그렇게 쓰는 겁니다 하면서 쓰려다가 며칠 후 또 그러길래 전후사정을 전화로 설명하고 세번째로 센터를 찾았다. 이 증상은 보고된 바가 없고 딱히 하드웨어상 문제는 보이지 않지만 보드를 교환해준다고 했다. 난 교품날짜가 지난 줄 알았는데 오늘까지 된다고 설명을 받아서 교품증을 끊으려다 먼 대리점 가기 너무 귀찮아서 그냥 보드 교체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정말 보고된 바가 없을까?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phone&page=1&divpage=588&search_type=subject&keyword=g4+%BF%CD%C0%CC%C6%C4%C0%CC&no=3126565

https://www.reddit.com/r/lgg4/comments/3t4q7q/wifi_never_works_properly/

https://www.reddit.com/r/lgg4/comments/46onjz/wifi_connected_but_no_data/

 사용자 카페에서도 G4 사촌격인 V10을 사용하는 이용자도 똑같은 증상을 겪고 보드를 교환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글도 있었고, 댓글에서 G3 cat 6 이용자가 자기도 겪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니까 우리 지구촌 친구들이 모두 보고를 하지 않았던 듯 하다. 여담으로 보드 교체를 받고 개선된 점이 분명히 있었다. 전엔 재부팅을 하고 20-30초는 지나야 와이파이를 잡았는데 이젠 바로 잡고, 전화 수신률 수치도 소폭 상승이 있었다. 개선품 보드로 교체했을테니 이제 무한 부팅 걱정도 덜어도 되겠지.

 다섯째, 그러나 보드를 교환한 날 저녁 증상은 다시 찾아왔다. 초기화하고 업뎃하는 것도 지쳐서 그랬는지 이번엔 OTA로만 할 수 있는 마지막 업뎃 하나를 안했길래 그거나 마저했다. 그냥 블루투스 안 쓸 땐 끄고 와이파이도 문제가 발생하던 5GHZ 대신 2.4GHZ 위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고나니 어제 오늘은 좀 잠잠한 것이 원래 헬지는 이렇게 쓰는건가보다. 우리 지포 미쳐.

 와이파이 문제는 충분히 적었고, 이제 알려진 다른 단점에 대해 우선적으로 여기는 부분부터 간략히 적어보겠다.

 1) 성능 : 서머너즈워라는 저사양 게임을 돌려보았다. 동영상에서 위는 베가 아이언2(2014년 5월 출시, 스냅 드래곤 801, 1080p), 아래가 G4이다. 역시 업로드를 위해 저용량으로 재인코딩을 했다.


 로딩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이거랑 하스스톤말고 다른 게임을 해본 건 아니지만, 다른 게임도 뭐 다를 이유가 없을 것이다. G4는 1440p를 차용한 탓에 분명히 느리다. 아니 5.5인치 핸드폰에 1440p를 쓸 일이 뭐가 있나, 현실적으로 G3에도 1440p넣었는데 G4에 1080p 넣을 순 없었겠지만 그거야 걔네 사정이고 핸드폰이 아니라 PC 모니터도 아직 27인치까지는 1080p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2) 발열 : 충전하면서 게임하면 뜨끈해지기는 하는데, 내가 보드를 갈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쎄 이걸 심하다고 할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름되면 또 다르려나.

 3) 액정 잔상 : 아직 겪지 않았다.

 4) 충전기 : 알려진대로 번들 충전기는 퀵차지 2.0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퀵차지 2.0 지원 충전기를 따로 사기도 애매한게 어차피 G4는 착탈식이라 배터리 딸랑거리면 교환하면 그만이고 난 보조 배터리도 있다. 또 거치대 충전은 고속충전이 되는 것도 아니라 잘 쓰지도 않는 본체 충전땜에 멀쩡한 충전기 냅두고 사기도 내키지 않는다. 원가절감같은건지 모르겠는데 왜 저런 짓을 했지? 이건 별개 일인데 서피스 프로3 어댑터에 USB 포트가 있는데 그걸로 충전하면 케이블을 가린다. G4, 아이언2 번들 케이블을 물리면 충전이 됐다 안됐다 하고 따로 구입한 LG 모바일(LG전자와는 다르다고) 케이블도 마찬가지다. 퀵차지 2.0 지원기기들을 물리면 이렇다는데 신기한 건 중국산 블루투스 이어폰 살 때 따라온 짧은 케이블로는 또 충전이 잘 된다.

 5) 배터리 : 사람들이 또 많이 단점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아몰레드 쓰는 아이언2보다는 확실히 못한 것 같은데, 내가 전에 쓰던게 아이폰5랑 베가 시크릿노트라 그거랑 비교한다고 하면, 같은 IPS인 쟤들에 비해서 G4가 광탈이 심하다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6) 후면키 : 후면키에 대한 불만이 올라오면 어차피 노크온으로 화면은 껐다 키고 후면키 사용비중 낮잖아요 하는 게 주요 레파토리이다. 그러면 측면 물리키도 있고 노크온도 있는 게 더 좋은 거 아닌가? 이게 카툭튀 디자인까진 아니지만 배터리 커버도 얇고 후면에 키까지 달렸는데 그게 노출까지 되니까 바닥에 폰 두기가 애매하다. 그렇다고 액정을 아래로 하고 놓는 것도 그닥 내키지 않는다. 개통 대리점에서 투명 젤케 준 거 끼니까 케이스 두께가 있어서 바닥에 바로 닿지는 않겠더라.

 7) 소프트키 : 내 기준에선 물리키보다 좋다.

 8) 기타 : 갤6만하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10% 정도 더 컸다. LG백업도 영혼까지 백업해준다길래 아이튠즈 같은건가 기대했는데 막상 써보니까 그 정도엔 못 미치고 로그인 설정까지 복원되는 앱도 있고 아닌 앱도 있고 뭐 없는 것보다는 편한 정도. 쌩폰으로 바닥에 두고 쓰기 힘든 곡면 디자인도 이게 무슨 장점이 있는지 난 잘 모르겠다.

 단점을 길게 적었으니까 장점은 간략하게만 적자면,

 1) 카메라 : 생각보다도 좋았다

 2) 착탈식 배터리 : 편함

 3) 마이크로 SD 지원 : 16기가 폰 쓰다가 기본 32 + SD카드 조합쓰면 신난다

 4) AS센터 : 팬택이 망하고 이제 서울에는 센터 6개 남은 것을 알고 있는가? 동네 팬택 센터 직원들이 참 친절했는데 하루 아침에 센터 없어지고 그 양반들 다 어찌됐는지 참.. 고장 안나는 게 최우선이긴해도 주변에 센터 많은 건 좋은거다.


 총평하자면 위 짤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2주 동안 센터 3번 가고 보드 교체한 핸드폰을 다른 사람한테 추천할 수가 있겠는가? 물론 개개인마다 뽑기 운이 있고 사용 환경이 다르니까 이런 고통을 겪은 게 그냥 운이 없어서일수도 있고, 지금 저 사단을 겪고난 후 폰을 내가 못 쓸 정도는 결코 아닌데 저런 거 다른 사람 해줬으면 해주고도 욕먹었겠다. 애플도 싫고 삼성도 싫어서 그나마 LG가 나을 거라는 이명준같은 이가 있다면 그래도 남한이 낫지 않겠습니까 말을 하긴 오지랖이겠지만, 쟤네 폰은 출시된지 6개월 넘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번엔 무슨 문제가 발생했는지 나오고 사라는 조언만이라도 해주고 싶다. 난 햅틱착 이후로 쓴 폰엔 전부 다 메이커 필름을 사서 부착서비스까지 받았고 케이스도 신경써서 샀는데 이번 폰엔 개통점에서 준 싸구려 필름이랑 케이스만 쓸거라는 걸로 이 폰에 대한 내 생각을 마무리하겠다.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파손보험은 남겨둬야겠다.

 한줄 평 : 싼 게 다 그렇죠 뭐

댓글 3개:

  1. ㅋㅋㅋㅋ무한부팅으로 검색해 들어왔다가 오랫만에 재미난 글 읽고 필력에 감탄하고 내용에 공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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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난잡한 글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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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베가 아이언2보다 G4가 느린거 보고 놀랐습니다 ㅋㅋ V10을 중고로 쓰고 있는데 무한부팅은 언제 걸릴지, G4하고 같이 808쓰는 이놈의 낮은 스펙 때문에 걱정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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