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6일 월요일

GTX770 장착. 윈도우 8.1에서 지포스 -> 라데온 교체 후 부팅시 검은 화면에 마우스 커서만 나오는 증상

 업글병은 멈추지 않아 결국 새 VGA를 알아보았다. 라데온 3850-4850-5770-7850 거쳤으면 이제 지포스 써도 될 것 같았다. 내년 새 모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까 생각했지만 관뚜껑 닫기 전에 컴퓨터 맞출 생각 아니라면 이때다 싶을 때 질러야 한다. 마침 하이엔드 시장을 라데온 290이 올킬한 상황이라 지포스 중고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이었다. gtx680을 노리고 중고 장터에 잠복했지만 매물 자체가 별로 없어서 며칠동안 눈팅만 하다 쿨매로 나온 770을 구했다. 기존에 쓰던 7850에 비해 7cm 가까이 긴 기판이라 기존에 쓰던 구형 미들타워 케이스였다면 장착이 아슬아슬하거나 하드디스크 위치를 조정해야 했었을 듯하다. 사용시간이 거의 없다는 말대로 vga 외관은 깔끔했고, 작동에 이상이 없는지 hwmoniter와 3d mark 프로그램을 돌려 테스트를 해봤다. 7850이 워낙 발열과 소음에선 우월하다보니 그 점에선 아쉽지만 성능 격차가 크니 감수해야 할 문제다. 와우 권장옵션을 예로 들면 4670+7850 조합은 안티안먹힌 최상위 옵션 25인 레이드에서 30대 프레임을 뽑았지만, 770은 안티 8배 먹인 풀옵임에도 훨씬 부드러운 프레임을 뽑아낸다.

 7850을 팔려고보니 as기간 2년 넘게 남은 양품을 보내는게 아까워 여자친구 컴퓨터에 있는 gtx460 대신 장착하기로 했다. 460은 입양보내려고 했는데 받을만한 놈 둘 중에 한놈은 며칠전에 컴퓨터를 팔아버렸고 다른 놈은 연락이 안됐으니 이래서 인생은 타이밍이다.

 우선 포스웨어(지포스 드라이버)를 언인스톨하고 7850을 끼운 뒤 카탈리스트(라데온 드라이버)를 설치했다. 그런데 재부팅을 하니 윈도우 로고 뜨는 부팅 화면은 잘 나오지만 윈도우에 진입하면 온통 검은 화면만 나온다. 마우스를 흔들어보니 커서는 보이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내내 검은 화면이다. 방금 전까지 쓰던 vga가 맛이 갔을리는 없고 뭐지 싶어 460을 끼워보니 잘 부팅이 된다. 혹시 몰라 카탈리스트를 싹 언인스톨한 뒤 포스웨어를 재설치해봐도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다시 7850을 끼우면 마찬가지로 검은 화면에 마우스만 보이고 넘어가질 않는다. 이럴 때 의심해야할 상황은 1) 유일한 변인인 vga 2) 혹시 모를 파워 공급 문제 3) 명불허전 asrock 메인보드 4) 드라이버 충돌 5) 부품 간 궁합이다.

  좀 전까지 7850을 잘 쓰고 있었기에 1번 제외, 460보다 7850이 소비 전력이 낮기에 2번도 제외, 5번은 뭐 고주파를 뿜어내는 것도 아니고 확인할 길이 없으니 3,4번이 남았다. 둘 다 자웅을 겨룰 수 없을만큼 유력한 후보지만 정황상 3번 쪽이 더 의심스럽다. 카탈리스트가 근래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5770 쓸때만 해도 카탈리스트 깔아놔도 실행하면 아무 반응도 없이 먹통인 기억이 생생하다. 프레임워크를 재설치하면 된다 그런 말도 있지만 나한테는 소용없었다.

 안전모드로 들어가 그래픽카드 관련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모두 삭제하고 다시 한번 카탈리스트를 깔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무리 F8을 눌러도 부팅 메뉴가 안 뜬다. 찾아보니 윈도우 8에선 따로 설정을 하지 않는 이상 부팅 메뉴를 띄울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강제로 안전 모드로 들어가게 하면 된다. 뭐긴 뭐야 윈도우 로딩 중에 파워 서플라이 전원 내리는거지. 당연히 권장할 수 없는 방법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그렇게 했더니 과연 안전 모드 진입 여부를 묻는 화면이 나온다. 안전 모드에선 정상적으로 화면이 나오니 드라이버 충돌이 맞다는 심증이 굳어진다. 

 정리해보면 카탈리스트가 깔린 상황에서 지포스로 부팅하면 이상이 없으나, 포스웨어가 깔린 상황이나 아무것도 깔리지 않은 상황에서 라데온으로 부팅을 하면 검은 화면이 뜬다는 것이다. 혹시 몰라 안전 모드에서 지포스 드라이버를 삭제하려고 시도했다. 드라이버 스위퍼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안전 모드 상에서 랜 드라이버를 찾지 못해 그냥 언인스톨을 눌렀다. 그런데 어................? 시스템이 프리징된다. 참 더럽게 꼬였나보다.

 이럴 땐 다 집어치우고 포맷이 답이다. 어떻게 복구를 한다고 해도 삭제되었는지 남아있을지 모를 각종 드라이버, 레지스트리가 언제 무슨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다. 결국 포맷하니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위의 다섯가지 의심스러운 정황 외에도 다른 요인도 생각나는게 있지만 컴퓨터 쓰다보면 항상 찜찜한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남들보다 부품의 발열이 높다거나 부품 어딘가에서 고주파 소리가 난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그런데, 차라리 못느끼는 게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일일이 다 원인을 찾아내 해결하긴 정말 어렵다. 하기사 AMD-asrock-라데온 삼위일체 조합을 안 썼으면 나도 컴퓨터로 게임이나 했지 이런저런 쓰잘데기없는 잡지식은 알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한줄요약 : 드라이버끼리 충돌할땐 그냥 포맷하세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