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9일 화요일

비루한 문화생활 - NBA 2K16, 오버워치 경쟁전 1시즌

 1. NBA 2K16

 2K14, 15의 마이커리어 모드를 재미있게 했었기 때문에 스파이크 리 감독이 시나리오를 감수했다는 이번 작의 마이커리어도 해보고 싶었다. 안 좋은 평을 좀 듣긴 했는데, 저 정도일까 그래도 기본은 하겠지 하고 샀지만 이번 작 마이커리어 모드는 정말 심각하다.

 처음 마이커리어 모드를 시작하면, 주인공은 지역을 씹어먹는 특급 고교 유망주라 경기를 뛰다보면 대학에서 스카우터들을 파견해 리크루팅을 온다. UCLA, 캔자스, 조지타운, 미시건, 루이즈빌 등 NCAA에서 잘나가는 학교들이 우리 학교 출신에 누구누구 있음 이러면서 영업하는 걸 보면서 흐뭇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2K15 마커에서 드래프트에 못 뽑히고 10일 계약을 두 번 거쳐서야 겨우 잔여시즌 계약을 맺던 슬픈 과거와 명문대를 골라가는 현실이 너무도 대비되었다. 대학 1학년을 보내는 동안 내 MOCK 드래프트 랭킹은 점점 올라가고, 프로에 가라고 에이전트가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재밌었다. 그리고 재미는 거기까지였다.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 있었으니 프로 진출도 (더쇼 시리즈처럼) 원 앤 던으로 낮은 능력치로 빠른 프로 데뷔를 노릴지, 졸업할 때까지 뛰어서 커리어에 손해를 보면서 추가 능력치 포인트를 얻을지 선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가야했다. 캐릭터를 백인으로 만들든 동양인으로 만들든 게임상에서는 흑인 부모의 친자식에 가족관계, 친분관계도 미리 다 짜여져 있어서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도 없었고 딱히 영향을 미치는 선택도 없다. 로터리픽으로 뽑혀도 오버롤 59라는 어처구니없는 능력치에 혀를 차며 1년차를 시작했다. 시나리오 분량이 긴 것도 아니라 몇 경기 뛸 수도 없는데,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인게임 영상만 주구줄창 보다가 첫 시즌 끝나면 스탭 롤 올라가며 자유 플레이로 바뀐다.

 마이커리어 SNS 기능도 같이 퇴보해서, 다른 선수들과 더 이상 쌍방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고 함께 뛰고 싶은 선수를 꼬시는 것도 사라진 것 같다. 능력치를 올리는 방법도 일정 등급 이상부터는 오프데이 훈련을 5번 해야 한 칸 올릴 수 있게 -물론 골드는 그대로 소모한다-바뀌었고 더 피곤해졌다. 그렇게 이번 마이커리어는 완전히 망했고, 따라서 마이커리어 하려고 산 내겐 최악의 작품이었다. 거기에 2K 시리즈의 전통인 윈도우 큰 패치 있으면 네트워크 연결 안되는 부분도 여전해서 지금 며칠째 못하고 있다. 30점.

 2. 오버워치 경쟁전 1시즌

 오버워치 리뷰는 클릭(링크)

 오버워치는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경쟁전 시스템이 빠른 대전에 비해 훨씬 재밌거나 이렇다 할 동기를 부여해주진 못한다. 물론 점수가 달려있으니 서로 픽에 더 간섭하고, 지면 마이크로 욕하고 그런 게임플레이 외적인 갈등요소는 더 있지만 시스템이 너무 허술하다. 첫째, 티어제가 아니라 점수제라 별로 간지가 안나며 둘째, 유저 간 점수 차이가 50점 이내라면 몇 명이든 같이 다인큐를 돌릴 수 있고 셋째, 세트스코어 동률시 승부결정전에서 공격과 수비를 동전 던지기로 정한다는 망룰 등을 그 이유로 떠올릴 수 있다. 공통적으로 이겼을 때의 쾌감보단 졌을 때의 억울함이 더 오래남는 룰들이다.

 경쟁전 시즌2에서는 승부결정전이 폐지된다고 하니 그건 그나마 다행인 것 같지만, 다인큐는 조금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점수차가 거의 20점이 나는 지인이 있는데, 같이 큐를 돌리면 내가 압도적으로 팀에서 점수가 제일 낮으니 탱힐 뽑고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팀원들이 어디 내가 미덥겠는가? 반대로 3,4인큐 들어와서 나보고 힐러 좀 해달라고 하길래 알았다고 하고 루시우를 하는데, 분명히 나는 인생게임을 하고 있었고 보통 경쟁전에서 그런 기분을 느끼면 이기기 마련이건만 아무리 내가 힐러라도 한 라운드에서 한번이라도 죽으면 게임이 그대로 터지는 것이다. 그래서 속초로 달려가자 하다가 보니까 30점 정크랫이 게임 내내 같은 자리에서 맞지도 않는 퉁퉁만 하고 앉아있는데, 눈물의 루시우 3금 1은을 받아들고 3:0으로 지던 경험을 돌이켜보면 정말 재미도 의욕도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건 최근 나온 블리자드 게임들, 그러니까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단점인데 클랜 시스템 패치가 너무 늦다. MMORPG에 레이드의 비중이 높듯 FPS는 클랜전의 비중이 높은 장르라 더 아쉬운 부분이다. 올림픽 한정 전리품 박스 장사는, 빼박 랜덤박스에 과금유도가 맞기에 비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동의하나 게임 밸런스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기에 구매 여력이 되는 사람이면 사는 거 정도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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