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6일 월요일

현 시점 대선 주자들 짤막한 평

 문재인 : 필패론을 넘어 대세에까지 올라섰다. 2017년의 시대정신이 정의인 이상 가장 대권에 가까이 있는 인물. 파도에 얹혀서 여기까지 온 느낌이 있으나 일찍 대권 의지를 밝히고 털어도 털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 버스도 탈 수 있었다. 비토세력이 강하고 참여정부의 과오와 엮일 수 있다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

 안희정 : 박찬종-이인제-고건-문국현-안철수-유승민에 이어 가장 핫하게 떠오른 역선택계 정치인. 정당정치를 강조하고 대화와 타협을 주장하는 것은 제3후보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이다. 다만 심각하게 시대착오적인 경제관은 대연정 발언 이상의 지뢰라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지부터가 근본적인 의문.

 황교안 : 한국판 지정생존자. 지지율 3위를 마크하고 있는 것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나머지 세대와 크게 유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가에는 불행이나 본인에겐 자산이다.

 안철수 : 5년 전엔 그 당시의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던 인물.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고 3당 체제라는 성과도 있었다. 현재도 날카로운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고 진단도 정확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탈당 후 급전을 끌어쓰다보니 어느새 전주들에게 둘러쌓여 있고 그게 본인의 최대 단점인 포용능력 부재와 역시너지를 이루고 있다.

 이재명 : 괜찮아보이는 정책들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고 대중을 상대로 한 호소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하자는 있으나 능력있는 인물' 이미지는 누가 진작에 써먹고 망한지 오래. 움직이는 조직도 다 티가 나고 노티가 심해서 도움은 커녕 부정적 이미지 재생산에 일조하고 있다. 내려갈 지지율은 내려간다.

 유승민 : 따뜻한 보수라는 포지셔닝은 훌륭하고 구체적인 정책도 좋아보인다. 쿨타임 돌아올 때마다 색깔론을 펼치는 것도 타겟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 그러나 전직 당대표 두 명에게 공천 특혜, 무공천 배려만 받아왔지 별다른 자기 반성이나 희생을 한 적이 없다. 한 쪽에선 배신자, 다른 쪽에선 부역자로 보이는 한계를 극복하고 비박의 보스가 될 수 있을까.

 심상정 : 원내 교섭단체만 4개인 상황이 되니 양비론 틈새 영업이 어렵다. 당과 함께 존재감을 잃었다. 이상한 샤이 심상정 같은 이야기는 접고 진보정당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고 온라인에서는 여혐러 남혐러 양쪽에서 다 치이는 10억 먹튀당 이미지밖에 안 남아서 결선투표제 외엔 별 동력이 없다.

 손학규 : 저녁이 있는 삶도 소중하나 먼저 저 X이 없는 삶이 급박했기 때문에 이 추운 겨울에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간 것을 간과했다. 크리스마스 유령이 김부겸을 찾아와 최악의 미래를 보여주면 거기 비치는 배경은 만덕산이 아닐까 싶다.

 남경필 : 부모의 잘못은 가담하지 않은 자식에 미치지 않지만, 자식의 잘못은 부모와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인제 : 이름만 들어도 식상하다. 이런 인물이 보여줄 수 있는 미래는 평일 오후 1호선 안 노약자석 같은 풍경일 것이다.

 김부겸 : 야권의 무덤에서 대승을 거두고 할 말은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PK에서도 소속 정당이 선전하고 같이 엮이던 대통령, 이정현 전 대표가 몰락하며 누굴 상대로 화합의 아이콘을 할지가 애매해졌다. 생각해보면 현 대통령이랑 친한 척 하던 야권 인사가 잘 된 경우가 없기도 하다. 좀 더 길게 봤으면 어땠을까.

 잠재적 후보군

 반기문 :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 앞길 다 막아가며 권력 욕심 낸 것 치고는 너무도 준비해 온 것이 없었다. 보름 동안 겪어보니 유엔노 미나상 고멘나사이.

 박원순 :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할 것을 선언해놓고 대선국면에서 욕심이 생겨 무리수를 무리수로 만회하려다 시원하게 망했다. 정치적 빚이 많은 사람이 비호감만 잔뜩 쌓았으니 대권은 커녕 다음 지선도 어둡다.

 김무성 : 가진 것이 너무나 많았으나 철학이 빈곤해 중요한 순간마다 일보 후퇴만을 거듭했다. 탄핵국면에서 질서있는 퇴진을 받아들이고는 혼자 역풍을 다 맞은 것이 백미. 같은 당 대선주자들이 고전하고 있어서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도 들겠지만 어차피 돈셔틀도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 해야지 방법이 없다.

 김종인 : 몽니에도 시기가 있는데 시도 때도 없이 부리다보니 정작 중요한 시국에 효용성이 다 했다. 자꾸 지인이라고 언론에 나오는 익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실은 지인이 아니라 원수같은 거 아닐까.

 오세훈 : 세빛둥둥섬에 떠내려간 오리알 신세, 패배했다는 존재감마저 잊혀졌다. 가끔 복지 포퓰리즘에 항거한 원칙있는 정치인으로 포장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이들도 경선에서 다른 사람에게 표 줄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 얼마전까지는 비박과 다니더니 최근엔 이인제와 같이 태극기 집회에서 목격되었다고 하는데 거 당신 직책이 뭐요? 일찍이 택시 자격증을 따놔서 다행이다.

 김진태 : 영화 <스피드> 현실판. 멈출 수도 늦출 수도 없이 달린다. 어차피 이제 와서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본선에 올라오면 재미는 있겠다.

 원희룡 : 유배가고 나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나경원 : 철새형 불사조 이인제에 대비되는 텃새형 불사조. 아무튼 탈당은 하지 않았다. 어느새 서울에서만 3선을 한 4선 의원이다. 정치계의 네이트판 같은 인물로 비상한 대세 판독력과 사진 촬영 위치선정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영향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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